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된장국"의 두 판 사이의 차이

(새 문서: 살며시 맛있는 냄새가 콧구멍에 침입해 왔다. "으응……?" 멍한 머리로 눈을 뜨자 창 밖이 밝았다. 그것도 아침해같은 분위기가 아닌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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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 덮치지는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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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물음에 여고생은 진지한 얼굴로 이쪽을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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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물음에 여고생은 진지한 얼굴로 이쪽을 볼 뿐이다. 답이 없다. 뚝뚝 땀이 분비됨을 느꼈다. 어제 저녁에는 내 인생에서 가장 취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취해있었고 무엇보다도 자포자기하게 되었다. 뭘해도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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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무슨 말 좀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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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간격은 뭐야! 식은땀 흘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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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꽝스럽다는 듯이 어깨가 들썩이며 여고생은 말을 이었다.

2018년 9월 12일 (수) 10:48 판

살며시 맛있는 냄새가 콧구멍에 침입해 왔다.

"으응……?"

멍한 머리로 눈을 뜨자 창 밖이 밝았다. 그것도 아침해같은 분위기가 아닌 분명하게 남쪽으로 해가 들어왔음을 알 수 있게 밝았다.

"지금 몇시지……"

흐릿한 눈을 부디부디 손으로 비비고 왼손목에 풀지 않은 채였던 시계를 본다.

"으악, 벌써 오후 2시냐……"

눈살을 찌푸리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몇시에 집에 돌아왔는 지조차 기억못한다만 자신의 모습은 보기에는 집에 들어온 후에 옷도 안 갈아있고 꿈 속으로 떨어진 것같다. 오늘이 휴일이여서 다행이다. 출근하는 날이었으면 늦잠을 잤다 정도의 소란으로 안끝났다.

그런데…… 아까부터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는 뭐지. 냄새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야 안에 돌연히.

여고생이 나타났다.

갑작스런 사건에 뇌가 얼었다. 시야 한 가운데에 인왕립한 여고생은 내 눈을 쭉 보더니 한 손을 올렸다.

"잘잤어"
"너 뭐야!!"

침대에서 뛰며 큰 소리를 내자 여고생은 멀뚱히 눈을 몇 번 깜빡였다.

"'너 뭐야'라고 말해도…… 여고생일뿐인지라"
"어째서 JK가 우리 집에!"

여고생은 쓴웃음지었다.

"재워달라 했는데 재워주었잖아"
"누가 재워주겠다고 말했다고?"
"아저씨가"
"난 아저씨아냐"

이번에는 실소했다.

"아니 아저씨잖아. 웃겨"
"안 웃겨. 아니 그보다 이 냄새는 뭐야. 너 뭐 만드는 거야"

거실과 부엌 사이에 서있는 여고생을 밀치자 가스레인지 위에 있는 냄비에서 온기가 나온다.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보자 거기에는 된장국이 끓고 있었다.

"된장국……"
"만들었어"
"남의 집에서 멋대로 된장국 만들지 마"

내 말에 여고생은 한숨을 쉬었따.

"뭐야, 그 한숨은 뭐냐"
"아저씨가 만들어 달라 했잖아"
"아저씨아니라니까"

'이런이런'이라며 어깨를 으쓱이더니 여고생 말투가 쌔졌다.

"아저씨가 아니라면 뭐야. 뭐라 부르면 돼?"
"뭐라부르든 됐으니까 우선 나가"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남 집에 들어와 있는 거야. 거기다 허가없이 된장국같은 걸 만들어대고 말이야.

"정말로 기억안나? 어젯밤에 전신주 아래에서 난처해 있는데 아저씨가 말걸었어"
"그러니까 아저씨가…… 전신주? 어젯밤?"

그 말을 들으니 어제 저녁 기억이 흐릿하게 뇌내에 떠오른다. 토하며 걸었다. 그건 기억난다. 그리고 집 근처에 있는 전신주 아래에……

"아, 검은색 팬티 입고 있던"
"무슨 그게 떠올린 방법이야. 최악인데"
"체육앉기하고 있던 JK잖아"
"그래"

점점 기억이 선명해진다. 앞뒤생각않고 하시모토와 술을 마셨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던 중에 이 녀석을 발견했다. 그 뒤에…… 그 뒤에 뭔가 했다는 건가. 여고생을 줍고난 뒤 기억이 정말로 없다. 뻘뻘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나 너 덮치지는 않았겠지"

내 물음에 여고생은 진지한 얼굴로 이쪽을 볼 뿐이다. 답이 없다. 뚝뚝 땀이 분비됨을 느꼈다. 어제 저녁에는 내 인생에서 가장 취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취해있었고 무엇보다도 자포자기하게 되었다. 뭘해도 이상하지 않다.

"어이…… 무슨 말 좀 해봐"

식은 땀을 쩔쩔 흘리며 내가 말하자 여고생은 풉, 숨을 뱉고 얼굴이 풀렸다.

"아하하, 아무 것도 안했어"
"지금 그 간격은 뭐야! 식은땀 흘렀잖아!" "놀리고 싶어져서 흐흐"

우스꽝스럽다는 듯이 어깨가 들썩이며 여고생은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