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네로레의 귀족원 5학년/004화 강의 중 정보교환

친목회의 후에는 기숙사의 회의실에서 마지막 학년인 6학년, 영주 후보생, 오라버님도 포함한 영주 일족의 측근들이 모여, 각자 얻은 정보를 교환합니다. 계급으로 나뉘어서 친목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흘러 다니는 소문에도 차이가 있기에 여기서 정보를 공유해 두는 것이 앞으로 있을 사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한네로레님, 친목회의 모습은 어떠시었는지요?"
“그렇네요. 진급식에서 느낀 모습보다도 전 왕족들의 영지의 대표자들은 침착하게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린덴타르, 벨쉬만 따위의 하위 영지는, 근접해 있던 중앙 영지가 드레반펠이나 부르메펠트로 나뉜 것 때문에 불만을 가진 것 같습니다. 그 이외에는 영주 회의에서 받은 보고 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정말로 놀랐습니다”라는 감상이었지만, 대부분 아무런 대책도 없는 채로 경계선이 다시 그려진 것에 대한 불만이 느껴졌습니다. 제 말에 긍정하는 듯이 루이폴트가 끄덕이며 더 깨달은 점을 덧붙입니다.

“중앙과 교역하는 것이 용이했던 위치의 이점이 사라졌으니까, 다소의 불만이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노이에하우젠이나 렘부르크의 중령지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겠죠. 귀족원만이 중앙이라고 정해진 것이 다른 영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수년 동안은 추이를 지켜보는 형태가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루이폴트의 보고를 끄덕이며 듣던 켄토리프스의 잿빛 눈동자가 나를 향했습니다.

“한네로레님, 아우브 알렉산드리아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들려주십시오. 그분의 동향은 올해 가장 주목해 둬야만 합니다.”

진짜 딧타로 초석을 빼앗고, 외국 세력에게 중앙을 지키고, 글루트리스하이트를 에그란티느님에게 건네드린 미성년 아우브. 그렇게 행적을 나열해 보자, 싸움의 한 부분에 동행한 저라도 어째서 그렇게 된 건지 모르는 흐름이 많습니다. 다른 영지의 분들은 전혀 모르겠죠.

“그리고, 로제마인님은 레티시아님을 매우 귀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도서 위원에 넣겠다고 하였고, 구 아렌스바흐의 귀족을 새롭게 측근으로 임명한 것을 고려해도, 그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당하지 않도록 로제마인님이 눈을 번쩍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목회에서 본 로제마인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답하자 켄토리프스가 “그러면 에렌페스트와 로제마인님의 관계를 어떻게 보였습니까?”라고 더욱 질문해 왔습니다.

“샤를로테님에게 레티시아님을 소개하고 다과회를 같이 하자고 약속도 하셨고, 이전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만…… 그쪽은 뭔가 있으셨습니까?”

켄토리프스나 라잔라르크 같은 상급 귀족들의 얼굴이 조금 험해진 것처럼 생각이 들어서 저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에렌페스트 안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 것 같았습니다. 빌프리드님이 영지 내에서 상당히 입장이 좁아진 것 같았습니다만, 거기서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역시 본인 앞에서는 안 나왔습니까?”

상급귀족들이 얼굴을 맞대며 알려준 것은 “여신의 화신인 로제마인님을 페르디난드님에게 빼앗겼다”, “약혼자인 여신의 화신에게 도망쳤다”, “에렌페스트의 차기 아우브 자리도 동생들에게 뺏긴 것 같다”, “에렌페스트의 차기아우브는 계승식에서 신전장 복을 입고 출석했다.” 따위의 소문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책임하고 비열한 남자에게 어울리는 벌 아니겠습니까? 신부 훔치기 딧… 욱”
“신부 훔치기 딧타로 빌프리트님에 대해서 험담을 하려고 했으니까 그에 어울리는 벌을 내린 겁니다. 라오페레그”

단켈페르가에서는 부친을 위시한 친족에게 결혼 허가를 받기 위해 행해지는 것이 신부 훔치기 딧타입니다. 오라버님은 로제마인님을 제 1부인으로 얻길 바라고 딧타를 신청하였습니다. 거기에 대응하여 에렌페스트는 저를 빌프리트님의 제 2부인으로 바란 것입니다. 저를 아내로 보낼 것인가, 구혼을 완전히 포기할 것인가, 마지막 승부인 신부 훔치기 딧타에서 승리한 것은 에렌페스트였습니다.

하지만, 에렌페스트는 저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혼인을 바란게 아니라면 처음부터 제 혼인을 승리했을 때의 조건으로 삼을 때가 아니었습니다만, 저희도 빌프리트님도 각자 상식이 얼마나 다른지 처음에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어린애들끼리 결정해 버렸기에 더욱 엇갈린 겁니다.

에렌페스트에게도 다양한 정치적인 사정이 있는 것이고, 계약서 자체가 무효였다는 겁니다만, 단켈페르가에서는 끝난 딧타를 개시 전으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신성한 딧타의 결과를 더럽히는 것은 신들에게 맹세한 것을 깨는 것과 동등한 겁니다.

그러기 때문에, 빌프리트님은 구혼하고 승리했으면서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을 거부한 무책임한 남자라든가 무술이 아닌 감언이설로 승패를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버린 비열한 남자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빌프리트님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아군을 배신한 수치도 모르는 여자처럼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진짜 딧타로 수치를 씻었으니까, 에렌페스트 측으로 진짜 딧타에 참가하여 초석을 지킨 빌프리트님도 오명을 회복했다고 간주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단켈페르가 기사들에게 활약을 보인 게 아니지만, 빌프리트님은 영주 일족으로서 에렌페스트의 초석을 지켰다고 들었습니다.

“요전의 소문도 그렇습니다. 저는 에렌페스트의 승전회에 참가했습니다만, 로제마인님과 지기스발트님의 약혼이 내정되었다는 것으로 영지 내에서는 진작에 두 사람의 파혼이라고 인지되어 있었습니다. 거기에 ‘페르디난드님을 도우러 가도록’이라고 로제마인님의 등을 밀어준 것은 빌프리트님이라고 합니다. ‘빼앗겼다’라던가, ‘도망쳤다’라는 소문은 바르지 않습니다."

저는 승전회에 초대받아 에렌페스트에 있던 때를 떠올립니다. 그때는 지기스발트님에게 로제마인님이 시집가는 것이 내정된 것을 축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구애 마도구의 사슬이 부서졌는데도 불구하고 지기스발트님과 마력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것 같은 귀족들에게도 색을 맞추는 것도 하지 않고 혼인을 정한 아우브 에렌페스트에게도 화가 난 것입니다.

“로제마인님이 중앙으로 가는 것이 내정되어 멜히오르님이 신전장의 지위를 이은 것같습니다만, 빌프리트님은 지금도 차기 아우브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변화가 있다는 이야기는 에렌페스트에서 듣지 못했습니다.” “한네로레님, 조금 침착해 주십시요. 마음을 알겠습니다만, 영주회의가 끝난 후에 에렌페스트 안에서 뭔가 변화가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라잔타르크가 가볍게 손을 올리고 영주 회의가 끝난 후에 아버님과 오라버님이 신전에 갔을 때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전에 동행한 호위 기사들도 대화하는 곳에는 동석할 수 없었습니다. 영주 회의에서 중대한 발표가 있던 것은 확실합니다.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시죠.”
“라잔타르크가 말한 대로입니다.”

에렌페스트의 승전회에서 보고 들으며 제가 생각한 것보다도 빌프리트님 주위를 감싼 형세는 상당히 냉엄한 것 같습니다. 신부 훔치기 딧타에서는 저에게 선택지를 주시려고 하거나 로제마인님의 뒤를 밀어주어 지지해주는 빌프리트님이 이런 소리를 듣는 것을 로제마인님은 어떻게 생각해 주실까요?

친목회가 끝나자, 다음날부터는 강의가 시작합니다. 고학년은 모든 과정의 공통 강의가 매우 적기 때문에 학년 모두가 같은 교실에서 만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공통 강의도 과정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강의를 열심히 하라고 말을 걸어주고 기숙사를 나왔습니다만, 저도 영주후보생 과정 수업을 하는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켄토리프스에게 정보 수집에 대한 주의를 받아 버렸습니다.

“한네로레님, 주변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을 걸면 좋은지 모른 채 좌지우지되며 끝나지 않도록 주의해주십시요”
“켄토리프스, 저도 이제 5학년입니다. 신입생이었던 때와 같은 주의는 필요 없습니다.”

분명히 신입생이던 때는 다른 분들에게 말을 걸 때를 가늠하기 어려워서 좌지우지만 하며 하루가 끝나버린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실례군요’하며 화내 보이자 켄토리프스만이 아니라 라잔타르크도 웃었습니다.

“레스티라우트님과 한네로레님이 같이 기숙사를 나가고 있던 때가 신입생의 때 밖에 없었기에 사실은 저도 켄토리프스와 같은 때를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라잔타르크가 그렇게 말해서 깨달았습니다. 오라버님의 측근인 두 사람은 오라버님의 강의실까지 동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같이 강의를 들으러 갈 기회가 없던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신입생이던 때와 같은 주의를 하는 건 실례이지요. 저도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그럼, 성장한 한네로레님의 실력을 기대하지요. 레스티라우트님에게 보고할 수 있을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기쁠 겁니다."

켄토리프스의 회색 눈동자가 가늘어지며 즐겁다는 듯이 웃었습니다. 저는 무심코 한 발짝 뒤로 물러났습니다. 상당히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없다면 두 사람에게 보고를 받은 오라버님이 나중에 한 소리들을 것 같습니다.

“유익한 정보가 없어도 오라버님에게는 비밀로 해 주세요. 둘 다……”

제가 다소 격이 떨어지는 부탁을 두 사람에게 하고 있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어머, 한네로레님. 평안하세요”라는 로제마인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한심한 모습을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숨을 들이고 돌아보자, 로제마인님은 달 같은 황금빛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며 지금이라도 축복을 행할 것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가오시고 있었습니다. 에렌페스트에서 머리장식을 주문하고 있던 때에 도서관 도시 구상에 대해서 뜨겁게 말씀하던 때와 같은 분위기입니다.

도서관이나 책에 대해서 뭔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네요……

“평안하신가요, 로제마인님”

대형 영지의 아우브가 된 로제마인님과 제가 함께 이동하자 측근들의 수가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중형 영지 중에서도 인구가 적은 에렌페스트에 계실 때와 다르기에 복도의 오랫동안 있지 못하고 빨리 측근들을 해산시켜야만 합니다.

저는 루이폴트가 열어 준 문을 향해서 빠른 발걸음으로 걸으며 측근들에게 손을 흔들어 해산을 명했습니다. 조금 걱정스럽다는 듯이 이쪽을 바라보며 켄토리프스나 라잔타르크도 자신들의 강의동으로 향합니다. 로제마인님도 똑같이 영주 후보생 용인 방으로 들어가자 측근들에게 해산을 명했습니다.

“그대들도 자신의 강의를 들으러 가십시오. 전원 합격을 목표로 하여 노력해 주세요”

방 안에 걸어가는 동안은 둘만의 시간입니다. 아주 잠깐, 빌프리트님의 소문에 대해서 로제마인님의 의견을 들을까,라는 마음이 솟아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언제 빌프리트님이 오실지도 모르는 장소에서 질문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질문하고 싶은 마음은 삼키고 저는 매우 즐거운 듯한 로제마인님을 봤습니다.

“로제마인님, 뭔가 좋은 일이 있던 건가요?”
“예, 저 실기 시간이 너무나도 기대되어서 어쩔 수가 없는 겁니다.”
“실기,입니까? 분명히 실기는 전부 합격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예. 그러니까 도서관으로 가도 된다는 허가를 받은 겁니다.”

모두가 실시를 하는 시간 동안 로제마인님은 도서관에서 사서들과 함께 앞으로 도서관에 있는 여러가지 일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고 합니다.

“일부 영주 후보생만이 들어갈 수 없는 지하 서고에 오래되고 중요한 자재가 있다, 고 영주 회의에서 주지되었지요? 영주 후보생이나 상급 귀족의 출입이 늘 거라고 생각되니까, 그 대응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초석의 마술에 마력을 공급하는 사람으로서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으니까 경거망동 행동할 가능성은 높으니까요.”

마력 공급자로서 등록할 수 있는 영주 일족은 일곱 명입니다. 영주 일족의 인원이 많으면 성장기여서 마력 압축을 해서 그릇을 조금이라도 성장시키고 싶은 미성년보다 성인을 우선적으로 등록합니다. “기도하며 마력을 공급하면 가호를 얻기 쉬워진다”라고 로제 마인님에게 듣고 나서는 학생들에게 공급시키는 영지도 늘었겠죠. 그래도 한 겨울을 귀족원에서 지내는 학생들을 공급자로서 등록에서 빼는 영지는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겨울의 사교 시간은 성인인 영주 일족으로 변경하고 각자 부담을 줄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왕궁 도서관에서 옮겨 들어온 책을 분류하는 것이나 중복된 책의 처리, 중앙의 자료 분배를 하기로 되었습니다.”

도서 위원답지요,라며 신바람이 난 로제마인님이지만 매우 신경 쓰이는 점이 있습니다.

“로제마인님, 측근들은 어찌하는 겁니까? 혼자서 도서관에 계실 수는 없지요?”

아무리 측근이 늘었다고 헤도, 모두 강의가 있을 터입니다. 강의가 시작할 때까지 도서관에 보낼 수는 있어도 호위로서 같이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측근이 늘었다고 해도 모두 다 강의가 있지요? 측근들에게도 전달해 실기를 합격시킨 건가요?”
“아뇨. 그런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페르디난드님, 아니 페르디난드가 작성한 든든한 측들들이 있는 겁니다.”

페르디난드님이 작성한 측근? 제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자랑하는 것처럼 가슴을 펴던 로제마인님이 ‘아’하고 작게 중얼거리고 손을 퐁, 하고 때렸습니다.

“그렇지, 한네로레님. 머리장식은 어떻게 전달할까요? 비서에게 기숙사까지 전달시키든, 다과회 중에 넘겨드리든 상관없습니다만……”

로제마인님의 말씀에 후왓, 하고 기분이 밝아집니다. 에렌페스트에서 주문한 머리장식은 로제마인님의 전속이 각자의 머리색에 맞춘 색을 골라 준 물건입니다. 오라버님이 아인리베에게 보낸 머리장식을 봤을 때부터 저도 제 머리장식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기도 하고, 친구와 한 짝으로 맞추고 즐기는 시간은 긴 편이 좋기 때문에 괜찮으시다면 기숙사까지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아우브에게 있어서 겨울은 영지 내의 귀족에게 정보를 모으는 중대한 기간이니까, 다과회를 할 수 있을 때쯤에는 로제마인님이 영지로 돌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 오늘 강의가 끝나고 나면, 시종을 시켜 보내 드리겠습니다. 내일은 머리장식을 맞추기로 하지요”

영주 후보생은 2일간의 오전 중에 공통 이론 강의의 시험을 끝냅니다. 다소 성적 차는 있지만, 영주 후보생 중에 공통 이론 강의에서 불합격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귀족원밖에 공부하지 않는 실기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론 수업의 예습은 영지에서 끝내고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예습도 할 수 없는 실기에서 졸업 때까지 할 시험을 전부 합격하고 있다니, 정말로 로제마인님은 규격에 벗어나셨죠.

이론 강의도 당연하다는 얼굴로 만점을 받고 계시지만, 정말로 아무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당연한 광경입니다. 모두가 놀란 건 로제마인님이 성장한 모습과 몸에 달고 계신 장식의 개수입니다. 처음에는 구애나 구혼의 마도구로 독점욕이나 집착심의 덩어리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로제마인님에 따르면 전부 부적이라고 합니다.

아우브여도 성인인 호위 기사들을 데리고 다닐 수 없는 이상은 필요하다, 고 페르디난드님이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정도가 지나치지요? 사슬 부분을 마력으로 만드는 게 가장 만들기 편하다니,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는 겁니다만!

정말로 부적이라고 믿고 있는 로제마인님에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만, 모두가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이 되어 얼굴을 서로 마주 보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죠.

“로제마인님”
“페르디난드……도 그렇습니다만, 빌프리트님에게도 그렇게 불리니 왠지 낯간지럽네요. 무슨 일인가요?”

로제마인님과 빌프리트님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순간, 주변의 사람들이 마도구인 펜을 정리하거나 잊은 물건이 없는지 책상 주위를 살펴보는 행동 따위를 하며 둘에게 주목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저도 둘의 대화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야기 수집과 그 보수가 어디서 나오는지, 피리네를 필두로 견습 문관들이 곤란해하고 있습니다만……”
“피리네는 제 측근입니다만, 에렌페스트의 귀족이니까요. 빨리 정해 두지 않으면 곤란하겠죠. 낼모레의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같이 하실까요? 빌프리트님과 샤를로테님, 그리고 제 측근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전해 두겠습니다.”

둘 사이의 분위기는 그동안 느낀 것과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상급 귀족들의 친목회에서 돌던 소문이 되어 있던 겁니다. 둘 다 소문을 모를 리는 없겠죠. 역시, 제가 생각한 것처럼 “버렸다”던가 “도망쳤다”따위의 관계가 아닌 겁니다. 저는 살짝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오후부터는 영주 후보생 과정의 실기가 행해집니다. 교사로서 온 사람은 아나스타지우 스님였습니다. 최종학년의 영주후보생 과정은 첸트이신 에그란티느가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주 후보생 과정은 본래 첸트가 자신의 후계자를 키우기 위해서 행해졌다고 한다.”

아나스타지우스 선생님은 첸트 부부가 교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자 4일 이내에 상자 안의 정원을 작년 끝 무렵의 상태로 만들도록,이라며 과제를 냈습니다. 영주 후보생 과정의 강의는 받은 상자 정원을 전년도의 끝 무렵의 상태로 돌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엔트비켈른으로 거리를 만드는 것까지, 였지요?”
“마석의 주인 등록도 하는 게 아닌가요?”

옆 사람끼리 이야기를 하는 게 들립니다. 저는 작년까지 로제마인님의 옆이었기에 올해는 한 번도 옆 사람이 없는 상태로 실기를 행하게 된 것 같습니다.

옆 사람이 없는 건 쓸쓸한 데다, 이야기할 기회가 없으면 정보 수집을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오라버님이 웃을 겁니다!

켄토리프스와 라잔타르크는 제 약혼자 후보입니다만 오라버님의 측근입니다. 매일 무슨 일이 생겼는 지 보고하고 있을 터이기에, 이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회복약을 사용하겠습니다”

차례대로 뒤에 있는 사람들부터 그런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했습니다. 소형 영지의 영주후보생들이 조금씩 휴식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상자 정원에 집중해야만 하기 때문에 뒤를 돌아 볼 수는 없습니다만, 회복약을 마시며 대화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시간의 여신 드레팡가에게 기도를! 저도 대화에 참가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드레팡가에게 기도를 바쳐봤지만, 제 마력은 아직 회복약이 필요할 만큼까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빌프리트님이나 올트빈님이 휴식에 들어가는 목소리를 들으며 저는 상자 정원에 마력을 쏟아 갔습니다.

“저도 회복약을 사용하겠습니다”

아나스타지우스 선생님에게 알리고 저는 회복약이 들어간 통을 손에 쥐고 교실 뒤에 놓인 의자로 향했습니다.

“저도 잠시 같이 휴식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쪽으로 오시죠, 한네로레님”

올트빈님이 굳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의자까지의 짧은 거리를 에스코드해 주었습니다. 실기 시간은 서서 작업을 하기에 의자에 앉자 왠지 조금 편합니다. 꿀꺽꿀꺽 회복약을 먹기 시작할 때, 올트빈님의 시선이 이쪽을 향해 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왜 그러시나요?”
“커리큘럼의 변경에 따라서 렘부르크나 에렌페스트에서는 새로운 슈타프를 얻는 사람을 차기 아우브로, 라고 들었습니다만……”

저는 무심코 빌프리트님을 봤습니다. 빌프트님은 가볍게 올트빈님을 노려보고 팔을 칩니다.

“올트빈, 도베반펠에서도 새로운 슈타프를 가진 세대를 아우브로, 라는 소리가 강하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1학년에 슈타프를 취득한 우리는 가장 뒤떨어진 슈타프를 얻은 세대가 되는 까닭에…… 단켈페르가는 어떻습니까?”

저는 둘의 입에서 나온 발언에 눈을 깜빡였습니다. 커리큘럼의 변경이 그 정도로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치 않았던 겁니다. 저는 차기 아우브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영지를 기억해내며 입을 열었습니다.

“단켈페르가의 차기 아우브는 오라버님입니다. 그것에 변경은 없습니다.”

올트빈님이 조금 놀란 듯이 옅은 갈색 눈을 크게 떴습니다.

“그렇습니까? 친목회에서 소개받은 제 2부인의 자식인 라오페레그님이 차기 아우브로서 고려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한네로레님에게 호의를 나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귀로 들었고, 도레반펠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아우브를 바라고 있으니까 단켈페르가도 분명히……”
“라오페레그가 차기 아우브가 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제가 라오페레그에게 시집을 간다는 것도 있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습니까?”

제가 머리를 흔들어서 딱 잘라 부정합니다. 이복동생인 라오페레그의 성격은 영주후보생이라기 보다 기사입니다. 딧타에 관한 것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영지와 교섭해야 하는 아우브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나이 차는 있습니다만, 여신의 화신이신 로제마인님의 친구이신 한네로레님을 다른 영지에 보내지 않고새로운 슈타프를 가진 세대를 아우브에 앉히는 것은 영지 경영을 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은 커리큘럼에 변경이 많은 시기이죠? 그러니까 지금부터 10년 정도 지나 교육과정이나 첸트의 치세가 안정된 시기의 아이들이야 말로 가장 아우브에 어울리지 않겠는가? 라고 아버님은 생각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단켈페르가에서는 오라버님이 이미 성인이 되어 성결식을 끝냈으니까, 오라버님의 자식이 딱 좋을 시기에 귀족원에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과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예, 단켈페르가에서는 아버님이 좀 더 당분간 아우브로서 군림하실테고, 오라버님에게 아우브로서 역량이 없는 것이 아니니까요”

올트빈님이 조금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설득할 수 있다면……”이라고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습니다. 혹시 올트빈님은 차기 아우브를 목표로 하고 있는 걸까요?

작년까지는 그 정도로 차기 아우브의 지위에 적극적이 아니었을 터 였을 텐데……

작년까지 올트님의 언동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올트님이 자리에 일어서서 몸주변을 바르게 하고”한네로레님”이라고 저를 불렀습니다.

“왜 그러신가요?”
“라오페레그님과 혼인할 생각이 없이, 레스티라우트님이 차기 아우브로 변경이 없는 것이라면…… 드레반펠로 오시지 않겠습니까?”

너무나도 갑작스레 말해서, 바로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눈을 크게 튼 채, 멀뚱멀뚱, 올트빈님을 바라봅니다. 적갈색의 머리카락이 제 시선보다 아래로 슥 내려가, 방긋 미소짓는 옅은 갈색 눈동자가 저를 올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깨닫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그대의 어둠의 신이 되는 것을 희망해도 괜찮겠습니까?”


친목회의 후, 그 다음의 강의 중의 정보 교환

새로운 정보가 교차되는 귀족원의 시작은 안테나를 흔들며 정보수집을 하는 게 평범한 영주후보생.

강의를 슈타빨(슈타이페리제보다 빠르게)로 끝내고 도서관으로 가는 건 평범하지 않는 아우브.

강의 중에 구혼인 거 같은 말을 들어 눈이 점이 되어버린 한네로레였습니다.

다음은, 구혼자의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