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1장: 마법사와 온천마을/03화"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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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수는 클로에를 발견하자 동굴 전체가 진동할 듯한 큰 소리고 위협해왔다. 그러자 풍기던 위압적인 적의와 마력에 클로에는 식은 땀이 멈추지 않았다. 마치 심장을 조이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그 마수는 클로에를 발견하자 동굴 전체가 진동할 듯한 큰 소리고 위협해왔다. 그러자 풍기던 위압적인 적의와 마력에 클로에는 식은 땀이 멈추지 않았다. 마치 심장을 조이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이 세계에 온갖 생물은 마력을 가진다. 그 마력량은 개체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인간이라면 마력용량은 태어날 때부터 대체로 정해져 있지만 수련에 따라서 어느 정도는 늘릴 수 있다. 마력량이 많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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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 온갖 생물은 마력을 가진다. 그 마력량은 개체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인간이라면 마력용량은 태어날 때부터 대체로 정해져 있지만 수련에 따라서 어느 정도는 늘릴 수 있다. 마력량이 많다고 강한 것은 아니지만 마력을 다룰 수 있는 자에게 있어서는 커다란 장점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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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력이 활성화할 때는 파동이 되어 주변에 전해지는 성질이 있다. 일반인은 감시할 수 없지만, 클로에정도의 마도사라면 그로부터 어느 정도 역량이 있는 지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마수가 얼마나 강한 지는 마력의 강도와 비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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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는 그 강렬한 마력 파동을 몸에 쐬며 그 마수가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영혼 레벨에서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렇다 하여 그저 도망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나아갈지 물러갈지 하나를 택해야 하는 동굴의 외갈래길. 등을 보인다면 쓰러트려져 먹혀 죽는 게 눈에 선하다. 애초에 속도로 대적할 수 있을 것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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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하면 어느 정도 피해를 입혀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고 나서 틈을 찾아 도망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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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해도 가능성은 꽤 낮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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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는 마음속으로 살짝 자학적으로 웃었다. 클로에는 애용하는 철채찍을 갖추며 의식을 세계와 동조시킨다. 채찍으로 견제하며 마도로 결말을 짓는다.

2019년 1월 30일 (수) 13:32 판

온천 마을 호슬링. 에레미아 북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당연히 땅에서 솟아 오르는 온천이다. 인구는 2천 명 정도지만 관광객은 계절에 상관없이 끊임없이 찾아온다. 때에 따라서는 마을에 있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은 객들이 찾아 오기도 한다던가 아니던가. 동쪽 국경이 가깝기에 옆 나라에서도 온천 치료를 위해 오는 객이 오는 듯하다. 어찌되었든 거리의 규모 치고는 번성한 곳이다.

소라 일행 네 명은 거리 정문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 이 마을에 오는 것은 몇 년만이다. 이전에는 아버지인 토마스의 귀향을 따라 에델베르크가 사람들끼리 방문했다.

마을 북쪽에는 표고 천 미터 정도의 사다리꼴 모양을 한 볼츠 산이 있다. 휴화산이 된지 오래된 산이다. 온천의 원천은 거기서 시작된다. 거기다 산의 맞은 편에는 북쪽 국경에 가로놓인 듯하게 이어진 아르스 산맥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소라는 산기슭에 있는 마을을 보며 떠오른 의문을 클로에게 물러봤다.

"그러고 보니 할머님 어쨰서 가도까지 오신 것입니까?"
"아~ 그건 말이냐. 그건 막 도착한 관광객이랑 경비대 녀석들이 도적이 나왔다고 호들갑을 떠는 걸 들었기 때문이란다. 녀석들이 출동한 다음에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자아이 세명이 숲 속에 있는 가도를 사용했다고 하지 않느냐. 너희가 점심쯤에 마을에 도착할 예정인 것은 온 편지에 쓰여 있었으니까. 혹시 너희일지도 모르니까 말이지. 뭐어 쓸데없는 걱정이라 생각했지만"
"과연, 그랬던 거군요"

소라는 이해했다. 병이 나은 지 얼마안되었는데 굳이 와 준 것에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윌리엄이랑 웬디는 잘 지내더니?"
"예, 윌리엄 할아버님은 팔팔하세요. 당주로서 일을 하시면서도 젊은 기사들을 엄히 키우고 있습니다. 웬디 할머님은 이미 반년정도 동안 안 돌아옵니다만 아마 건강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구나, 둘 다 여전한가 보구나"

클로에는 쓴웃음을 지었다. 소라의 어머니네 조부모인 윌리엄과 웬디, 그리고 클로에는 원래 모험자 동료였다. 할아버지인 윌리엄은 젊을 적에 에델베르크 가를 나와 수행을 겸하여 여기저기를 모험자로서 여행을 했던 것같다. 그리고 여행 도중에 같은 모험자로서 방랑 여행을 하던 웬디와 만다 한동안 팀을 맺은 후에 윌리엄은 웬디와 같이 고향인 에레미아로 돌아와 마도기사단에 입단하였다. 그리고 나서 얼마 안있어 둘은 결혼했다.

"클로에 할머님은 웰디 할버님이 윌리엄 할아버님과 만나기 전부터 알고 지네셨죠?"

소라는 전부터 흥미가 있던 걸 질문해 봤다. 웬디는 꽤 예전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 때문이다.

"아~ 그렇지. 나도 이 작은 마을에서 나와서 넒은 세계를 여행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모험자가 되었지만 말이지. 좀처럼 마음이 맞는 동료를 찾지 못해서 말이지. 한동안 혼자서 행동했지만 그 때 웬디를 만났단다. 그 때는 걸작이었지~"

클로에는 만나던 때를 떠올린 건지 웃음을 머금었다. 소라가 놀라 벙벙해지자.

"처음 만났을 때는 나는 웬디가 짜증나는 계집이라고 생각했어"
"예? 그랬었나요?"

소라가 놀랐다. 둘은 그야말로 자매처럼 마음이 척척맞았다. 살짝 부러울 정도로.

"어찌되었든 첫대면에서 들은 말이 '약한 주제에 혼자서 행동하지마'였으니까 말이지~"

클로에는 그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부터 40년 가까이 전 이야기이다. 클로에가 호슬링을 나와 모험가가 되고 나서 수년이 지났었다. 클로에는 착실하게 경험과 실적을 쌓아올려 여러 팀에게 권유받았다. 허나 그것을 모두 거절했었다. 때에 따라 어느 팀에 끼어 활동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혼자서 행동했었다. 실제로 그리해서 어느 정도 해내고 있었고 그럴 자신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클로에가 어느 던전에 도전하던 때이었다. 난이도로서는 그 때 클로에에게는 딱 적당할 정도로 던전 규모도 그다지 크지 않아서 혼자서 도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했다. 사전에 입수한 정보에는 없던 강력한 마수가 발호했다는 것같았다. 타이밍이 나쁘게도 클로에가 던전에 들어가기 직전의 이야기였다.

마수란 세계의 마력의 영향을 받아 변화·진화한 괴물을 말한다. 자아가 옅은 괴물에게는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인 괴물보다도 아득하게 강력하고 지능도 높다. 마력에 영향받았기 때문에 마도와 닮은 힘을 행사하는 개체도 있다. 그 개체에 따라서는 국가가 특별하게 토벌대를 편성하는 경우도 있다.

클로에가 그런 개체와 던전의 어둑한 동굴 안에서 만났을 때 자신은 여기서 죽는다고 직감했다. 거기다 눈 앞에 있던 존재는 지금까지 느낀 적 없을 정도로 강렬한 죽음의 기척을 뿜고 있었다.

마수는 불 원소의 영향을 받았는지 신체에 아지렁이와 같이 창백한 화염을 두르고 있었다. 신장이 4미터에 가까운 고양이과의 대형 마수다. 강인하고 유연한 체구에 입에서는 날카로운 대형 나이프도 같은 이빨이 엿보였다.

"구오오오오오오!!!"

그 마수는 클로에를 발견하자 동굴 전체가 진동할 듯한 큰 소리고 위협해왔다. 그러자 풍기던 위압적인 적의와 마력에 클로에는 식은 땀이 멈추지 않았다. 마치 심장을 조이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이 세계에 온갖 생물은 마력을 가진다. 그 마력량은 개체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인간이라면 마력용량은 태어날 때부터 대체로 정해져 있지만 수련에 따라서 어느 정도는 늘릴 수 있다. 마력량이 많다고 강한 것은 아니지만 마력을 다룰 수 있는 자에게 있어서는 커다란 장점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마력이 활성화할 때는 파동이 되어 주변에 전해지는 성질이 있다. 일반인은 감시할 수 없지만, 클로에정도의 마도사라면 그로부터 어느 정도 역량이 있는 지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마수가 얼마나 강한 지는 마력의 강도와 비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클로에는 그 강렬한 마력 파동을 몸에 쐬며 그 마수가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영혼 레벨에서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렇다 하여 그저 도망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나아갈지 물러갈지 하나를 택해야 하는 동굴의 외갈래길. 등을 보인다면 쓰러트려져 먹혀 죽는 게 눈에 선하다. 애초에 속도로 대적할 수 있을 것같지 않았다.

그렇다하면 어느 정도 피해를 입혀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고 나서 틈을 찾아 도망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해도 가능성은 꽤 낮겠지만'

클로에는 마음속으로 살짝 자학적으로 웃었다. 클로에는 애용하는 철채찍을 갖추며 의식을 세계와 동조시킨다. 채찍으로 견제하며 마도로 결말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