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그만둡니다, 서민이 되겠습니다/81. 모스트 다크

다리를 딱 하나만 건넜을 뿐인데 이렇게 전혀 다른 분위기는 뭘까… 왕도 안에 정비된 거리 풍경과 다른 엉망진창이라는 느낌으로 일관성없는 건물, 허름한 집 옆에 화려한 벽돌 건물이 있기도 했다. 길은 몇갈래나 교차되어 무계획적으로 만들어졌다.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하는 냄새같은 악취와 같이 진한 싸구려 항수와 알코올 냄새가 섞여 바람을 타고 풍긴다.

그곳에는 눈으로 피곤한듯이 도로에 서성이는 사람도 있고 쨍쨍한 눈으로 우리를 노려보는 사람고 있고 가치를 매기는 듯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신기하게도 소리를 그다지 안난다. 여기는 어두워 지고 난 후가 시끌벅적하겠지.

긴장을 풀자 여기 일부가 되버릴 듯한 강렬한 자기장이 일어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좋든 나쁘든 뭐든 삼켜버릴 듯한 곳이다. 이게 슬럼이라는 건가?

어느샌가 앞을 걷는 웨이의 양측에 보기에 튼실한 남자들이 따르고 있다. 헤~ 없었는 왕자님 이상으로 왕자님다운 웨이가 이 곳에서 신가하게 어울린다.

"여긴 왕도의 쓰레기장이야. 겉으로 드러날 수 없는 사람이 모이는 장소. 겉에서 드러내기 싫은 장소가 여기에는 있어. 엮기고 싶지 않는지 옛날부터 왕궁의 힘은 거의 안와. 방치해둔 거야."

웨이의 말에 솔직하게 끄덕이는 자신이 있었다. 보면 알 수 있다. 왕도의 질서정연하게 손길이 닿은 거리와는 전혀 다른 걸. 킥카는 내 팔을 껴앉는 듯이 나를 따라온다.

모스트 다크의 거리는 시야가 나빠 밝은 햇빛이 그다지 안 들어온다. 이것만으로도 평범한 왕도 주민이 떨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허름하게 포장된 돌길을 전진하면 어울리지않게 크고 압중한 한 저택에 도착했다. 그 안으로 웨이랑 우리만 들어간다. 호위인 듯한 남성들은 문 앞에서 기다리는 것같았다. 저탁 안에도 남성만 몇몇있었다. 웨이를 볼 때마다 가볍게 인사한다.

통과한 간소한 방에 차를 들고 온 소심해 보이는 여성이 유일하게 만난 여자였다.

"이게 알겠어? 나는 여기 모스트 다크 주민으로 여기를 통솔하는 패밀리 차기 계승자야. 지금 보스인 아버지가 얼마 뒤에 은퇴하지. 뒤를 이으면 이제 거의 여기를 나갈 일은 없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세상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는 일에 잔뜩 엮이겠지. 그러니까 억지를 부려 이틈에 밖깥 거리에 나가서 선행이라 불리는 것을 하며 걷는 거야. 누군가의 도움이 된다고 느낄 수 있는 건 즐거우니까"

"보스의 후계자야? 그렇다면 당신의 존재는 무의미하지 않잖아?"

"나는 호적이라 하는 게 없어. 세금을 내지도 않지만 나라에게 받은 은덕도 없지. 호적이 단순한 종이 쪼가리이긴 하지만 내 존재를 세상에 증명해 주는 거잖아. 확고한 증명이 없는 나는 유령같은 거지"

'뭔가 짜증나네. 불행 자랑인가? 난 호적이 있어도 가족(?!)에게 거의 없는 사람 취급받았는데.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없는 쓸쓸함은 나도 충분히 맛봤으니까 알아. 하지만 웨이는 실제로 이렇게 소중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대해주는데 실감할 수 없다니… 사치스럽달까, 불행이랄까.'

나온 차에 누구 하나 손을 대는 일도 없이 갑갑한 침묵이 공간을 지배했다. 푹신한 소파인데 불편하네.

"웨이 오늘은 나 돌아갈꼐. 그리고 또 여기에 올께. 모스트 다크에 들어올 수 있게 돌다리 쪽에서 보초서던 사람에게 제대로 전해줘둬. 킥카 가자"

쓸쓸함으로 슬람을 끊을 정도로 강하게는 안보이는 웨이를 남기고 속이 뒤틀린 듯한 마음을 안은 나와 이해가 안가는 킥카는 큰 저택을 나왔다. 호위역으로 한사람에게 안내받아 우리는 모스트 다크 거리를 다시 걷고 돌다리로 돌아 왔다.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옆에서 '후우'하고 킥카가 크게 숨을 쉬었다. 여길 걷는 거만으로 긴장되지.

왕립 도서관에서 본 지도 상에서 까맣게 칠해진 장소인 모스트 다크. 거기에 있는데 없는 것으로 취급되는 장소. 나나 웨이의 마음 깊은 곳에서 잊고 싶은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

"검게 칠한 걸 지우고 싶어"

나는 자신의 손을 쥐고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머리를 꾹 들러 씩 웃는다.

"킥카, 오늘은 점심식사 맛있는 거 먹자"

"나 단 거 먹고싶어~"

난 킥카 손을 끌고 모스트 다크에서 빨리 멀어지기 위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배를 가득채우면 뒤숭숭한 기분도 분명 맑아질 터. 여러가지 고민하는 건 나중에 해도 되겠지.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카플씨가 우리를 바라보던 것을 나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