악역영애의 추방 후:교회개역 밥으로 느긋한 수녀 생활/01. 프롤로그

다메즈마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1월 25일 (금) 12:42 판

오늘, 이야기에서 상황이 안 좋은 악인은 단죄받는다.

"엘리자베스 폰디니 공작녀를 불경죄로 국외로 추방한다!"

모와즈 왕국에서 가장 위대한 왕이 크게 외친다. 배견실에서는 똑바로 살아온 숙녀에게 죄를 되풀이하며 말하는 것이 유행인 듯하다. 왕의 발언과 함께 엘리자베스를 둘러쌓고 있던 귀족이나 기사들이 들썩이며 외친다.

"오오 드디어…!"
"악독한 계집을 재판했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상황에서 누가 누구인지 구분되지도 않는 그런 NPC들까지 이렇게 멸시받다니!

이 공작녀인 내가, 도대체 뭘 했다는 거야!

하고 싶은 말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따지고 싶은 것도 손가락으로 셀 수 없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건 엘리자베스 폰티니라는 공작년가 항의할 수 없는 운명이니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이 세계에서 18살을 맞이한 떄에 확실하게 일어날 사건이었으니까.

이야기의 강제력

"판결에 따르겠습니다"

엘리자베스는 감정을 죽이고 포기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살짝 일어난 동요와 모든게 종결되었다는 기쁨……"

임금님의 앞에서 지금 이 순간에 매우 심하게 기시감을 느끼는 것은 기분 탓이 아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 모습으로 서 있는 운명을 바꾸지 못했다.

악역의 퇴장은 재빨리 일어나야만 한다.

그래… 아무 것도 아니다. 이리 될 것은 알고 있었다.

어느 근위병이 "정말 거만하군"이라던지 "역시 반성하는 기미가 없네"라고 소근대는 소리가 엘리자베스의 귓가에 닿는다.

응…… 들려.

전부 들리고 있으니까요!

입은 붉은 색 드레스는 커다란 꽃이 펼쳐진 듯 하려하여 왕에게 도발하는 것같다고 악담을 속삭여도 어쩔 수 없다. 드레스에는 금실로 장미를 그렸고 허리라인에는 진홍색 장미장식을 달았다. 그리고 잔뜩 부풀려진 소매에는 레이스를 몇겹이나 달았다.

쭉 빠진 허리에 성질이 사나울듯한 진홍색 눈동자.

기술이 뛰어나고 긍지높은 공작가를 대대로 모시는 시녀들이 손질하는 금발은 풍성하게 말려있었다.

호화찬란하다.

위압적인 복장과 무지개를 품은 초승달같은 미소는 악역 그 자체였다.

악당같은 얼굴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엘리자베스는 힘있는 양 눈동자를 깜빡였다. 그 모습으로 목숨을 받아 18년이나 지냈으니까 애착도 붙는다. 살짝 날카로운 눈이지만 그럭저럭 크기게 애교있는 편이라고 호의적으로…… 자신은 생각한다. 공작녀라는 신분이나 꾸민 모습이 오해받고 있을 뿐이라고……

"엘리자베스.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것이냐? 썩 꺼져라!"
"예…… 하명하신 대로"

모와즈왕이 왕좌에서 노한 모습으로 일어서 손을 치켜 들었다. 정말이지 공작녀조차 아니니까 배알실에 들어 있는 것도 못하는 신분이다. 엘리자베스는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꺼내고 바로 그 장소를 떠나려 했다.

"흑……"

그 때…… 시야에 썩 보고 싶지 않은 것이 들어왔다. 흥미가 없기에 이름도 외우지 않았던 왕자의 등에 숨은 왕녀…… 모와즈 왕의 유일한 딸인 로제타가 떨며 엘리자메스를 보고 있었다.

덜덜 떠는 모습에 짜증도 난다만 운명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니까 어쩔 수 없다.

엘리자베스의 불경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