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그만둡니다, 서민이 되겠습니다/10. 발견

시녀가 전달해 준 입던 옷이 드레스에는 놀랐다. 기성품이지만 새 옷은 처음이다. 장식이 아무것도 없는데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지만… 찾으려고 힘들었겠지. 이 정도로 심플한 드레스는 본 적이 없다. 구태여 장식을 땠을 지도 모른다. 드레스의 색상은 연한 갈색, 밀크티색 이라고 말하면 좋을까? 이 색도 그다지 눈에 띈 적이 없다.

사우전트가로서는 초라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몸치장시키는 것도 싫다. 그 결과가 이 드레스겠지. 플로레님에게는 최대한의 양보인 거겠지. 마음 속을 생각하자 웃음이 터졌다.

자신의 몸을 꾸미는 것을 스스로 조른 적이 내게는 없다. 창창한 나이의 여자아이인데 깨끗하게 입을 수 있다면 문제 없다는 것이 신조다. 옷가게에 다니거나 자수 관련으로 유행이 무엇인지 상급품과 범용품의 차이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지식이고 자신과 관계시키는 것은 아니다.

“원단이 뻣뻣하지 않아. 부드러워”

그런 나도 새로운 옷이고 질 좋은 드레스는 기뻐서 꼬옥 안아 버렸다.

아버지나 오라버님의 업무를 도와 주어서 이전보다 저택에서의 내 취급은 훨씬 나아지고 있다. 서류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인정하는 듯하다. 그리고 벌써 10년 이상 나도 여기서 지내고 있는 걸, 하인과도 접족하는 것은 줄고 무시도 줄었다. 관계를 가지지 않는 것은 오히려 내가 좋다. 이제 와서 귀족으로서 강하게 명령할 수도 없고.

지난 밤에 나는 내 방에서 곰곰~히 생각했다. 램프를 늦게까지 사용해서 연료가 부족해도 시녀가 좀처럼 보충해 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나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침대 안에서 생각를 하는 데는 방이 어두워도 문제없다. 평소라면 온갖 생각을 하는 도중에 어느샌가 자지만…아무래도 그 날 밤에는 그러지 않았다.

내가 도서실에서 찾은 귀족에 대한 법률 책, 거기에는 내가 바라고 있던 문장이 기재되어 있었다.

-귀족과 평민 사이에 태어난 서자는 성인이 된 시점에서 어느 오척에 속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단, 스스로 호적에서 삭제하는 것을 신청하여 접수받은 경우에 한한다.

...조금 신경 쓰이는 문장도 같이 기재되어 있지만, 거기에 다른 법률과 비교해서 여기만 글자가 작은 것도, 의도적인 생각를 느낀다. 그다지 알리고 싶지 않는 권리이려나. 지금까지 누구에게든 스스로 귀족이냐 평민이냐 선택할 수 있다니, 배운 적은 없었다. 접수되기 어려운 거려나?

귀족 사이에서 태어난 서자라면 후원자도 있을 테고, 무엇보다 본인이 귀족이라는 의식이 강하니까, 평민이 된다는 건 생각도 하지 않을 거겠지. 설령 귀족과 평민 사이에서 태어난 서자라고 해도 귀족으로서 대우받았으면 의식도 귀족이겠지.

옛적에, 누군가 귀족과 평민 사이에서 태어난 서자가 평민이 되려고 노력하여 만든 법률이려나?

귀족으로서 대우받지 못하고, 평민으로서는 복받은 나는 어중간한 존재다. 어머니는 나를 어떻게 하고 싶었으려나? 귀족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

저택에서 사는 내 모습은 좋은 것만 전했으니까 내가 귀족답게 지내고 있다고 믿고 있던 것일까? 그렇다고 믿고 싶었을까? 정원사의 작은 방에서 어머니와 살 때는 어머니와 같은 일을 하는 것이 나에게는 자랑스러웠는데. 흙투성이가 되는 것도 손이 거칠어 지는 것도 싫지 않았다. 평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귀족으로 만들고 싶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머님, 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는 걸. 어머니, 라고 부르고 있었는 걸.

옛부터 딱히 귀족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관여하고 싶지 않아.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서 아버지의 말하는 것을 듣고 귀족이 되고자 했다. 흉내내려 했다. 지켜주리라 믿었다. 그 결과는…

“귀족의 적을 파해달라 하자”

목표가 생겼다! 그렇게 하려면 귀족 호적에서 삭제를 신청하여 접수될 만한 이유를 제대로 만들어야지!

저택에서 받은대우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자, 좋아, 좀 더 나에게 가족도 하인도 다시 괴롭혀 줘! 웰컴! 아버지의 업무도 비밀로 해야 하는 것에는 엮이면 안된다… 이 집에서 내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무척 쓸모없다고 평가받도록 해야한다.

평민이 되어도 자립하여 지낼 수 있다는 것도 보여 주면 좋겠지. 자수 실력을 좀 더 갈고 닦는 거야! 가사, 취사도 할 수 있는 게 좋겠지. 주방 일도 도와줄까? 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해야 하나? 말을 기다리지만 말고 사우전트가의 가장인 아버지와 협상해야 한다.

어머니의 말이 문뜩 떠올랐다.

“자신의 요구만을 강요하면 안된단다. 들길 바란다면 상대의 부탁도 들어야 해”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는 상태의 눈을 제대로 보고 이야기를 하는 거란다”

우선 주위를 더 제대로 살피자.

다만 걱정 되는 것은 성인이 되고 바로 귀족인 것을 포기함을 선택하면 귀족으로서의 의무인 “귀족으로서 왕족을 따른다”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 대신에 다른 것을 요구받을까? 먼저 뭔가 해야 하나? 내가 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입장이라면 귀족호적과에 가서 집적 들을 텐데.

그것과 걱정인 것은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린 후 어딘가로 시집가는 것. 다행히 아버지의 왕궁에서 업무는 고미술 유지 관리계. 왕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그림과 골동품을 유지 보수하는 일이다. 예산도 그다지 내려오지 않고, 수수하지만 필요한 부서다.

고미술 감정가로서 아버지는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같지만 큰 돈을 다루는 부서도 아니고 왕궁에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아버지와 관계를 가지려는 귀족이나 상인은 없다. 그런 이유도 있어서 겔란 오라버님을 시작하여 언니분들에게도 아직 약혼자는 없다. 뭐어, 본인들이 더 좋은 살마을 구하고 있는 탓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참금도 기대할 수 없고 외견도 평범하고 귀족으로서 사교계에서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나를 굳이 사우전트가의 피을 원하기 때문에 신부로 받으려고 하는 집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사우전트가가 신부로 보낸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렇지만 시집보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혹은 가정교사나 고위 집안에 시녀로서 내보낸다… 나에게 그렇게 역량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귀족과 평민 사이에서 태어난 서잔 대우하기고 껄끄러울테고.

응 역시, 평민이 되는 것이 제일 좋다. 무엇보다 본인이 원하고 있는 거니까 문제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