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1장: 마법사와 온천마을/03화

온천 마을 호슬링. 에레미아 북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당연히 땅에서 솟아 오르는 온천이다. 인구는 2천 명 정도지만 관광객은 계절에 상관없이 끊임없이 찾아온다. 때에 따라서는 마을에 있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은 객들이 찾아 오기도 한다던가 아니던가. 동쪽 국경이 가깝기에 옆 나라에서도 온천 치료를 위해 오는 객이 오는 듯하다. 어찌되었든 거리의 규모 치고는 번성한 곳이다.

소라 일행 네 명은 거리 정문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 이 마을에 오는 것은 몇 년만이다. 이전에는 아버지인 토마스의 귀향을 따라 에델베르크가 사람들끼리 방문했다.

마을 북쪽에는 표고 천 미터 정도의 사다리꼴 모양을 한 볼츠 산이 있다. 휴화산이 된지 오래된 산이다. 온천의 원천은 거기서 시작된다. 거기다 산의 맞은 편에는 북쪽 국경에 가로놓인 듯하게 이어진 아르스 산맥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소라는 산기슭에 있는 마을을 보며 떠오른 의문을 클로에게 물러봤다.

"그러고 보니 할머님 어쨰서 가도까지 오신 것입니까?"
"아~ 그건 말이냐. 그건 막 도착한 관광객이랑 경비대 녀석들이 도적이 나왔다고 호들갑을 떠는 걸 들었기 때문이란다. 녀석들이 출동한 다음에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자아이 세명이 숲 속에 있는 가도를 사용했다고 하지 않느냐. 너희가 점심쯤에 마을에 도착할 예정인 것은 온 편지에 쓰여 있었으니까. 혹시 너희일지도 모르니까 말이지. 뭐어 쓸데없는 걱정이라 생각했지만"
"과연, 그랬던 거군요"

소라는 이해했다. 병이 나은 지 얼마안되었는데 굳이 와 준 것에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윌리엄이랑 웬디는 잘 지내더니?"
"예, 윌리엄 할아버님은 팔팔하세요. 당주로서 일을 하시면서도 젊은 기사들을 엄히 키우고 있습니다. 웬디 할머님은 이미 반년정도 동안 안 돌아옵니다만 아마 건강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구나, 둘 다 여전한가 보구나"

클로에는 쓴웃음을 지었다. 소라의 어머니네 조부모인 윌리엄과 웬디, 그리고 클로에는 원래 모험자 동료였다. 할아버지인 윌리엄은 젊을 적에 에델베르크 가를 나와 수행을 겸하여 여기저기를 모험자로서 여행을 했던 것같다. 그리고 여행 도중에 같은 모험자로서 방랑 여행을 하던 웬디와 만다 한동안 팀을 맺은 후에 윌리엄은 웬디와 같이 고향인 에레미아로 돌아와 마도기사단에 입단하였다. 그리고 나서 얼마 안있어 둘은 결혼했다.

"클로에 할머님은 웰디 할버님이 윌리엄 할아버님과 만나기 전부터 알고 지네셨죠?"

소라는 전부터 흥미가 있던 걸 질문해 봤다. 웬디는 꽤 예전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 때문이다.

"아~ 그렇지. 나도 이 작은 마을에서 나와서 넒은 세계를 여행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모험자가 되었지만 말이지. 좀처럼 마음이 맞는 동료를 찾지 못해서 말이지. 한동안 혼자서 행동했지만 그 때 웬디를 만났단다. 그 때는 걸작이었지~"

클로에는 만나던 때를 떠올린 건지 웃음을 머금었다. 소라가 놀라 벙벙해지자.

"처음 만났을 때는 나는 웬디가 짜증나는 계집이라고 생각했어"
"예? 그랬었나요?"

소라가 놀랐다. 둘은 그야말로 자매처럼 마음이 척척맞았다. 살짝 부러울 정도로.

"어찌되었든 첫대면에서 들은 말이 '약한 주제에 혼자서 행동하지마'였으니까 말이지~"

클로에는 그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부터 40년 가까이 전 이야기이다. 클로에가 호슬링을 나와 모험가가 되고 나서 수년이 지났었다. 클로에는 착실하게 경험과 실적을 쌓아올려 여러 팀에게 권유받았다. 허나 그것을 모두 거절했었다. 때에 따라 어느 팀에 끼어 활동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혼자서 행동했었다. 실제로 그리해서 어느 정도 해내고 있었고 그럴 자신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클로에가 어느 던전에 도전하던 때이었다. 난이도로서는 그 때 클로에에게는 딱 적당할 정도로 던전 규모도 그다지 크지 않아서 혼자서 도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했다. 사전에 입수한 정보에는 없던 강력한 마수가 발호했다는 것같았다. 타이밍이 나쁘게도 클로에가 던전에 들어가기 직전의 이야기였다.

마수란 세계의 마력의 영향을 받아 변화·진화한 괴물을 말한다. 자아가 옅은 괴물에게는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인 괴물보다도 아득하게 강력하고 지능도 높다. 마력에 영향받았기 때문에 마도와 닮은 힘을 행사하는 개체도 있다. 그 개체에 따라서는 국가가 특별하게 토벌대를 편성하는 경우도 있다.

클로에가 그런 개체와 던전의 어둑한 동굴 안에서 만났을 때 자신은 여기서 죽는다고 직감했다. 거기다 눈 앞에 있던 존재는 지금까지 느낀 적 없을 정도로 강렬한 죽음의 기척을 뿜고 있었다.

마수는 불 원소의 영향을 받았는지 신체에 아지렁이와 같이 창백한 화염을 두르고 있었다. 신장이 4미터에 가까운 고양이과의 대형 마수다. 강인하고 유연한 체구에 입에서는 날카로운 대형 나이프도 같은 이빨이 엿보였다.

"구오오오오오오!!!"

그 마수는 클로에를 발견하자 동굴 전체가 진동할 듯한 큰 소리고 위협해왔다. 그러자 풍기던 위압적인 적의와 마력에 클로에는 식은 땀이 멈추지 않았다. 마치 심장을 조이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이 세계에 온갖 생물은 마력을 가진다. 그 마력량은 개체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인간이라면 마력용량은 태어날 때부터 대체로 정해져 있지만 수련에 따라서 어느 정도는 늘릴 수 있다. 마력량이 많다고 강한 것은 아니지만 마력을 다룰 수 있는 자에게 있어서는 커다란 장점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마력이 활성화할 때는 파동이 되어 주변에 전해지는 성질이 있다. 일반인은 감시할 수 없지만, 클로에정도의 마도사라면 그로부터 어느 정도 역량이 있는 지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마수가 얼마나 강한 지는 마력의 강도와 비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클로에는 그 강렬한 마력 파동을 몸에 쐬며 그 마수가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영혼 레벨에서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렇다 하여 그저 도망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나아갈지 물러갈지 하나를 택해야 하는 동굴의 외갈래길. 등을 보인다면 쓰러트려져 먹혀 죽는 게 눈에 선하다. 애초에 속도로 대적할 수 있을 것같지 않았다.

그렇다하면 어느 정도 피해를 입혀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고 나서 틈을 찾아 도망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해도 가능성은 꽤 낮겠지만'

클로에는 마음속으로 살짝 자학적으로 웃었다. 클로에는 애용하는 철채찍을 갖추며 의식을 세계와 동조시킨다. 채찍으로 견제하며 마도로 결말을 짓는다. 그것이 클로에의 기본적이 전투 스타일이다. 클로에가 전투태세를 갖춘 것을 본 마수는 한 번 더 포효를 하며 위협하자 육식 짐승답게 멋지게 육박하여 클로에에게 달려들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체격이다.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을 당할 게 분명하다.

클로에는 용기를 내어 마수를 향하며 달리곤 그대로 몸을 던지듯이 앞으로 굴러 마수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바로 일어나 뒤돌아보며 마도문을 구축했다.

달려들었던 마수가 착지하여 이쪽을 목만 돌려 보는 것을 시야에서 확인하며 클로에는 마도문을 그리는 것을 마치고 있는 힘껏 마력을 쏟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그 큰 몸집으로는 동굴 안에서 자유롭게 몸을 방향 전환할 수 없는 것같았다. 클로에에게 있어서도 도망칠 길이 제한되어 있었지만.

마도를 완성시킨 클로에는 겨우 이쪽으로 몸을 돌린 마수을 향해 발동했다.

"아이시클 제펠린얼음 창!"

마력이 작용하며 파랗게 빛나는 거대한 얼음 창이 일직선으로 마수를 향한다. 직격하면 마수를 관통시킬 수 있을 터다. 이 동굴 안에서는 만족스럽게 피할 수 없겠지.

하지만, 마수는 피할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마력을 높여 몸을 두른 화염을 활성화시키자 클로에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하얀 섬광과 함께 큰 불꽃 다발을 발사시켰다. 그 불꽃 다발이 공중에서 클로에가 던진 얼음 창과 격돌한다.

쿵! 마치 동굴이 붕괴할 듯한 우렁찬 소리가 울렸다. 고막이 저리는 걸 클로에는 느꼈다. 한참있다가 클로에는 눈부셔 감겨진 눈을 뜨고선 망연자실했다. 자신이 던진 마도 창은 지금 마수의 공격으로 산산히 부셔졌기 때문이다.

반짝반짝 부셔진 얼음이 흩날이는 너머에 상처 없는 마수가 여유롭게 배회했다.

"그럴수가…"

클로에는 그것을 보며 어두운 예감이 커졌다. 지금 공격으로 잡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진 않았다. 요격당하는 것도 예상했다. 하지만 스치지조차 못했다. 잔꾀를 쓰지 않은 전력으로 쏜 마도였음에도 말이다.

마도는 담긴 마력량에 따라 위력이 정해진다. 단 마력량이 많아질 수록 제어가 어렵게 되기에 자신이 보유한 마력을 전부 쏟는 것은 보통은 할 수 없다.

클로에가 던진 아이시클 제펠린얼음 창은 물 속성인 중급 마도지만 지금 그녀가 쏟을 수 있는 가능한 만큼의 마룍을 쏟았다. 그 제어술은 일류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터다. 거기다 자신이 가장 특기로 삼는 속성이기도 하다. 그것을 손쉽게 파했다.

클로에는 다가오는 절망감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다음 마도를 준비에 들어갔다. 여기서 포기할까보냐, 하며 마음속에서 스스로를 질책한다. 지금까지 몇 번의 위기를 헤쳐나왔다. 뭔가 지금 위기를 빠져나올 방법을 짜내야 한다.

그런 클로에가 생각하는 도중에 이번에는 마수가 선수를 쳐왔따. 이번에는 거의 예비 동작이 없어 아까 전보다도 가느다란 화염 다발을 십수개를 클로에를 향해 쐈다.

"!"

클로에는 재발리 피한다. 하지만 피하지 못한 한 발이 그녀의 오른발을 가로질렀다. 오른발의 감각이 소실하고 쓰러진다.

클로에가 오른발을 보자 발목을 감싸던 부츠의 일부가 타있었다. 아무래도 스친 듯했다. 직격했다면 발목채로 검은 재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든 오른발은 당분간 움직일 수 없지만.

마수는 쓰러진 클로에를 보고 단숨에 도약하여 덥치려 했다. 클로에는 포기하지 않고 채찍을 휘두르려 했지만 마수의 앞다리에 손쉽게 튕겼다. 클로에는 그때서야 죽음을 각오했다.

하지만 그 때.

클로에의 뒤쪽에서 날라온 강렬한 바람 덩어리가 뛰어오던 마수를 맞춰 떨어트렸다.

커다란 지진을 울리며 쓰러지는 마수. 갑작스런 전개에 클로에는 아연실색하면서 등 뒤를 바라봤다. 거기에는 어느샌가 키 큰 여성이 한 명 서있었다. 연령은 클로에와 같은 10대 후반쯤이겠지. 기다란 푸른 빛이 띄는 검은 머리카락을 아무런 방해없이 등 뒤에서 흐른다. 말끝까지 닿는 새까만 코트를 착용하여 놀랄 정도로 가볍게 장비를 착용했다. 허리에는 폭이 좁은 검을 한 자무 매달았다. 꽤 미인이지만 어딘가 멋있다고 형용하고 싶어지는 여성이었다.

그 여성은 클로에를 힐끗 보더니 차갑게 뱉었다.

"넌 바보냐? 약한 주제에 혼자 행동하지마라. 바보야"

클로에는 첫대면 때 바보라고 불린 것은 처음인 경험이었다. 거기다 두 번이나 이어서나. 그런 심한 말투에 화가난 클로에는 도움을 받았음에도 상관없이 대꾸했다.

"너, 너야말로 혼자잖아!? 괜찮으니까 얼릉 도망가! 꽤 실력은 있는 것같지만 이 마수는 혼자나 둘이서 해결할 상대가 아냐!"

그걸 듣고 콧웃음치는 여성. 점점 짜증나는 계집이다. 이라고 클로에는 분개했다. 하지만 그 여성은 클로에의 분위기를 신경도 안쓰고 딱 잘라 말했다.

"꽤?라고 아니지. 난 엄청나게 실력이 있다고"

스스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냐며 입을 딱 벌린 클로에. 그런 클로에의 표정을 보고 여성은 큭큭 작게 웃으며 이쪽으로 분노의 시선을 보내며 일어선 마수를 보며,

"뭐, 보고 있어봐. 이 정도 녀석은 나 혼자서 충분해"

쓰러진 클로에 앞을 가로막듯 서서 평정하게 말했다.

"그게 나와 웬디의 첫만남이었지"

클로에가 이야기를 마친다.

"그런 경위였습니까?"

소라가 좀처럼 보기 드물게 흥분한 듯했다. 클로에도 웬디도 그다지 옛 이야기를 하지 않는 점도 있어서 이야기에 빨려든 것같았다.

"그래서 그 다음은 어찌되었어요?"

어느샌가 마리나가 가까이 와서 이야기를 들은 것같다. 여기도 두근두근거린다는 표정으로 다음 이야기를 재촉했다.

"응? 순식간에 마수를 쓰러트렸지. 그야말로 '풍인(風刃)'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순살극이었지"

'풍인'이라는 것은 바람 속성의 마도와 열풍 채로 검처럼 다루는 것을 특기로 하는 웬디의 이명이다.

"그리고 나서 두분은 팀을 맺었다요?"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아이라가 대화에 끼었다. 아이라도 지금 이야기에 흥미를 동한 것같았다.

"바로 맺은 건 아니란다. 내 입장에서는 첫대면 인상이 최악이었으니까. 뭐어 우여곡절을 치르며 맺게되었지."
"그 후에 윌리엄 할아버님이 팀에 들어온 것이군요. 클로에 할머님은 윌리엄 할아버님이 웬디 할머님을 데리고 에레미아로 돌아갈 때에 따라가지 않았습니까?"

소라가 물었다.

"둘 사람도 권했지만 말이지, 국가 조직에서 일한다는 게 썩 와닿지 않아서 말이지. 팀은 합해서 네명이여서 한 명 더 있었지만 결국 거기서 해산하게 되었어. 뭐 그 다음에는 한참동안 편한 모험자 생활을 하고 나서 고향인 호슬링에 돌아왔고 여기서 나도 연이 생겨 결혼한 거지"

하지만, 이라며 클로에는 이었다.

"그 웬디가 윌리엄을 따라가서 마도기사단에 입단하는 것만이 아니라 결혼까지 할 줄은 생각 못했지"

클로에의 말에 소라 일행도 이해한 듯 끄덕였다. 웬디는 오만불손하고 자유분방함을 구체화한듯한 사람이다. 그러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도 가지고 있지만.

"그건 웬디 할머니가 윌리엄 할아버지에게 반했기 때문이잖아요?"

마리나가 흐흐흐 웃으며 말한다. 그걸 들은 클로에는 쓴웃음을 지으며,

"뭐어 확실히 윌리엄은 좀처럼 못 볼 좋은 남자인 건 인정하지만 말이지. 단 정의감이 강한 성실한 남자니까 말이야. 처음에는 둘 다 자주 다퉜기에 그런 관계가 될 줄은 누구도 예상 못했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마을의 서문에 도착했다. 클로에가 문지기에게 말을 걸자 얼굴을 보자마자 통과하여 들어갈 수 있었다. 문지기가 소라 일행을 보고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겨우 도착했다~! 얼릉 자가 언니! 할머니 집은 저쪽이었지?"
"야 마리나!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점심밥은 안 도망가! 그렇게 달리면 마을 사람에게 민폐잖아!"

마리나가 소라의 손을 잡아 끌며 빠른 걸음으로 마을로 들어가고 따라서 아이라가 조용히 따라간다.

클로에는 그 광경을 보며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해도 옛날에 소라를 클로에는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 소라가 3·4살일 적이다. 소라는 매우 예의바루고 또 세상물정에 매우 밝아서 어려운 책을 몇권씩이나 읽었다고 하는 아이였다. 거기다 아이라곤 생각 안들 정도로 어른스러워서 투정도 거의 하지 않았다.

주위 사람은 이미 그때부터 소라를 신동이라 칭했다. 에덴베르크 가의 신동은 바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클로에에게는 소라가 억지로 자신을 틀에 가두려는 듯하여 갑갑하게 보였다. 거기다 가끔 소라가 보여주는 그림자가 신경쓰였다. 본인은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주의하는 듯했지만.

어딘가 먼 곳을 보는 듯한 시선. 자신이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여 클로에는 불안했다. 어딘가로 가버리는 게 아닐까하고.

그걸로 한 번 웬디와 상담한 적이 있다. 지금이야 같은 손자를 지닌 전 모험자 동료인 웬디는 '시간이 해결할 꺼야, 아마도'라고 한마디만을 말했다.

꽤나 적당한 대답이었지만 웬디의 말은 꽤 맞았기에 클로에도 한동안은 지켜보기로 했다.

그후로 수년후에 아들인 토마스가 오랫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에 같이 온 소라를 보고 클로에는 놀랐다.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 보이던 그림자가 깔끔하게 사라졌었다. 불안정하게 보였던 것도 제대로 땅에 발이 디뎠다는 느낌이었다.

이런 표현은 이상할지도 모른다만 소라라는 존재가 조화가 되었다. 그런 인상을 받았다. 그것을 보고 클로에는 안심했다. 결과적이긴 하지만 웬디가 말한 것은 맞았으니까.

그리고 지금, 눈 앞을 다투며 걷는 자매를 본다. 그 모습은 생명력으로 가득차 넘쳤다. 자신이 사는 길이나 목적을 찾은 자만이 뿜는 것이다.

클로에는 다정한 웃음을 띄우며 손녀들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