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그만둡니다, 서민이 되겠습니다 69화

일주일간 저녁마다 항아리 안을 긴 봉으로 저었다. 가지색 옷을 입고 코와 잎을 천으로 가린 모습은 마녀가 있다는 소문이 난 원인이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항아리에 못들어간 백년초는 펼친 시트 위에서 건조시켜서 차로 만들었다. 귀족 규수가 할 일이 아니다. 안다. 고맙게도 수잔씨는 말없이 지켜봐주었다.

시간이 지남과 함께 항아리 안에 있는 백년초 성분은 소주의 알코올과 녹아서 독특한 향도 안나게 되며 알코올 냄새만이 항아리에서 퍼지게 되었다. 백년초를 으깬 잎을 천으로 거르고 남은 에키스에 물과 글리세린을 더해 병에 담으면 상처약 완성입니다!

거칠어진 손에도 효과가 좋다는 것은 내가 실제로 써서 보증끝. 책으로 얻은 지식을 실현. 섞는 배합은 책에 나와 있지 않았기에 내 오리지날 레시피이다.

"나타샤씨, 백년초 상처약 다 만들어졌어요. 도와준 답례입니다. 받아주세요"

백년초로 인연을 맺게된 주근깨 미인인 나타샤씨는 내 옆방 사람이었다. 나보다 두 살 연상인 중견기사님이기에 야간 순찰이 있다거나 업무가 끝나는 게 늦어 돌아오는 게 귀찮으면 그대로 왕궁 내 숙소에 머물기도 하기에 3일에 한 번 정도만 방에 들어오는 것같다. 정말 멋지게 어긋났습니다.

그런 나타샤씨에게 기사님들이 추천하는 약방을 추천받아 보습용 글리세린을 구입했다.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백년초 엑키스를 판매를 타진했는데 우호적이다. 아직 엑키스가 많이 남았으니까요. 돈이 될 예감이 든다.

나타샤씨는 게다가 같은 관사에 지내는 친구를 소개해주었다. 단숨에 친구가 늘어간다. 꿈만 같아. 같은 '~샤'을 이름을 가져서 그런지 친근감을 가진다. 남작가 규수라고는 생각 서민적인 태도도 개인적으로 엄청 좋다.

내가 백작가의 딸인데 관사에 지내는 것 또한 '뭐, 여기서는 자주 있는 일이야'라고 말해서 가족에 대해서 건들지 않는다. 그녀도 가족과 어떤 응어리가 있을 지도 모른다.

"저녁식사 같이하자"라는 권유를 나타샤씨에게 받은 것은 손가락에서 삼백초 색이 빠질 쯤이었따. 가지색 사무복도 얇은 원단으로 지어진 반팔 여름용 복장이 되어 봄은 끝나고 여름다운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게 되었다.

◇◇◇

약속 시간보다 살짝 이르게 나는 관사 입구에 왔다. 좋은 인상을 주고 싶으니까요. 여자모임이니까. 단순하고 서늘한 하늘색 원피스를 입어 보았습니다. 왼편으로 정리한 머리사락을 은방울꽃 자수를 한 하늘색 리본으로 묶어봤다.

왁짜지껄한 소리와 함께 세 소녀가 등장했습니다.

"""처음뵙습니다"""

처음은 나타샤씨. 신체의 윤곽선이 드러날 정도로 핏이 맞는 검은 바지에 새하얀 노타이셔츠 보이시합니다. 그런데 여성스러움이 풍기는 것이… 갭모에같아.

이어서 풍성한 금발 머리를 정수리에서 묶고 빨간 머리장식을 달고 방긋방긋 웃는 아가씨. 풍만한 가슴이 인상적입니다. 그녀는 하미이씨.

마지막으로 반질반질한 밤색 머리카락을 하나로 땋은 눈이 동그란 아가씨. 몸집이 작은데 몸짓, 손짓이 커다래서 보고 있으면 귀엽습니다. 그녀는 마리에타씨. 둘 다 문관입니다. 신분을 상관하지 않고 친구를 맺은 것에 놀랐습니다.

나도 거기에 참가할 수 있을까? 하며 두근두근되는데요.

식당에서 저녁이 올려진 트레이를 받아 네 명이서 살짝 구석진 테이블을 점거한다. 오늘 저녁 메인 메뉴는 민어 빵가루 허브구이다. 로즈마리와 소금이 잘 어울려 맛을 낸다. 디저트로 딸기 잼이 들어간 치즈케이크를 골랐어요. 여자인데 디저트는 필수죠.

나는 하미이씨와 마리에타씨에게도 백년초 상처약을 한 뒤 놀라며 모두가 대화하는 것을 들었다. 그야 이렇게 여자끼리 모여 대화하는 건 처음인 걸. 어느쯤에서 대화에 참여해야 할 지 타이밍을 종잡을 수 없다. 그저 놀라기만 할 뿐인 걸.

세 사람은 오랫만에 만난 듯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 지 서로 안부를 말했다. 모두 자신의 업무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 '바쁘다'라고 말하며 충실한 생활을 보내는 것같다. 왕궁에서 일한다, 즉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연대감이 더해져 여자답지 않게 일하여 힘들다는 공통의 고생이 우정의 근원에 있다고 나는 느꼈다. 응, 나도 공감할 수 있어.

단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나 존경이 그대로 왕족이나 중추에서 일하는 분들에 대한 동경과 미화로 이어지는 것같아 내게 있어 ??이었다.

"아샤 마리아씨는 어디서 일하고 있어?"
"정무과 로베르트 듀 에덴바흐 후작 밑에서 잡무를 하고 있습니다."

미리 정해놓은 대답을 한다. 아샤 마리아는 로베르트님이 고용한 것으로 되어있다. 지금 나는 레디 앤이 아니다. 루덴스 저하 곁에서 일한다는 것은 절대 말 못한다.

"아샤 마리아, 말이 딱딱해. 평소 업무로 딱딱한 말투를 쓰니까 지금정도는 편하게 이야기해도 돼. 아니면 평민과는 대등하게 말할 수 없는 거야?"
"그런게 아닙니다. 이렇게 여자끼리서 이야기하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나는 부정하며 무심코 의자에서 일어나 버렸다. 자아, 진정해라며 앉기를 종용됐다.

"그 로베르트님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거야?"
"우와 좋겠다. 로베르트님은 엄청 신사적인 사람이지? 일하는 보람이 있겠어"
'내 머릿속에 신사적인 로베르트님은 없어요… 둘 다 그렇게 반짝반짝거리며 기대하는 눈으로 절 보지 말아요'

"그러고 보니 난 오늘 훈련할 때 루덴스 저하 보습을 봤어. 씩씩하시고 여전히 멋졌다니까"

과연 여자들이 동경하는 투 톱, 말하는 모두가 넋을 잃는다. 신분따위 상관없이 인기가 있다는 건 정말이네.

지금 여기에 있는 일에 열중하는 세명에게 남자친구는 아무도 없는 것같다. 그래도 어리고 숫된 연령의 아가씨들이 모이면 멋진 남성의 소문에 관한 이야기가 흐르는 건 당연할까… 그리고 나선 멋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란셀님이나 레이야드님의 이름도 올랐다. 치즈케이크는 맛있었지만 그녀들의 멋진 남성을 칭찬하는 말에 계속 동의하느라 지쳤다. 첫대면인데 반대하는 말을 할 용기는 없다.

'겉모습은 좋지만 그렇게 멋지진 않아'

몇번이나 마음 속에서 외치며, 지쳤어.

◇◇◇

"레디 앤. 내게는 백년초 상처약 안주는 건가? 완성되었다는 보고는 올라왔다만."

집무상을 바라보며 펜을 빠르게 움직이며 겸사겸사라는 듯이 루덴스 저하가 말했다. 감시받고 있었구나. 카플씨가 보고한 걸까.

"저하라면 더욱 효과가 좋은 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료됩니다만"
"상당한 수고와 고생을 하며 만들었지. 자네의 역작이 신경쓰인다. 그런데 전혀 내게 건내줄 기색이 없군. 무정하군."

루덴스 저하는 펜을 놓고는 방긋 나를 향해 웃는다.

'까매… 귀찮은 사람이야'
"물론 우리에게도 주겠지"
"예에 예에, 로베르트님이죠. 여기에도 까만 게 있어"
"알겠습니다. 나중에 넘기겠습니다."

가까이에 있어서일까, 내게는 루덴스 저하를 비롯해 로베르트님들이 멋지다는 것을 지금 하나도 이해할 수 없다. 일은 잘할지 몰라도, 멋지지 않아, 번거로운 사람들이다.

'세간 사람들~ 얼굴에 속으면 안돼요~'

마음 속으로 몇번이고 외칠 수 밖에 없다.


귀족 그만둡니다, 서민이 되겠습니다 분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