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약 장수(남)으로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1장 39화

다메즈마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8월 22일 (토) 05:34 판 (새 문서: 하뷜란타 마을 풍경도 익숙해졌다.<br> 재료를 수집하기 위해서 다니던 숲으로 이어진 길은 여기를 똑바로 가면 되지만 오늘은 사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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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뷜란타 마을 풍경도 익숙해졌다.
재료를 수집하기 위해서 다니던 숲으로 이어진 길은 여기를 똑바로 가면 되지만 오늘은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똑같아 보이는 건물이 쭉 늘여진 길가는 빠져나가지 못 하는 미로라도 들어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묵고 있는 숙소의 주인이 그려준 지도를 믿고 걷다보니, 그럭저럭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른 건물과 다른 점이 없다만 어딘가 꺼림직한 분위기가 있다.
그 증거로 처마끝에 본 적도 없는 것같은 기괴한 디자인의 물건이 놓여 사람을 맞이해 준다.
그런 가게에 발을 내딛어 들어갔다.

딸랑딸랑

문을 열자 손님의 방문을 달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그런데도 점원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 그렇지만 그런 음습한 분위기가 이 가게, 마법도구점과는 딱 어눌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오늘 혼자서 마법도구점을 방문했다. 후드를 깊게 눌러 쓰고 머플러로 얼굴을 거의 가린 모습으로.

이 마법도구점은 평범한 마법도구점과 다르게 희귀한 것을 많이 취급하기에 여기에 오는 사람은 특이한 사람이던가 사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소리가 많다. 희귀한 것이란 평소에는 쓰지 않을 법한 물건, 즉 평범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안 될 법한 물건이 있기에 특이한 사람이 온다는 소리다. 그러니까 굳이 그런 사람으로 보일 듯하게 맞춰 입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빈틈없이 나열된 본 적도 없는 마법도구의 구석에 카운터에 있는 가게 주인을 발견했다. 기다란 수염을 기른 어쩐지 껄끄러운 노인이 앉아있다.

“이 마법도구 감정을 의뢰하지”

그리 적힌 종이와 같이 작은 상자같은 물건을 넘겼다.
자신도 무척 수상해보이고 연상에게 경의도 안 담겼다 생각하는 행동이지만 이 이외에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다.
역으로 이곳에 올 법한 사람은 특이한 사람이 많기에 이 정도가 평범해 보이리라.
다른 마법도구점에 간다면 필담를 하는 것으로 쉬이 거래는 우선 못 할 것이다.
가게 주인도 내 모습을 보고는 수상쩍다는 듯한 모습은 안 보이고 나를 한 번 훑어보고는 이 마법도구에 눈을 돌렸다.
돋보기 같은 것을 눈에 가까이 대며 그 외관을 관찰한다.

“어떤 술식이 들어가 있음은 틀림없다만 자세히는 안을 보지 않고서는 몰라. 네는 이게 무슨 도구인지 알고자 온 거겠지?”

가게 주인이 사용하던 돋보기에도 희미하게나마 마력을 느꼈다.
단순한 도구가 아닌 감정따위에 이용하기 위한 마법도구이겠지.
이 가게라면 정확한 감정을 특정할 수 있어 보인다.
시험한 것같게 되어버렸지만 이대로 의뢰를 하려 마음먹고 끄덕인다.

“그렇군. 고럼 감정은 대충 한 시간 갈려. 그때까지 어디갔다 와. 내일부터 당분간 가게를 비울 꺼여서 말이지. 오늘 중에 가지러 와”

점주는 그리 말하고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를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방범대책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만 가게 밖에 있던 것 그것은 아마도 도둑질을 하는 자에게 반응하는 마법도구다.
방범대책에으로 종업원을 고용하는 대신에 마법도구를 사용하는 점은 역시 마법도구점답다.
감정을 의뢰한 마법도구는 키스에게 받은 물건이었다.
하뷜란타에게 도착한 날, 키스에게 받은 작은 주머니 안에는 작은 함이 들었었다.
처음에는 자잘한 무언가가 들어있나, 생각했는데 열 방법은 못 찾았고 희미하다만 마력도 느꼈기에 마법도구임을 깨달았다.
허나 이것이 어찌 사용되는 물건인지 알 수 없었다.

그냥 가지고 다닌 것만은 아니여서 물을 뿌려보거나 덥혀보는 둥 여러모로 시도해 봤지만 반응이 하나도 없었다.
키스와는 이제 만날 일은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들어 사용법을 본인에게 묻는다니 너무 늦어서 마법도구점에 간 까닭이었다.
뭐 단순하게 마법도구에 흥미도 있기에 겸사겸사 온 점도 있지만.
그런 연유로 나는 감정을 기다리는 시간을 가게 상품을 탐방하는데 쏟기로 했다.
가게에 들어올 때도 생각했지만 정말도 보기드문 것투성이다.
침이 없는 시계나 날개가 돋은 꽃병등등 보기만 해서는 사용법을 알 수 없어 보이는 물건이 많다.

가령 여기에 놓인 꽃 브로치는 뭘까?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네가지 색의 꽃잎이 하나씩 달린 예쁜 디자인이지만 그저 평범한 프로치인 것같았다.
손으로 작아 이리처리 살펴봤다.

“그것은 불, 물, 빛, 바람의 초등마법을 쓰게 해주는 마법도구야”

살펴보던 중에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전혀 인기척을 못 느꼈기에 나는 잔뜩 놀라서 무심고 든 브로치를 떨어트릴 뻔하여 당황하여 보물처럼 손으로 꼭 담았다.
아니 그것보다 기척을 느끼지 못 한 사이에 등 뒤를 빼았긴 일이 경계해야 할 일이다만 이 목소리는 들은 적이 있었기에 위기감은 없었다.
등 뒤를 돌아보니 내가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어깨를 떨며 웃는 키스가 있었다.

“크큭, 또또, 중무장하고서는, 그런데 이런 잡동사니를 떨어뜨릴 뻔할 정도로 당황하다니”

그러고도 아직 웃음이 안 그치는지 또 떨었다.
확실히 거의 온 몸을 가린 수상쩍은 모습으로 이런 짓을 하면 우습게 보일지도.
상황을 상상하자 부끄러워 져서 그것을 숨기듯이, 그리고 키스의 발언에 신경 쓰이는 점이 있어 생각한 것을 그대로 종이에 적었다.
“멀쩡한 가게 상품을 잡동사니라니, 마법이 새겨져 있다니 대단하잖아!”
“마법을 쓸 수 있게 한다 해도 초급마법인데다 그것도 초보 중에 초보적인 것. 손가락 끝에 주변을 밝힐 정도의 작은 불에 한 컵 정도의 물, 램프보다도 어두운 빛과 머리도 못 말리는 약한 바람. 그런 것밖에 못 쓴다고, 그거. 마법을 못 사용하는 어린애용으로 만들어진 건데 이 마법도구의 사용법을 배우는 것보다 그 정도의 마법이라면 직접 배우는 편이 빠르다고. 전혀 쓸 데가 없어. 거기다 디자인고 별로고”

이 브로치를 뭔가 한심스럽다는 듯이 보던 키스는 얼굴을 찌푸렸다.
조소하는 듯한 그런 표정을 짓는 키스로 인해 어쩐지 서글퍼 졋다.
하지만 나는 그런 생각은 안 들었다.
“나는 좋은 것같은데. 꽃잎이 네 개인 게 네잎 클로버처럼 행복을 가져다 줄 것같으니까 좋아 보이는데”
“어…… 뭐 그런 생각도 있을 수 있겠네”

내 말을 본 키스는 내게 얼굴을 돌린채 뒤에 있던 마법도구를 만지작댔다.
그런 키스의 태도에 나는 뭔가 이상한 말을 한 게 아닐까 불안해 졌을 때 키스는 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나를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말이야, 너는 어째서 마법도구점에 있는 거야? 뭐 찾는 거라면 도와줄까?”

마법도구에 빠삭한 듯한 키스가 그런 제안을 했다.
그 제안은 고마웠지만 아쉽게도 이거다 콕 찝어서 찾는 중이 아니다.
그리고 키스에게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 키스에게 받은 마법도구를 감정받으러 왔지.
들키면 번거로워질 것같다.

“아니 뭐 찾는 중이 아니여서. 잠깐 들른 것 뿐이야. 그럼 나는 갈께”

가게 주인이 감정을 끝내기 전에 이 가게에서 나가기로 했다.
마법도구는 오늘 중에 가지로 오면 문제없겠지.
서둘러 이곳에서 떠나려 하던 때……

“감정 끝났어. 최근 본 술식과 느낌이 닮아서 생각보다 오래 안 걸렸어. 그러나 결고 간단한 술식이란 게 아녀. 세련되고 아름다운 술식이었어”

절묘한 타이밍에 안에서 가게 주인이 돌아와 버렸다.
흥분한 기색을 못 감추며 이야기하는 가게 주인과 그 손에 든 마법도구를 본 키스는 흐~음, 한 마디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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