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편집 권한이 없습니다. 다음 이유를 확인해주세요: 요청한 명령은 다음 권한을 가진 사용자에게 제한됩니다: 사용자. 문서의 원본을 보거나 복사할 수 있습니다. 둘째 왕자 죽이겠어. 내 머리에는 그 생각만이 멤돌았다.<br> 당장이라도 이 나라에 있는 둘째 왕자를 찾아가 그 숨통을 끊어놓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br> 그러나 간신히 남아 있던 내 냉정한 부분이 그것을 말렸다.<br> 그런 짓을 해봐야 소용없다고.<br> 여기서 제 2왕자를 살해했다 쳐도 나는 반역자로 낙인찍혀 쫓기는 신세가 되 버린다.<br> 후계자가 없어진 이 나라에 혼란이 생겨 더 큰 번영도 평화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br> 무엇보다, 나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은 큰 타격이다.<br> 그렇다면 합법적인 수단을 써서 둘째 왕자를 사회적으로 말살하고, 그 다음에 육체적으로도 말살하면 그만이다. 내가 존경하는 디온님을 빼앗은 둘째왕자에게는 복수를 이뤄야한다. 그 후의 폐하의 말씀은 한 귀로 흐를 뿐 내게 안 들리지.<br> 나는 그대로 왕의 집무실을 뒤로하고 쉴새없이 왕실을 뛰쳐나와 하뷔란타로 향했다.<br> 우선은 제2왕자를 대신할 사람을, 윌리엄님이 차기 국왕으로 국민에게 인정받게 해야 한다.<br>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최소한 "기적의 처녀"를 아내로 하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이 된다.<br> 어떻게든 둘 사이에 사랑을 쌓게 해야 한다. 밤새 달려 어렵지 않게 국경을 넘어 하뷔란타에는 오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br> 폐하의 그 상태를 보아 하건데 시간은 별로 남지 않았다.<br> 제2왕자가 국왕이 되어 버리면 엑소시스 왕국은 멸망할지도 모른다.<br> 아니, 그런 것보다 둘째 왕자를 망자로 만들기 더 어려워진다.<br> 그것만은 피하고 싶다.<br> 그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윌리엄 님과 머물고 있던 숙소 문 앞까지 도착해 있었다.<br> 문안에서는 대량의 약초를 안은 류카가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류카씨. 약을 만드는 건가요? 힘들겠어요" 몸에 밴 사교술로 웃는 얼굴을 만든다.<br>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대하면 손해는 안 된다.<br> 그리 생각하여 항상 웃는 얼굴로 있으려 노력하지만, 그렇기에 내 웃는 얼굴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으리라.<br> 류카도 사교술을 알아 아는 사람이기에 인사를 했을 뿐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거기서 나는 어떠한 사실을 깨달았다.<br> 류카는 계획을 진행시키는데 방해가 되는 존재인 것은 아닐까.<br> 윌리엄 님과 엘자 사이의 장애물은 엘자의 의사 외에 애인인 류카의 존재다.<br> 류카가 있기에 엘자는 윌리엄 님의 고백을 계속 거절해 왔을 것이다. "무례하여 죄송합니다. 실은 류카 씨에게 긴히 부탁이 있습니다." 걷기 시작한 류카를 가로막듯 말을 꺼냈다.<br> 그리고 세상살이 이야기라도 하듯 사람 좋아 보이는 듯한 미소로 알린다. "엘자 씨한테서 손을 떼 주세요." ………。 침묵이 흐른다.<br> 류카는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것 같았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엘자 씨와 헤어지라는 거예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다시 한번 전하였다.<br> 그래도 류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br> 어리둥절한 듯 굳을 뿐 반응이 없다.<br> 그런 류카의 태도에 화가 났다.<br> 시간이 없는데도 이런 곳에서 우물쭈물하고 있을 수는 없다구.<br> 기분을 억제하지 못하고 나는 그만 혀를 차 버렸다. 하아, 이러다간 더 이상 사람 좋은 제랄로는 못 있겠네. 뭐, 어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난폭하게 머리를 휘저었다.<br> 꾸민 지금의 나는 잘 안 했지만 이것은 옛부터 화 났을 때 나오는 버릇이었다.<br> 그리고 류카의 가슴팍을 잡아 벽에 눌렀다. "그 애가 꼭 필요해!! 네 탓에 파멸할지도 몰라......너 따위로는 구할 수 없어!!" 주변에 파릇파릇한 질 좋은 약초가 널려 있지만 그런 건 신경 쓸 틈이 없다. 엘자는 필요해.<br> 나라가 제2왕자로 인해 망해버릴지도 모른다.<br> 류카가 있는 탓에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br> 그 나라를 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은 저 둘뿐이다.<br> 그러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계획에 방해가 되는 것은 배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br> 류카를 잡는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간다. [괜찮아. 사실 나랑 엘자는 안 사귀니까. 윌을 응원하고 있어] 그러자 류카는 내가 갖고 싶은 대답을 하고 달려갔다.<br> 맞아, 그거면 돼.<br> 하지만, 목적을 달성했다고 하는데 나는 달성감 따윈 느낄 수 없었다.<br> 슬픔을 감추듯 희미하게 웃으며 종이를 건네준 류카는 그 달려가는 옆 얼굴에 눈물을 글썽였다.<br> 그런 표정을 봐버렸기 때문이다.<br> 류카는 나의 위협에 겁먹어서 대답한 것이 아니다.<br>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br> 생각한 후에 자신이 물러날 것을 선택한 것이다.<br> 류카의 그 표정과 행동은 내 마음을 흔든다. "야!! 너 걔한테 뭐라 했어? 그녀석과는 관계없댔지!!" 어느새 그 자리에 윌리엄 님이 나타나서 내게 고함치고 있었다.<br> 그 목소리를 나는 어딘가 먼 곳에서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br> 그리고 자신과는 다른 뭔가 말을 자아냈다. "당신이 우물쭈물해서는 안 된다구요! 왕은 이제......" 그렇게 말하면 상냥한 이 왕자는 분명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br> 책략적인 감정을 갖지 않는 부분의 자신이 만들어낸 말.<br> 생각대로 윌리엄님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br>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감정이란 쓸데없는 것과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br> 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나는, 누군가를 상처입힐 때까지 하고서 손에 넣은 행복따윈 갖고 싶지 않아!!" 힘찬 눈망울로 정면으로 마주보며 분노와 슬픔이 담긴 외침을 쏟아냈다.<br> 그 강한 울림에 충격을 받은 듯 사고가 또렷해지고 현실로 되돌아오자 아찔했다. ......윽, 나는 무엇을 해버린걸까?<br> 이런 짓은 디온 님을 죽인 둘째 왕자와 똑같지 않은가?<br> 분노에 의한 힘은 판단력을 흐리게 할 뿐이다.<br> 냉정함따위는 조금도 있지 않았다. 윌리엄 님과 가까이 지내며 나라 안 사람들이 말하는 것 같은 인물과 동떨어진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br> 서투르지만 남을 배려하고 행동하는 사람.<br> 노력을 결코 게을리하지 않는 근면한 사람.<br> 의식하지 않으며 디온 님과 형제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인정할 수 밖에 없겠다.<br> 디온 님이 내 모든 것이었다.<br> 과거에도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br> 하지만 그 말을 듣고 확연해졌다.<br> 지금 윌리엄님께 끌리고 있는 자신이 있다.<br> 디온 님보다는 못하지만 이 사람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싹트고 있었다. 게다가 류카도 존경할 만한 사람이다.<br> 엘자를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에 곁에서 지켜봤을 텐데, 자기 마음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을 우선시 할 수 있다.<br> 안이하게 상처를 줘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엘자를 데려오는 것이 필요하다.<br> 누군가의 기분이 희생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디온 님, 저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무심코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br> 죽은자는 침묵할 뿐이다.<br> 그 물음에 대답하는 자가 있을 리 없었다. {{소설분류|저는 약 장수(남)으로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이 문서에서 사용한 틀: 틀:소설분류 (원본 보기) 저는 약 장수(남)으로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1장 37화 종자의 마음 문서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