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약 장수(남)으로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1장 30화

다메즈마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3월 6일 (금) 10:42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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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중인 여관 뒷편에는 우물가가 있어 숙박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사용해도 된다.
약초를 잔뜩 담은 함을 안은 나는 그 옆에 있는 세탁터로 향했다.
이 약초는 어제 내가 포이즌비를 채집하러 간 사이에 엘자가 시장에서 사들여 준 것이다.
이 곳은 액초를 싰어나 건조시키기에 딱 좋아 보이는 장소였기에 보존을 위한 처리를 하려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관에서 나오던 때에 문 밖에서 제럴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윌이 제럴은 따로 일이 었어서 어제는 여관에 안 돌아 왔다고 말했다.
지금 막 돌아온 듯하다.
'어서와요'라는 의미를 담아 나는 제럴에게 손을 흔들었다.

"류카씨 안녕하세요. 약을 만드는 건가요? 힘들겠어요"

날 알아본 제럴은 웃으며 다가와 함의 내용물을 보며 그리 말했다.
다소 양이 많을 뿐으로 약초를 씻어 건조 시킬뿐이기에 그다지 안 힘들지만, 나는 애매하게 끄덕였다.
손이 안 빈 지금 필담을 못 함을 잊었다.
지금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나 인사하는 사이인 상대도 없었으니 살짝 상황을 파악 못 한다.
엘자는 오랫 동안 사귀어서 말 안 해도 알기에 뜻이 전해지지 않는 답답함을 느끼는 경험은 오랫만이다
하지만 그런 답답함을 느껴짐은 그만큼 깊이 사귄 사람이 늘었구나, 생각하여 살짝 기쁘다.

어제는 안 돌아왔다는 것은 멀리 갔다 왔다는 말이리라.
피곤할 제럴을 붙잡아 두면 안 되겠다 생각하여 가볍게 고개를 숙인 후에 빨랫터로 향하려 했다.
허나 예상과 어긋나게 제럴이 날 따라왔다.

"무례하여 죄송합니다. 실은 저는 류카상에게 긴히 부탁이 있습니다"

웃으며 그리 고하는 제럴에게 나는 다시 바라본다.
내게 부탁할 일이라니 어떤 일일까.
제럴과는 지금까지 그다지 이야기한 적이 없다.
윌과 엘자와 섞여서는 몇 번 있지만 그뿐이고 둘끼리 이야기한 적따위 처음이다.
예상이 안 되는 부탁에 살짝 두근두근거리며 기다리자 표정을 유지한 그의 입에서 다읍 말이 나왔다.

"엘자양에게 손을 때 주세요"

 ………。

나는 그가 말한 내용이 바로는 이해 못 했다.
내 뇌는 그 표정과 그 말이 같은 인물에게서 나온 것인지 못 믿겨서 기능정지해 버렸다.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겠나요? 엘자양과 헤어달라 말하는 것이에요"

아무리 봐도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으로 밖에 안 보이는 제럴의 표정이 매우 무섭게 느껴진다.
당황한 나는 아무 것도 못 한 채 가만히 있자 칫, 혀차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짜증난 듯이 난폭하게 머리를 긁적이는 제럴에게서 웃음이 사라졌다.

둥!

다음 순간 등에 충격이 전해왔다.
나는 제럴에게 목덜미를 잡히고 벽으로 밀려 부딛쳤다.
그 충격으로 들던 함을 떨어트리며 주위에 약초가 뿔뿔이 흩어졌다

"그 애는 반드시 필요해!! 네가 있는 탓에 파멸할 지도 몰라... 너따ㅟ로는 구하는 것따위 불가능하다고!!"

평소와는 다른 말투에 위압적인 태도.
이렇게나 여유없는 분노인 것이리라.
그런 분노를 앞에 두고 나는 사르르 냉정해졌다.


역시 그 장소에 내따위가 있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행복한 때라는 것을 경험한 적 없던 나지만 이렇게나 오랫동안 그것을 경험할 수 있었으니까 이미 만족했다.
그녀의 행복을 뺐으려 해서는 안 된다.
괜찮아, 물러날 때는 안다.

나도 고민했다.
엘자는 언젠가 결혼하여 가족을 이루리라.
그 때가 내가 엘자에게서 떠나는 때라고.
그 상대가 윌이라면 엘자는 분명 행복할 것이다.
윌의 출신이나 경력을 조사하여 안 위험하다고 확인하면 엘자에게 떨어지려 생각했는데.
매일이 너무 즐거워 갖은 이유를 갖다대며 그리하지 않았다.

나는 품에서 펜과 종이를 꺼내고는 야리야리하게 적는다.

<괜찮아 실은 나도 엘자는 안 사귀고 있으니까. 윌을 응원해>

그렇게만 적은 종이를 제랄의 품 안에 밀어 건내고 나는 문에서 뛰쳐나갔다.
내 얼굴은 분명 꼴볼견이다.

언제나 표정을 제어할 수 있을 터인데 옛날처럼 자신의 얼굴과 의식이 따로따로 놀는 것같았다.
눈 앞이 물로 가려진 상태에서 나는 목적지도 없이 달려 나간 것이었다.


여관 뒷편에서 트레이닝을 하던 윌은 제랄이 화내는 소리를 듣고 무슨일인가 싶어 상황을 보러 왔다.
그러자 그곳에는 제럴이 류카를 붙잡고 있더니 류카가 어딘가로 뛰어나가는 때였다.

"야 너, 그 녀석에게 무슨 말 했어! 그 녀석과는 관계 없잖아!!"
"당신이 우물쭈물하면 안 됩니다! 임금님은 벌써……!"

제럴이 말한 그 말에 윌은 놀라고 괴롭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나는… 누군가에게 상처입히면서 손에 넣은 행복따위 필요하지 않아!!"

분노와 슬픔이 섞인 듯한 목소리로 말을 뱉고 윌은 류카를 쫓아 달려나갔다.
그런 윌을 제럴은 멈춰 세우지도 못 한 채 그저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곳에는 그와 함께 상실감과 죄악감뿐이 남겨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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