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1장: 마법사와 온천마을/04화

소라 일행이 동문을 지나자 독특한 강한 냄새가 코에 닿았다. 유향 냄새이다. 이 냄새를 맡자마자 소라는 온천에 왔구나, 라고 실감했다. 이 세계에는 전세만큼 온천이 이곳저곳에서 솟지 않기 때문에 촘처럼 온천에 들어갈 기회가 없다. 호슬링 마을은 거의 정방형을 이루고 동문과 서문을 잇는 듯이 큰 길이 가로지른다. 또한 마을의 북쪽에 있는 볼츠산에서 마을을 북에서 남쪽으로 종단하듯 곳곳에서 온기가 나오는 강이 흐른다.

마을 주변에는 높이인 3미터정도인 튼튼해 보이는 석벽이 마을을 지키듯이 둘렀다. 그것은 당연하기에 이 세계에는 위험한 마물들이 있기에 최소한의 방비로서 필요한 장치이다.

마을 안에는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목욕을 마친 듯이 보이는 객들이 뺨이 상기되고 토산물 가계에서 물건을 구경했다. 큰 길가의 양측에는 많은 토산물가계가 빽빽하게 놓여있었다. 온천이 목적으로 찾아온 손님들이 흘리는 돈으로 마을은 구성하고 있으니까 당연하다. 여기저기서 객들의 시선을 끌려고 기운찬 목소리가 들러왔다.

소라 일행은 큰길가을 동쪽으로 나아가 도중에 강을 넘기 위한 작은 다리를 건넌다. 다리에서 강을 내려다 보니 스스로 판 듯한 구멍에서 족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며 마을의 북동 구역으로 향한다. 그곳에 클로에의 집이 있었다.

네 명이서 수다를 떨며 걷고 있자 꽤 고풍스러운 큰 건물 앞까지 왔다.

<딱다구리 여관>이러고 목판에 큼직큼직하게 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클로에는 여관을 경영한다. 물론 마을의 반 이상 주민들이 온천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만. 소라 일행은 바로 앞으로 들어간다. 들어간 로비에는 몇 년 전에 왔을 때와 바뀌지 않아 단아하고 포근한 내장이었다. 놓인 심플하고 센스 좋은 일상도구하며 그야말로 소라의 취향이었다. 들어가자 카운터에 있던 여성이 소라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환영해요. 소라씨 마리나씨, 오랫만이네요."

클로에의 장남인 마카스의 처인 오렐리아다. 그녀는 머리를 뒤로 예쁘게 묶고 다른 종업원보다 살짝 화려한 복장이기에 딱 봐도 여관의 여주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부드러운 언행에 다정할 듯한 여성이었따.

"오렐리아씨, 오랫만이에요. 신세 좀 질께요."
"오렐리아씨! 또 놀러 왔어요~!"

소라와 마리나도 인사했다. 오렐리아는 도중에 소라 일행에게 위험이 닥치지 않았는지 걱정했지만 소라일행이 무사한 모습인 것을 보고 마음이 놓인 것같았다.그리고 오렐리아는 아이라와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말했다.

"그럼 여러분들도 배가 비셨을 테니 점심식사를 하러 갈까요?"
"응, 이미 배가 꼬르륵 거려~! 여러 사정 때문에 이렇게 늦어버려서"

마리나의 그런 말에 오렐리아가 큭큭 웃곤 소라 일행을 어느 큰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소라 일행이 방에 들어가자,

"늦었잖아!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꺼야!?"

그야말로 건방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에 있던 사람은 짜증이 난 듯한 빡빡머리인 12살정도의 소년이었다. 마카스와 오렐리아의 자식으로 차남인 마르크이다. 그는 소라와 마리나의 사촌에 해당한다.

"마르크, 무슨 말버릇이니!"

오렐리아가 혼내지만 마르크는 외면했다. 그 모습에 소라는 '여전하구나'라고 생각하며 말을 걸었다.

"마르크 오랫만이야, 잘 지낸 것같네."

마르크는 슬쪽 소라쪽을 보더니 끄덕였다. 기본적으로 솔직한 아이이다.

"어이~ 마르크군. 잘 지냈을까~?"

마리나도 말을 걸며 마르크 옆에 앉았다. 그러자 마르크는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짓고는

"어째서 내 옆에 앉는 거야!? 다른데도 앉을 곳은 잔뜩 있잖아!"
"뭐 어때. 그렇게 매정하게 굴지 말라고~"

그런 둘의 대화를 무시하고 모두 각자가 적당히 앉았다. 마르크는 옆에 앉은 마리나와 미묘하게 거리를 두고 화났다는 듯이 말했다.

"너희들 꾸물거리며 걸으니까 이상한 놈들이랑 얽힌 거야! 소란을 피우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뭐 어때 무사하잖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하는 마리나를 보고 마르크는 또 입을 열려 했지만 그것보다도 빠르게 클로에가

"너도 궁시렁대면서도 늦는 거를 걱정하지 않았니? 거기다 경비대원들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상황을 보고 오겠다고 말을 꺼내더니. 네가 간다한들 아무것도 못하니까, 대신에 내가 간 거잖니"
"아, 그런 거였어요?"

소라는 흐뭇한 기분으로 마르크를 바라봤다.

"할, 할머니!!"

순식간에 당황한 마르크. 그것을 본 마리나는 공갈치는 쥐를 발견한 고양이같이 표정을 짓더니.

"으흐흐흐흐 뭐야, 그랬어? 정말이지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으구으구"

마르크의 빰을 간지러폈다. 가차없는 여동생이다.

"!!!!!!"

마르크 얼굴이 새빨게지더니 말을 잇지못하고 소리만 쳤다. 입이 뻐끔뻐금하더니 경직된다. 전세에서 마리나에게 잔뜩 둔하다는 등 듣던 소라여도 알겠다. 마르크는 옛날부터 마리나에게 마음이 있는 것같다. 그리고 마리나도 당연히 눈치했고 있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소악마라는 말이 어울리는 소행이다.

그러자, 그곳에.

"그래그래, 잘 왔다~ 너희들! 기다렸다고!!"

어째선지 쓸데없이 큰 목소리가 들렸다. 큰 방의 입구에서 식사가 담긴 접시를 손에 들고 얼굴을 내민 것은 2미터에 가까운 몸집이 큰 남자였다. 도중에 습격한 도적 두목보다도 한 아름 더 큰 당당한 체격이다. 엄청 크기에 머리를 숙여 방에 들어왔다.

클로에의 자식이자 장남이 마카스이다. 소라와 마리나의 숙부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도저히 소라와 마리나의 아버지인 토마스와 형제로 보이지 않았다. 토마스는 틀림없이 클로에와 닮은 거겠지. 그러고 보니 클로에의 남편으로 몇년 전에 병으로 사망한 다른 할아버지도 훌륭한 풍체를 지녔다고 소라는 떠올렸따. 그렇다 해도 인상은 이상하게도 무섭다곤 안 느껴진다. 이 붙임성있는 웃는 얼굴하며 착한 곰을 연상시켰다.

마커스는 한 번 인사를 끝내자, 솜씨 좋게 요리를 배치했다. 그 큰 손가락으로 실로 섬세하게 움직였다. 생선 구이와 산채, 양고기 따위를 쭉쭉 놓는다. 도저히 점심 식사의 양으로는 생각들지 않지만 식욕을 몹시 돌게 했다. 참고로 마커스가 요리사로 일한다.

"물고리는 아까 내가 강에서 낚은 거고, 산채도 오늘 아침 채집한 신선한 거야. 자~ 한가득 먹으렴!"

마커스가 보이는 체격대로 큰 목소리로 모두에게 식사를 권했다. 마르크는 이야기가 유야무야되어서 마음이 놓인 듯했다. 소라는 우선 산채를 먹었다. 신선한 것만으로 매우 싱싱한 식감이다. 민물고기도 독특한 냄새가 전혀 없다. 조리 방법도 그렇지만 낚고나서 바로 처리했기 때문이겠지. 거기다 버터의 풍미가 물고기와 딱 맞는다. 소라가 물고기에 레몬과 후추로 풍미를 더해 먹고있자 마커스가 수다떨었다.

"소라가 전에 알려준 생선 버터 구이는 어떠니? 손님들에게는 호평이었어!"

소라가 이전에 왔을 때에 알려준 요리 중 하나다. 아무래도 평판이 좋은 것같다.

"소라는 내가 모르는 요리를 여러가지 알고 있는데다 실력도 확실하니까. 요리사를 노려도 되지않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야. 여유가 있으면 또 알려주렴!"

소라는 자신이 좋다면, 이라며 끄덕인다. 멋으로 전세에서 주부처럼 지낸 게 아니다. 거기다 여기로 전생하고 나서도 취미로 각국의 요리가 수록된 책따위에서 나름대로 연구했다. 주로 마리나의 요청이 있어서 그랬지만.

"응,응. 아저씨 요리도 짱이지만 언니 요리는 정말로 맛있으니까~! 내 입맛을 딱 찌른달까. 또 뭔가 먹고 싶은 요리를 발견하면 부탁할께요. 언니님!"

정말 속편하게 말하는 녀석이야라며 쓴웃음을 짓는 소라. 마리나의 입맛을 아는 건 당연하다. 전세부터 마리나는 마음에 든 음식을 발견하면 자기 집에서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소라에게 만들어 달라 했기 때문이다. 그런 대화를 미소지으며 듣는 오렐리아는 뺨에 손을 대고 말했다.

"그렇지. 소라씨는 명가 아가씨인데 요리를 아주 잘한단 말이야. 착실하기도 하고, 분명 멋진 신부가 될 꺼야"
"하, 하하하. 그, 그렇나요?"

그걸 들은 소라는 살짝 굳은 얼굴로 웃었다. 그런 예정은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라고 크게 말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애초에 언니를 신부로 원한다는 남자가 나타났다해도 날 쓰러트리지 못하면 안되지. 어설픈 남자에게는 절대도 안 넘길 꺼야!"

마리나가 콧김을 씩씩 내며 까닭모를 말을 했다. 그러자 클로에도.

"그건 나도 그렇지. 그저 그런 남자에게 소라는 맡길 수 없으니까 말이지. 그리고 윌리엄이랑 웬디도 같은 말을 할 것같은데. 이걸로 대부분의 남자는 탈락하겠지"

응응, 고개를 끄덕이자 그 옆에서는 아이라도 나도 거기에 껴주세요라며 매우 마음이 굳은 모양새인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멋대로 말하는건지 너희들은, 이라며 소라는 어이없어하며 봤다. 오렐리아도 쓴웃음을 짓는다. 마르크는 입가에 야채 조각을 달곤 멍해있고 마커스는 와하하하하여 촐랑이며 웃었다.

점심 식사를 다 먹고 오렐리아가 내어준 동방의 과자인 만쥬같은 것을 디저트로 식후 티타임을 즐기며 소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클로에 할머님. 볼츠산을 서쪽으로 돌아들어간 곳에 동굴이 있지요"
"아~ 있지. 겨울의 시대에게 천연 동굴을 당시 사람들이 다듬어서 더욱 복잡해진 곳이지. 지금은 괴물이 득실득실한 던전화되어 있지만. 나도 몇십년 전이지만 들어가 적이 있단다"

겨울의 시대란 고대 마법 제국이 원인 불명의 멸망을 당한 후의 시대이다. 제국이 무너진 후, 이 별에서 대규모 기상변동이 일어났다. 이것 또한 원인이 무엇인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 그것은 빙하기가 도래했다 할 정도의 한랭기이며 약 백년 동안 이어졌다. 그렇기에 당시 사람들은 지하로 생활 공간을 옮길 수 밖에 없었다. 상상을 하지 못할 험난한 생활이 강요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대에 사용된 지하 생활 공간이 세계에서 유적이나 던전이 되어 남아있어 쿠단의 동굴도 그런 것 중 하나였다. 크기가 크다보니 수만명이 생활할 수 있는 지하도시라고도 부를 수 있는 규모인 것도 있다 한다.

"뭐냐, 혹시 들어가 볼 셈이니? 거긴 이미 탐색되었지만 말인데. 그 소문이라도 들은 거니?"
"예 그것도 신경쓰입니다만 달리 목적이 있어요."

아무래도 그 동굴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숨겨진 공간이 있고 거기에 고대 마법 제국의 유물이 남아있다, 라는 소문이 요 일 년간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것을 들은 몇몇 모험가 팀들이 동굴에 도전했다. 그것도 당연한 것이 고대 마법 제국 유물은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을 정도로 가치가 있는 것이 많다. 아직 현대 마도 기술도 그런 유물에서 힌트를 얻어 발전한 경위도 있어서 기업이나 연구기관따위에서 고액으로 구입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도전한 팀 중 몇몇 팀이 돌아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 자체는 딱히 드문 일은 아니다. 괴물의 습격이나 던전의 함정 따위로 전멸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은 그 유적에서 행방불명된 모험자 수색과 유품의 회수를 의뢰가 나와서 우리가 받게 되었어요"

이게 소라 일행의 목적이었다.

모험자로서 활동하는 소라 일행은 당연히 바람따라 구름따라 마음가는 대로 여행을 하면 되는 것만이 아니라 모험자협회, 모험자를 위한 상조조합,에 여기저기에서 들어오는 의뢰를 자신들이 골라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뢰는 자질구레한 것부터 마수퇴치까지 폭이 넓어 지금에는 모험자는 일종의 용역업체로 바뀌어 있었다. 또한 매해 조정이 있어 일정량 의뢰를 하지 않으면 모험자 자격을 박탈되버린다.

"그랬구나. 그러보 보니 한동안 마을에서도 화제가 되었지. 하지만 한 번 협회에서 탐색하지 않았더냐?"
"예. 그래도 찾지 못했다해요"

몇 팀이 던전에서 행방불명이 되어 가족에게서 강한 요망을 받은 것도 있어 두 달 전에 협회에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임시로 팀을 편성하여 해방을 탐색했다. 그래도 흔적 하나 찾지 못한 채로 철수했다.

"뭐어, 분명히 그 던전은 꽤 복잡한데다 괴물 레벨도 그럭저럭되니까. 협회로서도 비용을 얕볼 수 없으니까 그리 오래는 탐색할 수 없겠지"

그래도 남은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의뢰를 냈다. 단 어디 있는지 짐작도 안간다. 어쩌면 유해가 되어 있을 사람을 복잡한 던전 앞에서 찾아내려는 모험자는 보통이라면 없어 긴 시간동안 남겨진 의뢰였다.

소라도 가까운 사람이 연락두절이 되었을 때 느끼는 불안함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 의뢰를 받았다.

"너희도 참 착하네. 하지만 그런 건 싫지 않구나"

클로에는 쓴웃음을 지었지만 어쩐지 다정한 눈동자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할머님에게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 뭔가 짚이시는 게 없으신가요?"

협회의 임시팀이 찾아도 도저히 찾지 못했다. 아무리 복잡하다 하여 이미 탐색이 종료된 던전에서 간이 지도도 있을 정도이다.

"없구나. 그야말로 소문대로 숨겨진 공간이라도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적어도 내가 하는 한에서는 그런 건 들은 적이 없으니"
"그렇습니까…"

역시 직접 들어가서 구석구석까지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소라는 생각했다.

"애초에 그 소문이란 것도 출처를 어딘지 모르겠으니. 처음에는 이 호슬링에서 퍼진 소문이란다. 근데 아무도 자세히는 모른니 잘 생각하면 이상한 이야기지."
"……"

소라는 그것을 듣고 잠시 눈썹을 찌푸렸지만 다른 질문을 하기로 했다.

"하나 더 묻고 싶은 게 있어요. 할머님이 산에서 상처를 입으셨을 때 이야기를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 질문에 클로에는 살짝 의아해 했지만 이야기해줬다.

"뭐어 상관없지만, 그건 내가 산에 산채를 채집하러 갔을 때였다고 편지에 썼었지. 그 산채는 개울 근처에만 나는 녀석여서 말이지. 마을에서 30분정도 상류로 갔을 쯤에 꽤 큰 폭포가 있느데 그 용소 근처에서 땄지. 그랬더니 언덕 위에 있던 바위가 무너져 떨어졌어. 간신히 재빨리 피했지만 그 때 발목을 접질린 거지"

클로에의 왼쪽 발목을 만지며 보였다. 소라는 그것을 보며 묻는다.

"그 바위가 무너진 원인은 아시나요?"
"조사한 경비대의 이야기라면 자연히 무너진 것같다고 하는구나. 분명히 그 바위는 이미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위치에 있었으니까"
"그 때 할머님은 뭔가 알아채신 것은 없습니까? 뭔가 소리가 들렸다던가…"

소라의 그 말에 클로에는 분명히 눈썹을 좁혔다. 오렐리아는 살짝 불안한 듯 듣고 있고 드물게 마커스도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마리나는 얼굴이 새빨게진 마르크에게 '아~앙'하며 디저트를 먹이며 놀고 있었다.

"흐~음 혹시 이게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가 의도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은 거니?"
"사실대로 말하면 그렇습니다."
"그렇구나. 아무래도 받은 의뢰를 포함하여 여러가지 생각한 게 있어 보이는 구나?"

역시 할머님은 날카롭구나, 라고 소라는 생각했다. 실제로 그랬다.

"아직 단순한 추측일 뿐이지만요. 살짝 신경쓰이는 게 있어요."

클로에는 한동안 생각해 빠진 듯했지만 마지막에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너희는 뭔가 귀찮은 일에 몸을 던지려는 것같구나. 2년 전에도 꽤 그랬지. 뭐어 결과적으로 좋지만"
"아, 아하하……"

소라는 얼버무리 듯 웃었다. 그 일은 여기저기에서 잔뜩 혼났다. 사건이 무사히 해결되었으니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거지만.

"뭐 괜찮겠지. 바위가 떨어질 때말이지. 딱히 사람의 기척은 못느꼈구나.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리가 거슬리니까 인지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지. 거기다 그 바위도 직경 3미터정도인까 바로 떨어트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영차영차하며 밀었다면 그래도 알아차렸겠지"
"마도를 사용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그럴 리는 없단다. 역시 그 거리라면 마력을 감지했을 터니까"

그것도 그렇겠다고 소라는 생각했다. 마도를 사용할 떄는 분명히 체내의 마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 떄 마력 파장이 주변에 전달된다. 바닥에 있는 마도사라면 몰라도 클로에 정도의 마도사가 감지 못할 터가 없겠지.

으~음 소라가 고민하자, 클로에가 덧붙였다.

"근데, 그래. 잘못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바위가 떨어지기 전에 작에 '동~' 소리가 난 것같기도 하네"
"그런가요…?"
"그 때는 일단 피하는데 정신이 팔렸으니까 그다지 기억이 없지만. 미안하구나, 떠오르는 건 이 정도밖에 없구나"
"아뇨, 할머님 감사합니다"

소라는 감사하다 말하고 일단 조사해보자고 생각했다.

"할머님, 그래서 부탁이 있는데요, 경비대에서 신용할 수 있는 사람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가능하면 그 분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경비대 사람에게 정보를 얻으려는 거니? 적당히 해두렴?"

클로에가 웃고 한 경비대원의 이름을 꺼냈다.

"그렇다면 랄프에게 듣게 좋겠지. 그 애는 재능은 그럭저럭이지만 성싱하고 노력가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그 이름을 듣고 소라는 도적들을 쓰린 직후에 가장 빨리 달려온 경비대원이 랄프라고 이름을 댄 것을 떠올렸다. 분명히 순박한 청년으로 보였지만.

"아~ 랄프라면 괜찮겠지? 전혀 기댈 수 없지만 신용은 할 수 있는 남자니까"

라며 마르크도 덧붙였다. 칭찬하는 건지 헐뜯는 건지 모르는 말투였지만. 마르크에게 있어서 옛부터 가끔 놀던 이웃집 형같은 것같다. 어찌되었든 소라는 빨리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차를 다 마시고 일어났다.

"그럼 지금부터 이야기를 들으러 가려고 합니다. 경비대 숙사에 가면 되지요?"
"아~ 아마 지금이라면 여기에 있겠지. 숙사는 마을 남동쪽에 있단다. 그렇다해도 지금부터 바로 가는 건 너답구나"

클로에는 살짝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알려줬다. 그리고 나서 소라는 가볍게 몸단장을 하고서 마커스와 오렐리아에게 이야기했다.

"마커스 숙부님, 오렐리아씨. 점식식사랑 동방 디저트, 매우 맛있었어요. 지금부터 잠시 외출할께요"
"저녁식사도 실력을 발휘해서 만들테니까 그때까지는 돌아오렴!"
"소라씨, 가능한 위험한 일은 하지 말아줘요. 애초에 소라 자매가 모험가를 하는 것도 부모님은 꽤 걱정을 했으니까요"

마커스는 팔에 알통을 만들며 호쾌하게, 오렐리아는 걱정이 많은 듯 말했다. 방을 나와 현관 로비에 나오자 소라는 따라온 마리나와 아이라에게 따로 따로 행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야기를 듣는 것정도는 소라 혼자여도 문제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연히 아이라는 자신도 가야한다고 말했다.

"아이라 괜찮아. 이 마을은 치안도 좋으니까 거기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행동해서 바빠질 꺼야. 그러니까 오늘은 제대로 몸을 쉬어고 영기를 모아둬"

그래도 아이라는 주저했지만 마리나가 토산물가게 순회에 억지로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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