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화 아씨와 나와 입학날… 아침

다메즈마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4월 12일 (일) 05:43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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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보자... 파멸 엔딩 구제 노트는 아, 여깄다.

노트를 편다.
내일은 드디어 아뮐리아 학원 입학식.
그 전에 새로이 얻은 정보를 적는다.
어제 만난 스티븐 리세타에 따르면 왕자 레오하르과 스티븐, 그리고 짜증나는 에딘은 소꿉친구였던 것같다.
게임을 한번밖에 안 해서 몰랐다.
이 3명의 관계는 의외로 단단하여 오늘 스티븐에게서 들은 얘기를 생각하면 그 관계의 강도 또한 느껴졌다.
그렇다, 어째선지 오늘 스티븐이 나를 불러서 그의 방에서 차를 대접받았다.
어제의 사례라나.
머리만 잘라줬을 뿐인데.
뭐, 남자라고는 하지만 귀여운아이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것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

그리고 오늘부터 일기를 쓰기로 했다.
아씨의 파멸 플래그가 어디에 서 있는지도 모르고, 아씨를 구제하는데 도움이 되는 힌트를 남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2년 뒤 필리시티 컬라의 여주인공이 소환된다.
여긴 게임 안이 아니야.
라이너스나 스티븐...클리어 후에 나오는 추가 공략 캐릭터 2명을 만약, 히로인의 종자 후보에 들어갈 수 있으면 히로인의 공략 캐릭터가 증가해 수수께끼 많은 켈리 루트에의 돌입할 확률이 줄어들 것이다.
나머지 추가 캐릭터인 공작가 도령 3명은 히로인의 동급생 및 후배.
이 녀석들은 지금의 나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다음 히든 공략대상인 교사.
미켈레 캐스턴... 교사이고, 나라의 마법연구자 중 한 명.
겉으로는 착하고 신사적이지만 사실은 여주인공의 마력이나 '마보석'을 다룰 수 있는 '신체'에 관심을 갖고 변태.
연구를 위해 돌아갈 수 없는 히로인을 싸움이 끝나 가치가 사라지면 해부하려는 계획을 짜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남자.
...있잖아, 제작사와 플레이어인 여자들아... 이런 위험한 공략 캐릭터의 어디가 좋아?
리얼에 있으면 경찰관이 상주해 주지 않으면 불안한 레벨인데?
모르겠어...여자가 생각하는 것은 정말로 모르겠어!
미연시이란, 설레기 위한 것이 아냐?
설레? 이런 변태의 어디 점에 설렐 수 있어? ︎
얼굴? 얼굴?
얼굴이 좋으면 부검당해도 좋아?
몰르겠어어어!!

어쨌든 히로인이 소환되고 나서 해야 할 일도 메모해 두자.

우선 만남편.
시계열적으로 따지면 2년 후의 겨울... 아씨가 2년 겨울이다.
성에 소환된 여주인공은, 아뮐리아 학원에서 마력 적성이 "고"이상인 종자 후보자를 소개받는다.
그것이 레오하르, 에딘, 켈리.
그리고 켈리의 집사로, 우연히 마력적성이 '고'로 판명난 빈센트... 즉 나.
히로인은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고, 휴일은 성에서 각종 검사를 받게 된다.
그래서, 아뮐리아 학원에서 전략이나 전투 기술을 배울 수 있다.
그 때, 클리어 후라면 추가 공략 대상이나 은신 공략 대상등의 루트가 증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히로인이 소환되어 오면 적극적으로 다른 공략대상을 만나게 해 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다른 공략 대상들과도 교류를 가질 필요가 있다.
스티븐과는 왠지 다과회에 초대되는 정도로는 교류했으므로 앞으로도 그런 느낌으로 교류가 깊어진다고 하고....
라이너스와도 적당히 교류를 도모해 두어야겠군.
추가 공략 대상 중에서도 스티븐과 라이너스는 학년이 달라서 히로인과의 접점을 늘리기 어려울 것 같고.
음, 그걸 말하면 히로인의 후배 공략 대상 캐릭터도 꽤 접점 만들기에 힘들것 같군...내가.

그러니까, 러스티의 공략 메모 페이지는, ...있었다.

러스티 하워드.
사우스 구의 공작 가문
히로인의 후배로서 등장.
클리어 후 추가 공략 대상이 된다.
만남의 장소는 도서관.
성격은 밝지만 고고학이나 고미술품에 관심이 많아 동급생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친구가 없다.
마력적성은 중.

...왠지 아가씨 같은 녀석이군...친구가 없는 곳이라던가
흠 고고학이나 고미술품에 관심이 있나?
이 녀석과 접점을 만들어서 여주인공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나도 고고학이나 고미술품에 관해 조금 알아둘까.
'필리시티 컬러' 공략 대상 많지 않나?
메인 공략 대상이 4명.
적국 공략 대상이 4명.
추가 공략 대상이 4명.
은신 공략 대상이 1명.
아니, 많다니...
분명 속편은 메인공략 대상에 1명 추가되는거지?
너무 많아........그래도 내가 했던 미연시에서 공략대상 20명이라던가 47부현 여자 제패같은 것도 있었어...
여기에 공략 대상이 많으면 켈리 루트 회피율도 오를까.
자, 힘내자.

노트와 일기를 덮는다.
책상에 넣고 열쇠를 걸어 내일의 준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침대에 들어갔다.
모든 것은 아씨를 구제하기 위해서!


********

다음 날.
방을 나오자마자 제복차림의 여자애...가 아니라 스티븐 님이 말을 걸어와 함께 등교하게 되었다.
아씨를 여자 기숙사에서 모시러 가려고 평소처럼 일어났는데.
스티븐 님도 굉장히 아침일찍이네...!?︎
거기다 내 방 1층인데?
식당도 반대 방향이고.
음, 뭐, 괜찮지만... 왠지, 날 친숙해하는 것같은데?
게임에서 스티븐하고 빈센트하고 접점 없었던 것 같은데...

"안녕~"
"안녕하십니까, 레오님."
"안녕하십니까, 레오하르님."

학원에 가까워지자 레오하르님이 어디선가 나타났다.
몇 달 전에 만났지만 아침 햇살 아래서 교복 차림인 레오하르님은 진짜 얼짱이다.
금발을 반짝반짝 빛내며, 산뜻한 미소.
아니, 청량한데?
뭔가 대단한데... 빛나는데?
왕, 왕자 오라가 눈부셔...
역시 메인 공략 대상 인기 부동의 No.1...!

"들었어, 빈센트도 학생으로 학원에 다닌다며."
"네. 레오하르님과는 동급생이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야~, 강렬한 학원생활이 되겠네~"

부정은 안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왜 스티브는 빈센트와 함께 있어?"

...아, 레오하르 님도 스티븐님을 애칭으로 부르시는 건가...!
그야 레오하르 스티븐이 떠드는 셈이다.

"빈센트는… '한 손으로 용을 100마리 죽인다'시리즈에 나오는 세스를 닮아서 멋져요."
"그거 시리즈인가요...!?︎"
"그 점이 문제야?"

아니, 설마 그게 시리즈 작품일 줄은 누가 상상하지!?!?
뭐? 제목이 이어지는 거야?

"그거 연애소설 맞죠?"
"그 점이 문제야?"
"으, 응... 저 그 시리즈 팬이에요..."
"빈센트도 빌려서 읽어봐. 꽤 빠진다고."
"레오하흐님 읽어 보신 적있나요?:
"여동생을 좋아해서. 책을 읽는 동안에는 조용하니 시리즈물은 빠짐없이 체크할까?"

...저 레오하르 님이 정색하신다.

"...앗! 아씨의 기척!"
""기척!?︎""

하루 종일 아씨를 만나지 못했다구!
이 기척은, 냄새는 틀림없어!
재빠르게! 그러나 우아하고 멋지게!

"아씨, 안녕하세요!"
"! 안녕, 뷔니. 빠르구나"
"내일부터는 여자기숙사까지 데리러 가도 될까요?"

오늘은 스티븐님께 잡혀서 못갔지만!

"괜찮아. 반이 달랐을 때는 부탁할게."
"그럴수가!"

그, 그것은 고민스럽다...!!︎
아가씨와 같은 반이 될 것인가, 아가씨의 매일 데리러 갈 것인가…!
큭… 이 얼마나 어려운 양자택일인가!!︎
머리를 감싸고 있는데 문득 마샤를 떠올린다.

"아씨, 마샤는 쓸데없이 폐를 끼치지 않았나요!?︎"
"음… 다섯 번쯤 다른 규수의 방으로 잘못 들어간 것 같은데."

그럴 줄 알았어.

"예상한 바여서 미리 인사해 두었으니까, 특별히 문제는 없어."
"여, 역시 아씨. 하지만 죄송합니다."
"게다가, 이제 일어나 있을 테고."
"정말 죄송합니다."

또 늦잠인가, 그 바보...

"야, 거기 예쁜 아가씨.함께 등교하지 않을래?"
"예?"
"!"

갑자기 나와 아씨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주황색 머리의 남자.
이 목소리... 그리고 이 머리색...!

"아름다운 금발이네, 마치 공주님 같아.이름을 물어봐도 될까? 난…"
"안녕, 에딘. 안녕, 로나, 오늘부터 같은 학년이네. 잘 부탁해."
"안녕하십니까, 레오하르님.오늘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그쪽은…"
"아, 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리세타가의 스티븐입니다…"
"스티븐 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리스 가의 로나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에딘과 로나는 어느새 함께 등교할 만큼 친해졌니? 요전번 로나의 생일에는 내가 초대해도 안 갈 것같이 고집부리던 주제에… 정말로 에딘은 빠르네…… 어?"
"………………………"

이제야 에딘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레오하르 님.
끼기긱 하고 굉장히 딱딱한 움직임으로 레오하르님을 돌아보는 에딘은 떨리는 목소리로 "로, 로나?"라 말하며, 아씨를 가리킨다.

"어, 어? 에딘,너 설마 모르고 말을 걸었다던가, 그런 것은...아니지?"
"…………"
"뭐어어… 바보야?"

그 레오하르 님이 진심으로 어이없다는 듯 그야말로 어리석은 자를 책망하는 듯이 에딘을 바라본다.
그렇구나, 이 녀석 아씨랑 5년씩이나 안 만났는 걸.
아씨 얼굴도 까먹었니?
뭐, 한 번 밖에 안 만났지. 5년 전의 딱 한 번.

퐁.

에딘의 어깨를 쥔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아씨한테 손가락 하나 못 대게 할 거야.
그리고…

"하하하, 안녕하세요 에딘님. 아주 좋은 날이시군요. 얼굴과 목은 잘 씻고 오셨나요?
"힉!?︎, 넌 그저께의…!?"
"설마 약혼자인 아씨의 얼굴을 잊으리라곤… 좋은 배짱이구나 이 새끼…! 지금 당장 묻어줄까!?︎"
"뷔, 뷔니, 침착하렴"
"말리지 마세요 아씨! 이 자리에서 이 남자를 갈기갈기 찢어 버리게 해주세요!"
"나도 레오하르님이 이름을 부를 때까지 몰랐으니까. 그럴 수 있지"
"이번에는 용서하지만 두 번은 없어!!︎"
"두, 두 번다시 가까워질까 바보똥개야!
"기다려 이왕 갈 것 약혼해소하고 가버려!!
"뷔니!"


덧붙여서 아가씨와는 같은 반이었다.
더 말하자면, 관계자 전원이 같은 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