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서장: 하늘색 마법사의 시작/1화

"오빠, 오랫만이야♪"
"어?"

나는 갑자기 들려온 말이 이해할 수 없어 얼빠진 소리를 냈다. 그대로 어리둥절하게 눈 앞에 선 소녀를 바라본다.

아직 세살 정도인 금빛 머리카락의 푸른 눈동자를 지닌 소녀, 아니 아직 유아라고 말해도 될 나이지. 매우 귀여운 외모을 하고 있지만 그 표정에서 활발한 성격이라는 것이 보아 알 수 있다.

오빠…?

나는 살짝 안 돌아가는 머리로 아까 말을 음미하지만 엄청난 위화감을 느낄 뿐이다. 분명히 이 소녀는 피가 이어진 내 한살 어린 여동생이다. 태어나고서 이때까지를 같이 지내온 소중한 가족이다.

하지만 나를 이렇게 부를리가 없다. 여동생 도 오늘 아침까지 혀짧배기 소리로 '언니'라고 불러주었으니까.

그렇다. 나는 그녀의 한살 연상의 언니다. 혼동할 일 없는 여자아이. 그러니까 누가 듣든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

오빠…?

하지만 점점 머리가 돌아가는 중에도 그 호칭에 어딘가 그리움을 느끼기도 한 것이었다. 지금은 하주 멀리 느끼는 과거에 분명히 나는 그렇게 불린 시기가 있다.

문뜻 앞을 보자 여동생의 표정이 요 3년 간 보인 것이 없는 어른스런 기색을 보였다. 동시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장난이 대성공했다는 악동같은 자랑스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으헤헤 아직 눈치챘어?"

특징적인 웃음 소리와 함께 날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는 여동생. 아니 그보다 이렇게 웃는 사람은 한 명밖에 모른다. 아니, 하지만, 그럴 리가……

나는 이성적으로 부정하려 했지만 막연한 예감이 조금씩 확신으로 바뀌는 것을 자각할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하고 나는 혼란스런 상태에 다달았다.

점심식사를 먹은 후에 여동생이 뜰에 있는 정자로 불렸기에 분명히 눌자고 조른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쁜 장난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아마 인생이 휙 바뀔 것이라고 직감할 정도로.

차라리…… 이대로 기절할 수 없는 걸까?

사람은 엄청난 충격을 받으면 사고가 정지하여 의식을 놓고 싶어한다. 지금 나는 몸으로 직접 체감했던 것이다.

 ※※※

갑작스럽지만 나는 현대 일본에서 이세계로 다시 태어난 전생자다. 전세에서는 나루카미 쿠우야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 고등학생이었다. 외모는 전형적인 검은 눈동자에 보통 몸집에 평균적인 키로 특별히 쓸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동생에게는 중성적인 여자아이같이 보인다는등의 평가를 받은 적도 잆다. 개무시했지만.

그리고 학교 성적만은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시험 성적 톱을 유지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어쩌라는 거야'라고 할 수 있지만 하나 더 덧붙일 수 있다면 내 조부모님과 부모님은 바끄게 국내 국외를 날라다니는 사람들이었기에 같은 길을 걷고 싶다고 생각하게 자연스럽게 언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한 정도이다.

그렇기에 가끔 집에 들어오는 어른들을 대신하여 여동생과 남동생를 돌보는 것은 나였다. 그런 탓에 가사 늘력은 쑥쑥 상승하여 이것 또한 여동생에게 '시집가고 싶은 남자 No.1'따위의 안 고마운 칭호를 받아버렸지만.

무엇이 어찌하든 고등학교 생활과 합쳐 바쁜 매일이었지만 어째선지 마음이 맞는 친구도 생겨서 그럭저럭 즐거운 생활을 지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순조로운 인생은 커다란 전환점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두 번째 봄을 맞이하기 직전에 생긴 일이다……

나는 왠지 차가운 밤길을 떨며 걷고 있었다. 물론, 자신의 의사가 아닌 옆을 걷고 있는 녀석이 원인이 있는 것이다.

"--오~ 춥다, 오빠"

내 옆에서 장갑에 가린 손을 비비며 웃어오는 더플코트를 입은 소녀. 가볍게 웨이브가 곱은 머리를 흔들고, 크나큰 눈동자를 이쪽으로 향해서 오고 있다. 유쾌하게 봐도 다정한 얼굴 생김새를 하고 명랑 쾌활한 성격과 맞물려 남녀에 상관없이 호감을 받고 있는 이 소녀는 올봄부터 고등학생이 되는 한 살 아래 여동생인 유우였다.

"아~ 지금부터라도 집에 돌아가고 싶어"

난 하얀 숨을 내쉬며 탄식한다. 벌써 4월도 코앞이라는데, 몹시 추워지는 것이다. 옷이 부풀어 오를 정도로 껴입었는데도 떨림이 그치지 않는다.

"오빠, 한숨을 내쉬면 복이 달아나는 거 몰라? 그 버릇 고치는 게 좋아"

"……아니, 누구 탓이야?"

나는 째릿하게 능청스럽게 말하는 여동생을 노려본다. 이런 시간에 이런 곳을 걷는 꼴이 된 것도 유우 탓이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난 후 디저트를 다 떨어졌다는 것을 깨닫고, 근처 편의점까지 사러 가게 되었는데, 밤길을 나이 지긋한 여자아이 혼자서 걸게 할 수는 없어서 이렇게 마지못하게 따라다니게 된 것이다.

"그래서 고맙다고 했잖아. 자, 땡큐, 땡큐."

……요만큼도 성의가 느껴지지 않지만...…

가벼운 어조로 대답하는 여동생을 보고 멍청해진 나는 다시 한숨을 내쉬며 그저 앞을 향해 걷는 데 전념했다.


잠시 흰 달빛이 쏟아지는 길을 둘이서 걷다.

밤 주택가는 조용했고 걷는 사람의 모습은 별로 없었다. 가끔 퇴근길인 듯한 회사원들과 스쳐지나갈 정도이다. 가려는 편의점이 있는 큰길은 집에서 걸어서 충분한 거리다. 빨리 가서 빨리 일을 끝내고 속공으로 돌아가고 싶다. 집에는 아직 어린 남동생인 다이치가 집을 보고 있으니.

"그렇다고 해도, 조금 참을 수 없는 거야? 한번 디저트 안 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절대 무리. 내 몸 일부분은 스윗트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뭔소린지 모르겠네"

유우는 어쨌든 과자류를 좋아하는 것이다. 매일 일과처럼 먹고 살지만 먹는 만큼 통 살이 찌지 않는다. 확실히 스윗츠와 궁합이 좋은 신체일지도 모른다. 큰 운동을 좋아해서 칼로리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것 뿐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스윗츠를 좋아한다면, 스스로 가게라도 문을 열지 그래? 매일 먹을 수 있잖아"

내가 무심코 제안을 하자 여동생은 굿 아이디어라는 듯 짝, 두 손을 쳤다.

"나보다도 오빠가 더 어울려! 손재주가 있고! 그러니까, 장래 파티쉐가 되어 내가 먹게 해줘! 오빠라면 나의 취향도 잘 알잖아!"
"뭐어!?"

있을수 없는 미래를 제시해서 나는 말을 끊었다. 현시점에서도 고생스러운데, 앞으로도 계속 여동생에게 계속 만들어 준다니 어처구니없는 소리다.


"미안하지만, 난 그냥 갈 길을 정하고 있어"
"그래? 그럼 나도 오빠랑 같은 직업을 가질까?"

왜 사회인이 되어서까지 여동생과 함께 있어야 할까 하고 나는 망연자실한다. 결국 고등학교도 같이 다니게 됐고.


"무후후. 깜짝 놀랐지?"
"놀라는 건 내가 아니라, 유우의 담임이나 반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다니는 것은 현내에서도 1, 2등을 다투는 진학교이지만, 여동생의 성적은 겨우 중간 정도로 같은 고등학교에 다닐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던 것이다.본격적으로 수험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몇개의 운동부를 걸쳐 끼어서 같이 할 정도로 바쁘고, 공부는 적당히 하고 있는 정도였던 것이다.

그런데 직전 3자 면담때 갑자기 진로를 바꾼 것이다.

당연히 담임은 맹반대했지만, 여동생은 한 번 정하면 물러서지 않는 녀석이므로 마지막은 밀고 결정해서, 나와 부모님도 그 성격을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말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새해 들어 엄청난 집중력으로 공부를 시작하더니 몇 달 뒤 무사히 합격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무슨 일이든 거추장스러운 여동생이어서, 그렇다고 말한다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딱하게도.…담임에 이르러선 너무 힘이 빠져서 쓰러질 정도였던 것같고"

졸업식에서 인사할 때 이전보다 늙어보였다고 생각한 것은 성깔이 아닐 것이다.

"아이고, 누구도 불행해지지 않았으니까, 결과 오라이야." 

머플러의 위치를 고치면서 시원스레 말해주는 우미. 이 여동생은 주변이 깜짝 놀랄만한 일을 가끔 하는 것이다. 합격 발표때의 자신있는 얼굴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주변 친구처럼 동네 공립고교를 갈까?"
"아니, 오빠하고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게 의리라 생각하는 지라."
"뭐야, 그게."

어느 시대의 인의라고 난 기가 막혔다.

"본심을 말하자면, 소동에 휘말리기 쉬운 오빠 곁에 있으면 지루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라니, 야!"

괘씸한 여동생에게 딱밤이라도 먹여주려고 다가서자, 유우는 들으란 듯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뭐가 그리 신났는지 웃음소리를 내며 그대로 빙빙 돌면서 멀어져 간다. 위험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폐가 되므로 그만두었으면 한다. 참으로 곤란한 여동생이라고 난 탄식하지만, 빙글빙글 춤추고 있는 코트 끝을 바라보며, 쟤도 이제는 고등학생인가, 멍하니 생각한다.

앞에서 서술한 대로 어른들은 일이 바쁘고, 집안일에 더해 여동생과 남동생을 보살피고 있던 것은 내가 했기 때문에 왠지 감개무량한 기분이 든다.


내가 절실히 다 늙은 듯한 기분에 빠지고 있자 어느새 큰길로 접어들었다. 이곳은 역시 아직 행인들이 곳곳에 널려 있고 문을 연 곳도 많다. 목적지는 이제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다.

그러자 앞서있던 우미가 말을 걸었다.

"--아, 시로씨잖아?"

내가 얼굴을 들고 전방으로 시선을 돌리자, 거기에는 분명히 본 기억이 있는 인간이 걷고 있었다. 마침 목적의 편의점 앞을 통과하고 있어, 가게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그 반신에 쬐고 있다. 나랑 잘 어울리는 친구 시로다.

실은 나이가 16세인데 튼튼한 체격에 레슬러와도 맞짱뜰만한 거인이지만 손재주는 나보다 뛰어나다.

또 겉모습에 어울리게 힘도 좋고 학교 성적도 잘나와 경쟁할 만큼 기계도 잘 아는 등, 왠지 스펙이 높지만 본인은 수상한 오컬트 잡지를 애용한다는 괴짜였다.

어쩌다가 이 남자와 친구가 됐는지 아직도 신기하다.

"무후후후. 끼리끼리모인다, 라는 것 아니야?"

옆에 돌아온 여동생이 뭐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말은 한쪽 귀로 들어가 한쪽 귀로 흘러나왔다..

우리가 시로를 바라보고 있자 그쪽도 알아본 듯 금세 발걸음으로 다가왔다.여전히 고교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날카로운 기색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보면 괜찮은 애같지만 머릿속에서는 이세계의 존재를 믿는 변태다.

"야, 쿠우야, 우연이네.유우도 오랜만이다.
"네, 오랜만입니다. 시로씨"

다운재킷을 입은 시로가 말을 걸어, 나는 거칠게 손을 흔들고 유우가 푹 머리를 숙였다. 잠시 세 사람이 가볍게 서서 이야기하다.

"그런데 쿠우야. 다음 주 폐신사 탐색은 어때?"
"확실히 예정은 없어"

내가 대답하자 시로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얘기야?"
"동네에 신령 스폿으로 유명한 신사가 있잖아. 거기 가는 거야."
"아, 재미있겠다! 나도 따라갈까"

얼굴을 빛내는 유우.

아무래도 학생들이 동료들끼리 가서 함께 긴장감을 즐긴다라는 것을 상상하고 있는 것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좀 더 파고들어 이론적으로 해명하자는 식의 난해한 활동이다.

그런 일에 스스로 가세하려고 하는 것은 호기심 많은 여동생이다. 

"라고 말하면서, 오빠도 기대하고 있잖아? 왠지 그런 걸 좋아하고"
"벼, 별로…"
"유우, 그만 두는 게 좋아.쿠우야는 둘째치고, 저주받아 버릴지도 몰라"

시로의 말투에 나는 망연자실하지만 갑자기 팔에 희고 차가운 것이 들어맞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 눈……"

유우가 딱 하고 중얼거리다. 어느샌가 드문드문 계절을 벗어난 눈이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니 오늘 밤은 쌀쌀하겠다.

시로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입을 연다.

"이런 곳에서 서서 말하는 것도 그렇고 슬슬 해산할까.둘은 거기 편의점이었지? 근데 볼일이 끝나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아.오늘은 달과 별의 위치가 나빠."
"아니, 그런 오컬틱한 충고를 받더라도.…"
"하하하. 여전히 재미있는 사람이구나. "

진지한 말하는 시로에게 나는 어이없어 했고 유우는 작게 웃었다.

"……뭐, 이런 추운 날씨에 오래 머무르고 싶지 않고, 말을 듣지 않더라도 빨리 돌아갈 생각이지만."
"그렇구나. 몸 속까지 차가워지고"

우리들 남매가 그렇게 말하자 시로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이제 돌아갈 참이다. 뭣하면, 기다려 줄까? 어차피 돌아가는 길은 도중까지 같잖아"
"괜찮아, 무슨"
"요즘은 뒤숭숭하잖아.너희들은 누가 보면 여자애끼리 걷는 것처럼 보이니까"
"…………"

자지러지는 동생 옆에서 내가 너무하다고 분개했을 때였다.

갑자기 등 뒤에서 엄청난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내가 순식간에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거대한 트럭이 보도 위에 올라와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어"

누군가가 망연자실하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그것은 내 목소리였는지도 모른다.

몇 미터 앞에 있는 표지가 불쾌한 소리를 내며 날아오르지만 너무 갑작스러워 움직여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이럴 때 사람은 경직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법이다.

거기로부터, 확실히 슬로모션과 같이 사태는 진행되어 갔다.


이리로 천천히 향해 오는 트럭.

앞 유리를 넘어 운전자가 힘없이 핸들에 얼굴을 묻고 있는 것이 보인다.운전 중에 갑자기 병이나 피로 등으로 의식을 잃는다는 그 것일까.

등 뒤에 있는 시로가 뭔가 고함치며 다가오는 것 같다. 이쪽을 밀쳐낼 셈인가, 아니면 감쌀 셈인가.

하지만, 이미 알고 있다. 이제서야 어떻게 움직이든 간에 늦을 것이다. 문득 깨닫자 유우와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감촉으로 나처럼 여동생도 경직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것같다는 걸 알았다.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그만한 것을 인식한 나는 이것이야말로 죽기 전에 체감 감각이 연장되는 현상인가 하고 태평한 생각을 한다.

트럭은 이제 눈앞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옆에 있는 여동생, 집에서 기다리는 남동생, 다른 가족들, 친구인 시로, 그리고 나 자신을 생각하면서 어둠 속으로 정신이 삼겨지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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