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약 장수(남)으로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1장 32화

"엘리자베트님이 유학가신 곳은 이곳 라미파스이기에 만약 그녀가 어디에 계신다면 만날 지도 모른다고요"
"그럴 리가 없잖아. 이상한 기대 하게 하지마"

엘리자베트가 행방불명이 되었을 때 나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수는 전부 사용하며 최대한 탐색했다.
그렇지만 엘리자베트에 대한 실마리는 하나도 못 찾았다.
이미 죽었다던가 만약 살아 있어도 간단히 만날 수 있을 터가 없다.
그러나 그러고 보니 엘리자베트가 유학한 나라가 여기였던 것인가
그다지 이 나라에 오래 있을 마음은 없지만 엘리자베트가 배우려 한 것을 보는 것도 좋을 지 모르겠어.

"죄송합니다. 이 말을 실례한 것이기에 잊어주십시요. 가볍게 입으로 내서 좋을 말은 아니었지요"

제랄은 자신의 발언에 과하게 우울해 보였다.
오활한 말을 해버렸다는 후회 외에도 누군가를 떠올리는 듯한 표정이다.
제랄도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낸 것일까.

"아, 엄청 신경 쓰이는 건 아냐. 그것보다도 마을까지 앞으로 얼마나 걸리지?"

그럼 제랄를 더 이상 추구하지 않고 이야기를 돌렸다.

"그렇군요. 이 페이스로 가면 해가 저물기 전에는 도착하겠네요. 이제 곧 입니다"

제랄은 정신을 차리며 평소같은 수상쩍은 미소를 짓는다.
어느 누구든 마음에 잊을 수 없는 슬픔을 품었을 지도 모른다.


하토릴은 아직 해가 높이 뜬 사이에 다다를 수 있었다.
마물에게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외벽과 문은 훌륭하지만 사람의 왕래는 의외로 스무스하다.
문을 지나 마을에 들어가자 그곳에는 북적북적한 상점이 펼쳐졌다.

"다른 나라라고는 하지만 문화는 그리 다르지 않구나"

그런 말을 해 보지만 속으로는 거리의 활기에 자극받아 기분이 고양되었다.
엑소시스에 있을 적에도 왕족이기에 성 밖에 가볍게 가지 못 하고 이렇게 상점이 널린 모습을 천천히 본 적이 없다.
거기다 잘 보면 엑소시스에서는 본 적 없는 야채나 과일 요리가 있다.
흥미를 끌리는 것밖에 없기에 자연스레 시선이 이곳저곳으로 이동한다.

"윌리엄님, 좀 주변을 조심하면서 걸으세요"
"알아, 그렇게 아이에게나 할 말은 필요 없어"

제럴은 날 몇 살이라 생각하는 것인가.
바보 취급하는 건가?
허나 실로 보기 드문 것이 잔뜩 있구나.
아, 저 붉은 과일은 들은 적이 있는데.
분명... 먹으면 입 안에서 터진다고 하던데………

"꺄아"

또 무의식 중에 시선을 빼앗긴 탓에 전방에서 오는 사람을 못 피하고 부딪쳤다.
딸그랑 소리가 난 쪽을 보자 붉은 펜던트가 떨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떨어트린 듯하다.

"미, 미안하군"
"아뇨 저야말로 죄송해. 펜던트를 달려고 하면서 걸으려 하니까 그랬어. 어머 주워줘서 고마워. 아! 류카~ 잠깐만 기다려~!"

사죄를 하고 그녀가 떨어트린 펜던트를 주워 내민다.
펜던트를 받은 그년은 누군가를 따라가며 씩씩하게 사라졌다.

"정말이지 그리 말했는데…… 어라 윌리엄님? 왜 그러십니까?"

그 여성의 등만을 바라보며 미동도 않는 내게 제럴이 이상하다는 듯이 말을 걸었다.
나는 아까 펜던트에 달린 보석에 닿았을 때의 감촉을 반추했다.

"저것은, 저 보석은……… 그렇구나, 살아 있구나. 엘리자베트"
"예?"

제럴이 놀란 듯한 목소리를 냈다.
그렇게나 찾아도 찾지 못했던 엘리자베트의 이름을 입에 담았으니 놀람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아까 주웠던 그 붉은 보석은 내가 엘리자베트에게 건낸 물건임이 틀림없다.
실은 왕가가 건낸 보석 펜던트는 정말로 사랑하는 자에 대한 마음을 담아 자신의 마력을 마석을 만든 보석을 박는다.
아까 닿았을 때 내 안에 있는 마력과 보석 안 마력이 공명했기에 확실히 그렇다고 느꼈다.

그렇지만 엘리자베트는 어째서 그대로 떠난 것이지?
10년이나 지났으니 성장한 날 못 알아 본 것인가.
솔직히 말하면 나도 겉모습만으로는 그 녀석인지 몰랐으니까
그렇다면 지금부터 알려주러 가야지
여기서 만날 수 있었음에 그 녀석은 얼마나 놀랄까.

"거기…… 으읍!"
"자, 잠깐 기다려 주세요!"

내가 엘리자베트에게 말을 걸려하자 제럴이 당황한 듯한 모습으로 내 입을 막는다.
그 사이 엘리자베트는 날 알아차리지 못 하고 인파에 들러가버렸다.

"뭐하는 거야!! 놓쳐버렸잖아!!"

겨우 내 입에서 손을 땐 제럴에게 불평한다.
그러자 제럴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설교하 듯 말한다.

"진정하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로 저 분이 엘리자베트님이었습니까? 다른 사람의 똑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고요?"
"그럴리 없어! 저 녀석은 분명히 엘리자베트야! 저것은 내가 건내준 보석 펜던트라고"

나는 확신을 가지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내 그런 태도에 제럴은 턱에 손을 감고 무엇인가 고민에 빠진다.

"그럴 리 없어. 보석 펜던트도 닮았다면 모르지. 하지만 착각시킨 채 여성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까………… 윌리엄님 그렇다면 저도 돕겠습니다."
"어... 어어"

제럴은 실로 됨됨이가 좋아보이는 웃음을 보여주었다.
처음에 뭔가 중얼중얼거리는 내용은 못 들엇지만 또 혼자서 뭔가 고민한 것이리라.
그 아버지와는 다른 의미로의 박력에 압도되면서도 협력해 준다면 거절할 필요도 없다 생각하며 수긍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다가가기에 앞서 딱 한 가지 주의해야 하는 점이 있습니다"
"뭔데? 내가 윌리엄이나고 전하면 끝날 이야기잖아?"
"그게 가장 하면 안 될 일입ㅈ니다. 아시겠습니까? 잘 생각해 보십시요. 엘리자베트님은 생존하시던 요 10년간, 나라에 돌아오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던가, 기억이 없다던가. 그런데 거기서 윌리엄님이 갑자기 등장해 보십시요. 그녀는 혼란해 할 거라고요"

그리 말하니 깜짝 놀랐다.
깊이 생각치 않고 엘리자베트와 재회하여 냉정함을 잃어버렸다.
그렇군 그럴 가능성도 있는 것인가.
겨우 발견했는데 어떠한 사정으로 나를 피하여 사라질 지도 모른다. 또 못 만나게 되는 것은 사양이다.

"알았어. 그럼 어쩌면 돼?"
"제 3왕자 윌리엄님으로서가 아니라, 그렇군요……… 윌은 어떤가요? 평범한 사람인 윌이라는 인물로서 우선 그녀와 알게 되는 것은 어떨까요?"
"윌, 이라. 좋아 그렇구나. 그렇게 하자"

윌리엄이라는 이름과도 가까워 엘리자베트가 잊었어도 떠올릴 계기가 되어 줄 듯하다.
그리고 이 때부터 나는 윌로서 엘리자베트에게 다가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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