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따스한 태양의 향기가 나는 이불.

눈부신 햇살… 아~ 벌써 아침이네.

아쉽지만 상반신을 일으키고 기지개를 켠다.

으~음, 오늘도 좋은 아침이구나~


응? 아침?


"으아아! 아씨 깨워야 하는데!?︎"


평소같으면 오빠가 때리며 깨웠는데… 오늘은 푹 잤구나,라 생각했지만...

오늘부터 아씨는 아뮐리아학원에 입학하시지!

아씨… 제가 모시는 아씨!


1년 전에 나는 한 남작가에서 일했다.

근데 덜렁함때문에 잘리고 말았다.

그런 나를 도움을 주신 분이 리스 백작가의 규수, 로나님과 그 집사인 빈센트 오빠.

로나 아씨는 내가 보아온 아씨들 중 단연코 가장 아름답고 마치 연애소설에 나오는 공주처럼…

금발에 자수정같은 눈동자.

뽀얗고 투명한 듯 매끈한 피부에 반듯한 이목구비.

옷도 다 입고, 박식하고, 행동거지는 다른 규수들의 본보기가 같다.

웃는 걸 서툴다 하는 아씨는 웃지 않아도 아름답다!

그리고, 정말 다정하다!

아~ 떠올리기만 해도 황홀해진다…!

그리고 그런 아씨를 완벽하게 받쳐주는 내 오빠 빈센트 세레나드.

칠흑 같은 머리에 길쭉한 눈동자.

키는 크고 늘씬하고 긴 손발.

아가씨 곁에 있어서 조금도 방해가 되지 않는 미모를 가지고, 빈틈없이 무슨 일이든 해낸다.

많이 엄하지만 그건 모두 아씨를 위해서다.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나를 입양해 준 로엔스 양부의 첫 양자이기도 하다.

도저히 나와 같은 평민이라고는 생각 못 할 뛰어난 재능은, 역시 오빠가 "기억를 가진 자"였으니까...


"아, 라고 할까… 일어나야 해!"


둘을 떠올리니 또 시간이 지난다.

아씨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황홀해지고 만다.

거울 앞에 서서 서둘러 머리를 빗는다.

양갈래로 머리를 따고 그것을 뒷통수에서 둥글게 만들어서….

메이드복을 입고… 어~음~ 이상한 점은… 없다!

리스가의 메이드로서 부끄럽지 않은 몰골을 하지 않으면… 오빠한테 혼나버리니까.

기합을 넣고 방을 나서자, 배가 꼬르륵하고 울린다.

으, 배고프다...

여기는 하인 숙소니까 식당은 자유롭게 써도 되겠지?

아니아니, 우선 먼저 아씨 방으로 가야지!

아씨를 깨워......그리고 무엇을 하면 좋을까?

아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그럼 내가 있을 의미가 없다.

아 맞다!

빈센트 오빠한테 '할 일 목록'를 받았지.

방으로 돌아와 가방을 뒤지고 수첩을 꺼낸다.

빈센트 오빠한테 생일 때 받은 거!

여기에 써두면 덜렁이인 나도 다음부터는 같은 실수를 하지않고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아뮐리아학원에 가면 우선... 6시에 기상. 아씨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저택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메이드로서 당연한 것!"


시계를 본다.

10시 반…

"…………"


내, 내일부터 힘내자.


"일어나 몸가짐을 가다듬는다.리스가의 메이드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반드시 거울로 확인해야 한다. 잠버릇, 양말 안팎, 옷깃, 리본 세로 묶기는 언어도단!"


괜찮아, 거울은 보고 체크했어!

리본은 뭐 이 정도면 세이프지.

…그런데 그러고 보니 양말은 어땠지?


"……………"


…오빠는 미래를 알 수 있는 걸까.

오른쪽 양말을 벗어 뒤집어 신는다.

이, 이런 점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 몸가짐을 가다듬고 나면 아침식사를 빠르고 우아하게 해야 한다.아침식사는 활력! 거르는 것은 자살행위!"


와~! 역시 밥이지!

수첩을 스커트 주머니에 넣고, 식당으로 질주…는 넘어지니까 하지 말고…빠른 걸음!

하인 숙소에도 셰프가…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시간이 아니니...

재료는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건가…

나 오빠처럼 요리는 잘 못하는데…

그래도 밥은 먹고 싶어! 먹어야지!

우선은 빵을 굽고…… 태웠다!

햄을 자르고…… 손가락을 베었다!

야채를 씻어…… 무, 물이 튀어 안면에!


"으으… 겨우 먹을 수 있어…"


샌드위치가 이렇게 만드는 게 힘든 것인지.

좋아, 먹으면서 계속 확인하자.


"…아씨를 깨워 드린다. 이것은 아씨를 모시는 메이드가 된 이상 휴일 이외에는 빠져서는 안된다. 다정하게 말을 껄면 깨어난 아가씨는 금방 일어나신다… 자신이 늦잠을 자는 것은 논외………"


…오, 오빠는 미래를 알 수 있을까.


"응! 다음! ... 어~ 다음에 아씨 옷 갈아입는거 돕는다. 그리고 식사 준비를 한다. 여자 기숙사에는 식당이 있기 때문에 그곳으로 안내하여 아침식사를 하도록 한다.(여자기숙사 내부 인테리어를 잘 살피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 기억해 두면 좋다)… 식후 차는 식당에서나오는 차로 당분간은 마셔줄 것…"


…오, 오빠… 나, 차 우릴 줄 몰라… 하지만…

그, 그러고 보니 전에, 오빠에게 "차를 우리는 법 외웠어?"라고 묻길래 나도 모르게 "응"이라고 거짓말 해 버렸지…

초목이나 꽃, 약초에 대해서 아는게 많아서 찻잎도 가능할 줄 알았는데…


찻잎과 차 우리기는 별개였어…


그래도, 설마 차 우리기에 방법이 있을 줄은 몰랐는걸…

찻잎이 든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넣으면 될 뿐이라고.

확실히 찻잎에 의해서 향기나 색이나 맛은 다르다.

찻잎의 종류와 그 특징도 기억한다.

그런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 어울릴 수 있는가라고 이야기는 달라진다...

찻잎의 블렌드, 그에 따른 물의 온도, 양, 뜸의 시간... 컵의 온도, 컵에 따르는 양과 속도.

우유나 설탕, 다과자와의 궁합...!

매형은 아가씨의 취향을 파악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 전혀 모르겠어!

아아아 어떡하지! 내일부터 아가씨한테 어떻게 차를 대접하면...

매형에게 물어보자.

잊지않기위해서 메모...라고.


그리고 나서 아가씨를 배웅한다.아가씨 방을 청소하다.이불을 말리고 아가씨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 청소... 잘 못하는구나...

아니, 메이드로서 청소를 잘 못한다고는 말할 수 없어...

하지만, 노력할게!


"청소 후에는 빨래...시트와 속옷 등은 매일 빨고, 아가씨께서 청결하게 지내시는.


...오, 빨래도 잘 못해.

아니아니, 메이드니까 제대로 해야지! 힘낼게!


아가씨 주무시는 침대 가꾸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인간은 인생의 반쯤 잠들어 있다.잠은 따님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것 중 하나... 오, 오오... 역시 매형... 말이 다르다...!"


감동하며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한 뒤, 아가씨 방으로 향한다.

그렇지만...


'빼, 빼까 빼까...'


호화로운 방

욕실이나 화장실도 딸려 있어서 왠지 모르겠지만 침실 이외에도 방이 두 개 있어.

공부하시는 방과 식사하는 방이구나.

백작가의 따님은 3층에 있다.

왕족이나 공작가의 방은 이보다 더 넓고 호화로운 것일까.

아니, 짐을 푸는 것을 도와드렸는데, 그때보다도 방이 깨끗해...

설마, 정말로 아가씨가 직접 청소하셨을까?

히에..이것이면 정말 나 따라온 의미가 뭐야..어?

공부책상에 편지?

다가가서, 손에 잡으면 아가씨의 문자로...내 앞으로.

읽어보니 아가씨로부터 오늘, 내가 하는 일의 지시가!


화단 찾기!


그렇구나, 아가씨는 꽃을 정말 좋아해.

정말이라면 직접 정원을 만들고 싶구나.

하지만 아가씨 방에서는 나무밖에 보이지 않아.

기숙사 근처에 화단이 있는지 찾아달라고 써있어.

맡겨줘 아가씨!

내가 꼭 화단 찾아올께!!︎





********


"다녀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저녁때, 방으로 아가씨가 돌아오셨다.

그리고 방안에 설치한 작은 플랜터를 보며 눈가가 부드러워진다.


"...멋있어.꽃동그라미를 줄게요"

"와아!"

다음 쉬는 날 함께 씨앗을 심읍시다.뭐가 좋을까..."

"미니 장미같은건 어떠세요?"

"아이고, 멋지군요."


아가씨는 웃는 걸 싫어하지만, 감정은 전부 눈 앞에서 알 수 있어.

지금은 아직 아무것도 심지 않은 플랜터.

아, 다음 쉬는 날이 기다려져!

꼭 아가씨같은 예쁜 꽃을 피워보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