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그만두고 서민이 되겠습니다/19. 왕립도서관에서

이런 식으로 왕립도서관에 마차로 다시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새해 장식이 남은 거리의 경치를 마차의 창 넘어로 바라보고 있을 때보다도 왕립도서관에 도탁한 지금이 훨씬 흥분하여 있다.

마차 주차장에서 마차에서 내려 혼자서 석재보도를 걸어 간다. 이번에는 그 책을 빌리는 것만이 아니라 열람할 시간도 받을 수 있었다. 어떤 책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자 두근두근거려 발걸음이 빨라진다.

밀크티 색의 옷을 입은 나는 저번처럼 행색이 누추하지는 않겠지. 머리는 심플하게 하나로 묶어봤다. 장식도 붙이지 않아서 이름을 대지 않으면 어딘가의 시녀나 가정교사로 보일지도 모른다.

거친 석재로 지어진 전물 내부는 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훨씬 조용했다. 아직 새해를 맞아 소란스러운 장소에서 놀고 있는 사람이 많은 거겠지. 귀족이 낮선 나에게는 딱 좋다. 우선은 전에 갔던 귀족전용구역으로 방향을 정해 간다. 그리고 아버지의 소개장을 접수대에 넘기고 법률에 관한 책장으로 향한다. 전의 그 책이 있던 장소를 있을 리가 없다. 험하게 쓴 흔적이 남은 두꺼운 책은 같은 장소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손에 책을 쥐고 페이지를 넘긴다. 있다... 이 책이다. 소중하게 책을 품에 안고 접수대에서 대출 수속을 하였다. 가장 중요한 용무는 우선 끝났다.

손에 드는 가방에 빌린 책을 넣고 나는 도서관 안을 산책하기로 했다. 어디에 어떤 책이 있을 지 모르고, 무엇보다 왕립도서관이여서 인지 벽면에 커다란 것부터 작은 것까지 그림이 많이 장식되어 있어 흥미가 끌린다. 저택의 그림을 질릴 정도로 보고 있기에 이번 기회는 소중하다.

"예술품을 감상하는 공부부족은 못 부정하겠어. 이 그림, 자수 도안의 창작의욕을 자극하네"

지식으로서 최근 유명한 화가의 이름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 그림을 볼 기회는 없다. 물론 다른 그림또한 없다. 다양한 그림을 얼굴을 가까이 대거나, 멀리서 떨어지며 나는 그림을 잠시 감상하고 있었다.

"아샤 마리아 아가씨. 오랫만입니다. 마음에 드시는 그림이 있으셨나요?"

낮선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려 나는 무심코 부르르 몸을 떨어버렸다. 천천히 몸을 돌리자 그곳에 있던 것은 머리가 검고 하늘색 눈을 가진 노와르백작이었다. 또 수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의심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안녕하신가요, 노와르백작님. 도서관에 이렇게 많은 그림이 장식이 되어 있는 줄 모르고 있었기에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그림을 보는 분은 적기에 그림을 고르신 왕자님도 아시면 기뻐하시겠죠"

나는 웃음을 얼굴에 붙이고 귀족답게 행동한다. 저번에는 첫대면이었고 내가 매우 동요했기 때문에 쌀쌀한 대도를 취했지만 아버지의 지인이란 걸 안 지금은 제대로 예의를 차려 행동해야 한다. 귀족연감의 내용에 따르면 노와르백작은 24살. 분명히 작년에 아버지의 뒤를 이음. 처자식은 없음. 도서관리가 업무였지. 잘 보면 온화해 보이며 단정한 얼굴. 미남입니다. 저... 귀족인 남성과 얘기할 기회같은 건 아버지와 오라버니 이외에 그다지 없으니까, 엄청 긴장된다고. 정말 싫어. 얼릉 어딘가 가주지 않으려나.

얼릉 떨어지고 싶다는 내 마음같은 건 노와르백작에게는 전해지지 않아서 어디에 어떤 책이 있는지 안내한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나같은 계집아이를 상대해서 뭐가 즐거운 인지. 그냥 예의상하는 거라면 얼릉 해방시켜 달라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린다. 결국 지리와 관련된 책이 진열된 책장으로 안내받았다.

"여행이라도 가실 껀가요?"

"신문이나 서류에서 자주 눈에 본 거리에 대해서 지식이 없어서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대답의 말끝을 흐렸다. 사실은 서민이 된 후에 이사할 거리를 검토하기 위해 책을 읽고 싶은 것이다. 관광명소같은 곳이 없는 그럭저럭 가계가 있는 좀 큰 지방도시가 이상적이다.

"공부를 열심하시네요. 그럼 저도 일하러 돌아가 보겠습니다. 천천히 열람해 주세요...... 오늘 복장은 매우 잘 어울리십니다."

미남에게 칭찬받았다... 무심코 나, 얼굴이 빨게졌어. 하지만 뭔가 엎드려 절받기란 느낌이지. 거기에 15살인 나에게 24살은 거의 아저씨인지라, 칭찬받아도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다. 좋은 사람같지만 귀족의 겉치레로 한 말이겠지.

그 후에 마차가 맞이하러 오는 시간까지 책을 읽고 왕도 근처의 거리에 대한 지식을 머리속에 집어 넣었다.

노와르백작은 평범한 귀족여성과 달리 그림이나 지리 책에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용모가 멋지고 온화한 성격을 가진 소유자에 집안을 상속자인 노와르백작은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그래서 유행하는 옷과 미용과 향간에 떠도는 소문에만 관심을 가진 여성에게는 질려있던 듯하였다.

향간에 떠도는 나에 대한 정보는 귀족연감에는 1줄 밖에 정보가 없고 사교계에도 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는 특이한 사람이라는 소문이다. 하지만 당사자와 만나 이야기를 하자 좋은 인상을 받았고(노와르백작의 후일담) 최근에는 재능이 있는 여성이라는 소문도 관공서 일부에서 흐르고 있다. 그림이나 지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재능이 있는 소문이 정말이라는 뒷받침일지도 모른다.

"왕자님의 귀에도 넣어 둘까?"

노와르백작은 왕궁에서 책을 보내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그 때 왕자 한 명에게 도서관에서 입수한 거리의 정보도 같이 전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일까지 귀족연감에는 적혀 있지 않다. 나에 대한 정보가 루덴스 저하의 귀에 들어갔다는 것따위 살 수 있을리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