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1장: 마법사와 온천마을/09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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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일행이 동문을 나와 마을의 벽을 서쪽 방향으로 따라가듯 북상하자 산기슭에 도달했다. 마을을 횡단하는 개울이 산 안으로 이어진다.

“클로에 씨가 상처입은 곳은 이대로 개울을 따라 산을 오르면 갈 수 있어요”

랄프의 선도로 일행은 산에 발걸음을 디뎠다. 그 때,

“응?”

소라가 갑자기 발을 멈췄다. 앞서 가던 랄프가 뒤를 돌아봤다.

“왜 그런가요?”
“아뇨… 아무 일도 아니에요. 가죠”

소라는 마리나와 아이라와 한순간 시선을 마주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을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꽤나 그럴듯한 수문이 자리잡은 게 보였다.

“저게 수문이군요. 이 부근은 비가 크게 안 오고 그리 급한 물살이 흐르는 것도 아닌데 필요한가요?”

소라가 의문이 떠올라 랄프에게 물어봤다.

“아~ 저거 말인가요 확실히 개울이 위험할 정도로 물이 부는 경우는 좀처럼 없습니다만 가끔 비도 안 내렸는데 대량의 물이 흘러 오는 경우가 있었어요. 마을에 영향을 크게 준 건 아닙니다만 곤란한 건 사실이기에 작년에 개울 물을 조절할 수 있게 설치한 거예요.”
“비도 안 내리는데…라고요?”

소라가 의아하여 고개를 갸웃거린다. 무슨 말이지 이해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게 원인을 알아내지 못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끼리 몇 번인가 조사해 봤지만 결국 알아내기 못하여 우선 세울 수 있는 대책만을 시행한 건데. 이제와선 호슬링의 칠대 불가사의로 꼽힌답니다”
“예에…… 신기한 일도 있군요”

마리나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라는 다소 신경 쓰였지만 우선 지금은 관계없기에 지나가기로 했다. 개울을 따라 산을 올라간다. 크고 작은 돌이 구르는 개울가 옆에 발걸음으로 다져진 산길이 있고 경사도 야트막하기에 아이라도 오르는데 고생하지 않으리라.

소라가 랄프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쿠온 스승님이 랄프씨를 도와준 곳은 어디 근처인가요? 분명히 개울을 따라 올랐다고 말했지요?”
“예 여기서 10분 정도 더 걸으면 목적지인 폭포에 다다르지만 거기서 몇 분 더 위로 오른 곳이지요”

랄프가 답하자 소라의 옆에 조심스레 나란히 붙었다.

“저기…… 도착할 때까지 만이라도 좋으니 쿠온씨의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나요?그 때는 잠깐밖에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요”
“좋아요 이것도 무슨 연이라 생각하니까요. 그렇네요…… 처음 쿠온 스승님과 만난 것은 제가 태어나자 마자 였 어요. 드문드문하게 엘시온에 들리는 듯한데 조부모님을 만나러 왔던 거예요”
“아~ 그러고 보니 소라양의 가족 중에 벗이 있다고 말했지요”
“조부모님과 클로에 할머님, 그리고 쿠온 스승님은 한 때 팀을 같이 짠 동료라고 해요”
“예? 그렇습니까! 클로에 씨도 알려줬으면 좋았을텐데”

그것을 들은 소라는 살짝 웃었다.

“클로에 할머님은 제 다른 할머니인 웬디 할머님과 닮아서 좀처럼 옛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소라는 이야기를 잇는다.

“제 ‘소라’라는 이름은 쿠온 스승님이 붙여 줬어요. 그렇기에 스승님은 제 대부가 되겠죠.”
“예엣? 그랬습니까?”

랄프는 아까부터 계속 놀랄 뿐이었다.

“조부모님이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저에게 이름을 붙여 주지 않겠냐고 부탁했어요. 그때 스승님은 절 바라보며 꽤 고민했죠.”

소라는 그 때 본 정경을 추억하며 웃음을 품었다. 쿠온이 하얀 포대기에 감싸인 아기였던 소라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곤란해하던 표정을 짓던 것을 지금도 잘 기억한다. 수행을 하던 수년 동안 그런 표정은 거의 보인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뭔가 떠올리듯 말합니다만 저기… 나중에 누군가가 알려준 것이죠?”

그것을 들은 소라는 속으로 ‘아차’라고 생각했지만 숨겨 넘기듯 어흠, 한 번 기침을 하고 나서

“그, 그래요. 몇 년 후에 조부모님에게 들은 이야기예요.”

라고 살짝 당황해하며 랄프가 한 말에 맞장구를 친다. 그리고 얼버무리듯 이었다.

“참고로 이 ‘소라’라는 이름은 스승님의 고향말로 ‘하늘’을 의미한다고 해요”
“그렇군요. 쿠온씨의 출신지는 동방이라고 말했죠. 그다지 엘레미아에서는 들은 적이 없는 드문 이름이라고는 생각했습니다만”

랄프는 수긍이 되었다는 듯이 주억거렸다. 소라는 어째 이 이름으로 지은 지 재회했을 스승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쿠온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소라의 예쁜 하얀 머리카락에 끌려 이름을 지으려 했던 것 같지만 그것보다도 맑은 푸른 눈동자가 인상이 깊었다고 한다. 그것을 보고 몇 년 동안이나 돌아간 적 없는 고향의 하늘을 추억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흐음~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저기 어떤 수행을 받았는지 알려 줄 수 있나요?”
“좋아요. 동방무술의 핵심은 어떻게 체내의 에너지를 효율 좋게 공격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가에 관한 것이지만……”

소라와 랄프는 쿠온이라는 공통 화제로 한동안 대화가 오갔다. 그 뒤에서는

“에헤헤 뭔가 좋은 느낌이지?”
“으그극… 아기님에게 벌레가 달라붙지 않게 하는 것도 제가 맡은 일. 그렇지 않으면 토마스님과 마리아님을 뵐 낯이 없습니다! 저 사내를 가능한 빨리 배제해야 하는데…”

마리나가 유쾌하다는 듯이 아이라가 불쾌하다는 듯한 분위기를 내뿜으며 각자 소래 일행을 보는 것이었다.


이런 저런 것을 하던 사이에 소라 일행은 폭포의 바로 아래에 다다랐다. 폭포는 낙차가 약 60 미터, 폭은 10 미터정도인 꽤 그럴 듯한 폭포였다. 전세에서라면 명소가 되었을지도 모를 규모다. 아래에는 짙은 녹색인 용소(龍沼)가 있고 거기에 물이 대량으로 위에서 흘려 떨어져 콸콸콸, 씨끄러운 소리를 냈다.

마리나가 물안개로 둘러쌓인 용소를 노려보며

“여기서 수영하면 기분 좋을 것 같은데. 음이온 같은 게 나올 것같아”

이라고 얼굴에 튕기는 물보라를 닦으며 말했다.

아이라가 “음…이……오……?”이라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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