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그만둡니다, 서민이 되겠습니다 70화

이상형

"있잖아 아샤 마리아짱은 누구파야? 누가 이상형이야?"

식당에서 마침 만난 마리에타씨와 같이 저녁을 먹던 중에 갑자기 질문받았다. 켁켁, 여름 채소 스튜를 뿜지않고 꿀꺽 삼킨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 오늘은 업무 후에 귀가하고 바로 왔기에 가지색 사무복이지만 빨간 토마토색으로 물들이는 건 피하고 싶어.

아까까지 가장 좋아하는 식당 메뉴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터인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는 나를 두근두근 거리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마리에타씨. 기대한다 한들 아무것도 안나옵니다만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으~음~"
"평소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끼지는 않잖아. 이상형은 숨기는 타입이야? 나는 아는 대로 란셀님 지지자야. 평민을 상대로 해도 호위기사님인데 겸손하고 그 장신에 든든한 가슴… 아~ 껴안겨 보고 싶어"

마리에타씨 얼굴 앞으로 양 손이 오른쪽으로 왼쫀으로 하늘하늘 흔들린다. 그와 함께 딴 머리카락도 꼬리처럼 흔들린다. 상긴한 볼이 은은하게 빨게졌다. 작은 자신과 커다란 란셀님의 포옹을 상상하고 있는 걸까. 여자인데도 귀여워~ 한살 연상이지만 연하처럼 느껴져.

"그럼 말하자"

역시 우수한 왕궁 채용 문관입니다. 나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다가오는 모습은 박력으로 가득차 도망치는 게 어려다.

'에잇, 떠올리자'

"내 이상형은 루덴스 저하입니다. 야~ 그 얼굴은 인간을 초월했죠. (성격은 둘째치고) 그야말로 눈호강이죠."

입에서 적당히 말이 나왔다!! 임시땜빵나왔어! 표정은 평정하게 유지했지만 목소리가 높아져 버렸네. 실패했나 싶어 마리에타씨를 보자 힘껏 머리를 끄덕이며 '응, 응, 그런가, 그렇구나'라며 긍정하고 있다. 그런 모습은 그저 시골 소녀같아. '나타샤도 루덴스 저하빠야'라던지 '얼굴이라면 레이야드님도 버리기 힘들지'따위를 말할 때마다 일단 끄덕여 맞장쳤다.

평민인 마리에타씨나 하미이씨에게 있어서 귀족님은 구름 위 존재. 얼마든지 장난치며 동경할 수 있는 것같다. 평소에 쌓인 스트레스를 잘생기고 멋진 남성들 이야기로 발산한다든가. '귀족이 아닌 멋진 남성분은 없어?'라고 물었는데 '재잘재잘 모두 다같이 떠들거면 모두가 아는 분들을 소재로 쓰는 게 더 불타지'라는 것같다.

그게 귀족이었던 사우전트가 언니들이 재잘거리는 것과 다른 점. 결혼이나 연을 맺는 것 못하니까다. 이성과 만나는 것을 단순하게 즐기는 점이 귀족과 다른 평민의 특권. 이야기에 있는 연애라는 것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을 평민이 압도적으로 많다.

어느샌가 마리에타씨의 페이스에 말려 나도 잘 대화할 수 있게 된 것같다.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는 것은 역시 좋지. 하룻동안 싸인 피로도 싹 날라갔어.

◇◇◇

침침한 비구름이 하늘을 덮어 반짝이던 햇님의 모습은 요즘 볼 수도 없다. 습기로 머리카락이 팽창하기 쉬워진 게 고민의 근원이다. 비가 주적주적 내려 외출이 내키지 않는 지, 왕궁 치안 상담부실에서는 루덴스 저하를 비롯해서 로베르트님, 란셀님, 레이야드님과 모여있었다.

'이 광경을 마리에타씨나 하미이씨, 나타샤씨가 보면 기뻐하겠지~'

모두 진지하게 각자 책상 앞에서 뭔가 적는다. 이 인원이 진지하게 일하는 한결같은 눈길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 쿨한 눈길에 무심고 두근해버린다. 나도 메모 정리하는 것에는 상당히 익숙해져서 각자가 정리한 것을 나눈 함에는 아까 새로이 추가된 분만이 남아있다. 요근래는 여유가 생겼지 때문에 메모 정리와 함께 쓸만한 자료를 첨부하거나 참고 될만한 책 제목과 페이지를 더하여 써둔다. 조금은 도움이 되려나?

나는 모두가 한 숨 쉴 수 있는 타이밍을 쟀다. 이미 시녀들이 언제라도 티타임을 들 수 있도록 차 준비는 해주었다. 남은 건 뜨거운 물을 준비하면 OK이다. 루덴스 저하가 시선을 책상에서 올려 동료에게 시선을 쏟는다. 마지막에 나와 아이 컨택트하셨다.

나는 맛있는 홍차를 우린다. 소파에는 루덴스 저하와 동료등.

'지금 백년초 상처약을 넘길 때야!'

나는 나타샤 일행에게 준 것보다 비싼 병에 넣은 백년초 상처약을 각자 앞에 놓았다. 이 저하에게 넘겨도 이상하지 않을만한 병을 찾느라 드리는 게 늦었다. 내용물의 대충 10배는 비싸다.

"제가 직접 만든 백년초 상처약입니다. 효과는 평소에 여러분들이 사용하는 것보다 아마 적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괜찮다면 써주세요"
"아~ 이게 왕궁의 마녀가 만든 상처약이군. 고맙게 받을게"

'응? 마녀?'

"이야~ 영광이야. 그대가 가.장. 맘.에. 들.어.하.는. 남.성.이 나라니"
"그게 뭔 소리야?"
"○▲××~~~~!!! 상처약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말씀드릴께요!!!!"

로베르트님의 말을 숙녀임에도 불구하고 수수께끼의 소리로 잘랐다. 어째서 루덴스 저하가 '내 이상형은 루덴스 저하'라는 말을 아는 거지? 그 임시방편으로 말한 거라고 아는 듯한 말투인데.

"새빨게, 레디 앤"

그렇게 말하고 루덴스 저하는 홍차를 한 입 마시고 손으로 턱을 괴었다. 온화한 미소가 일부러 보란 듯이 보인다. 창피해~. 간신히 나는 로베르트님이나 란셀님, 레이야드님에게 백년초 상처약 제작법을 억지로 가르쳤다. 루덴스저하의 표정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 말은 마리에타씨랑 식사할 때만 말했다. 그 때 가까이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들은 사람은 보통 귀가 좋은 게 아니네.

뭐가 어찌 되었든 입으로 꺼낸 말에는 주의를 해야한다. 사우전트가를 나오고 나서 살짝 마음이 풀려 있었지. 루덴스 저하도 조심해야지. 여러가지 알고 있는 것같으니까.


귀족 그만둡니다, 서민이 되겠습니다 분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