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그만둡니다, 서민이 되겠습니다/78. 사람찾기

“아~ 지쳤어 물터는 어디일까?”

그 뒤로 나는 헌옷 가게에서 오래 입어 색이 파래고 거친 감색 자국이 남은 가슴에 두르는 앞치마를 구입했다. 수중에 있는 갈색 튜닉과 푸른 바지 위에 둘러 아랫 마을의 허드렛일을 하는 처녀가 완성되었습니다.

더하여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안 묶는 척하여 청소에 힘써 먼지투성이가 되었다. 늦더위 중에 이렇게 하는 건 힘들었다. 허드렛 일은 괜찮고 서민과 같은 생활도 저항은 없지만 일단 귀족 낭자이기도 했다. 가능한 몸을 단정히 하는 건 당연하니까 먼지투성이가 되어 더러운 채인 것은 힘들다. 내 청결감은 어디에 간 건지…

지금은 내겐 꽤 많이 더러워 보였다. 꾀죄하다고는 말하고 싶지만 그것에 가까운 것같기도 하다(ㅠㅠ)

'이러면 부유해 보이지 않으니 덮지는 것도 주저하겠지'

이 차림으로 넘어졌던 지구로 다시 왔다. 왕도 북서에 위치한 이곳은 새버릴이라 부리는 곳이다. 슬럼가까지는 아니여도 싼 임금으로 잡역부로 일하는 사름이 많이 사는 잡스러운 인상을 가진 지구이다. 여기에서 우연히 일어난 불로 일부가 전소한 집이 그대로 방치되었다. 집주인이 팔아치우지도 않고 다시 세우지도 않고 탄 채로 방치했기에 최근에 폐가는 집이 없는 사람이나 못된 사람이 거주지가 되어 버렸다.

어느 지구라도 다른 곳 사람은 눈에 띈다. 경계받는다. 그러니까 나는 솔직하게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하고 새버릴에 들어 갔다. 더러운 옷을 왕궁 내부 사람들에게는 보이고 싶지 않기에 이른 아침에 관사를 나와 왕궁 문을 나왔다.

'저기~ 죄송합니다. 살짝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저 이 주변에서 소문의 '친절한 훈남'인 것같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답례를 하고 싶어서 찾고 있어요. 어디에 있는 지 아나요? 뭔가 그에 대해서 아는 거 없나요?"

넘어진 주변에서 아침부터 계속 몇 명씩이나 말을 걸어 물어봤지만 신기하게도 당사자와 이어지는 사람이 없다. 그 외몬데 만나면 누구라든지 절대로 잊지 않을텐데 그런데도. 루덴스 저하 조차 그다지 정보를 얻을 수 없었는 걸 내가 간단하게 손에 넣을 수 있을 리가 없겠지.

'이 주변에 자주 출몰하는 게 아닌 건가. 길에 밝은 사람같았는데 근데 다른 지구라도 출몰했으니까 느긋하게 할 수 밖에 없겠지'

길가에 한가해 보이는 노점에서 빵을 산다.적게나마 들어간 야채와 익힌 계란이 얊은 빵에 끼여 있다. 퍼석퍼석하여 아쉬운 점심식사가 되어 버렸지만 어쩔 수 없지. 평소에 먹는 식사가 너무 좋은 탓이다.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지.

'같은 장소에 오래 있으면 이상한 녀석들에게 눈에 띌테니까 슬슬 이동해야지. 다음은 나무 그늘쪽으로 갈까'

꾸욱꾸욱

뭔가가 빛바랜 감색이었던 에이프런의 옷자락을 당겼다.

"있잖아 누나 또 만났네"

눈 앞에는 언젠가 여기에서 데려와 돌려 보냈던 미아가 있다. 이자 나았지만 무릎에 멍이 든 원인이다. 소년의 이름은 킷카라는 듯하다, 라고 말하는 건 저번에 이 주변에 왔는 걸 혼자서 달려 떠났다.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어 내에게 손을 이끌려 울상을 지었는데.

잘도 날 알아보는 구나.

"요전에는 고마워. 집에 돌아가니까 엄마한테 혼났어. 도와준 사람에게 인사도 안하다니! 라고. 그러니까 뭔가 곤란하면 도와줄꼐"

울상을 짓던 때는 여자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가련하게 보였지만 눈 앞에 있는 애는 어딜봐도 까무잡잡한 응석쟁이같은 꼬마애다. 검은 머리카락을 대충 하나로 묶어서 푸른 눈동자가 똘망똘망하게 사람을 잘 따를 듯이 움직인다.

"내가 뭔가 재미있어 보이는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전혀 재미있는 일이 아니고 오히려 수수하고 힘든 일을 하는 거야. 그래도 도와줄 꺼야?"
"이 주변은 잘 알고 있으니까 나 분명히 도움이 될 꺼야"

빠지려 하는 내게 더욱 다가왔다. 뭐어 사람을 찾을 때는 사람이 많을 수록 좋으니까. 이 아이의 호의는 고맙게 받자. 나는 킷카의 검은 머리를 살짝 거칠게 쓰다듬었다. 날 올려다보는 킷카도 헤헥 웃는다.

그럼 사람을 찾아보자.

◇◇◇

결국 다음날도 킷카가 도와줘서 새버릴 지구에서 '친절한 훈남'을 찾아다녔다. 점심식사로는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빵 튀김을 노점에서 사서 킷카랑 둘이서 먹었다. 살짝 명치가 쓰라린 것같은데.

우수한 말단역인 킷카 덕분에 즐거운 산책을 할 수 있던 것은 다행이었다. 무섭다고 생각되던 곳도 킷카에게 있어선 평소에 다니는 곳이기에 호신술을 안다면 다른 지구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장소였다. 뭐어 살짝 쓰레기가 많이 떨어져 있더나 싸우는 소리가 들리거나 킷카랑 몇 번정도 달리곤 했지만 말이지.

빵 튀김도 뱃속에서 이제 사라졌을 것같을 쯤에 나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냈다. 휴식입니다. 이전에 산 로베르트님의 눈같은 색을 한 그 사탕이다. 살짝 많이 사 뒀으니까.

"킥카, 손을 내밀어봐. 자, 먹어"

그의 꾀죄죄한 손에 반투명한 황색 사탕을 하나 올린다. 나도 하나. 킥카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이거 먹어도 돼?"라고 묻고선 자기 입 안에 던져 넣었다. "맛있어, 맛있져"라고 말하며 뛰어 도는 킥카를 보며 나도 근처에 있는 돌에 앉았다. 기운찬 킥카의 페이스에 맞춰 거어 다녔기에 평소보다 훨씬 다리가 지쳤다. 멍하니 나는 땅바닥을 바라봤다.

어느샌가 등 뒤에 누군가가 서선 내게 그림자가 드리웠다. 놀랄 새도 없이 말을 걸어왔다.

"날 찾는다는 게 너희가 맞지?"

얼굴을 드니 눈 앞에는 보드라워 보이는 백금색 머리카락을 지닌 왕자보다 더 왕자님같은 사람이 회녹색 눈동자를 바라본다.

찾던 사람이 눈 앞에 있는데 나는 그저 놀랄 뿐이었다. 그래도 쭉 그를 계속 볼 수만은 없다. 나는 인사를 하기 위해서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