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네로레의 귀족원 5학년/005화 구혼자의 주장

곤란합니다!

구혼 마석도 없는데다, 제 마음을 확인하려고 타진한 것뿐이지만 설마 강의 중에 이런 말을 받을 거라곤 생각치 못했습니다. 같이 있던 빌프리트님도 심록색 눈을 깜빡이며 저와 올트빈님을 곤란하다는 듯이 번갈아 봅니다.

“그대가 한네로레님을 연모하고 있는지 몰라서 나도 놀랐지만 한네로레님도 놀라신 것같은데?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는 하다못해 내가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빌트리트님이 곤란하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자 올트빈님은 일어서서 고개를 가로 저으며 쓴웃음을 짓습니다.

“이런 강의 중에 하지 않으면 측근들이 막아서 다가갈 수 없겠지? 거기다가 둘만 남아서 한네로레님에게 좋지 않은 풍문이 떠도는 건 내가 바라던 게 아니야. 무리하게 강요할 생각은 아니니까……”
“확실히 그렇겠지. 그럼 내가 두 사람이 결백하다는 걸 증명해 드릴 테니 안심해 주십시오, 한네로레님”

빌프리트님이 방긋 웃었습니다. 여기서 ‘감사합니다’라는 말 이외에 다른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올트빈님이 내민 도청방지 마도구를 받았습니다.

“갑작스레 순서를 지키지 않아 놀라게 하여 죄송합니다. 하지만 강의 도중이 아니면 제가 한네로레님의 마음을 직접 물을 기회가 없어서……”

그렇게 말하면서 올트빈님도 자기 손에 도청방지 마도구를 쥐며 자기 의자에 다시 앉았습니다. 지금 당장 답을 안 해도 된다는 걸 알아서 저는 조금이지만 긴장을 풀었습니다.

“코린츠다움이 구혼했다고 하네요. 영주일족이 지기스발트님과 나에라페님 밖에 없기에 한시라도 빨리 영주일족을 늘리고 싶은 것이겠지만, 그 분들은 성실함이 부족합니다. 드레반펠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돌피네님이 어떻게 대접받았는지, 왕족과 드레반펠 사이에서만 이야기가 오갔기 때문에 단켈페르가는 자세하게는 모릅니다. 하지만 진지하다, 보다는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올트빈님을 보고 있으면 지기스발트님에게만은 시집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해집니다.

마지막 학년 학생들 중에 대형 영지의 영주 후보생이 없기 때문에 가장 일찍 성인이 되는 제게 구혼을 한 거겠지만……

아무리 전 왕족이 아우브인 중형 영지여도 앞으로 순위가 떨어져 가는 게 눈에 선한 코린츠다움과 혼약을 하는 것은 단켈페르가에게 있어서 상당히 무의미합니다. 그래도 전 왕족의 권위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순위가 떨어질 때까지 몇년간은 그 나름대로 전 왕족으로서 존중하고 대우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거절하기 다소 번거로운 상대인 겁니다.

“누님이 그런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드레반펠이라면 코린츠다움이 주는 압력을 물리치는 게 가능할 겁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제가 단켈페르가에서 안 나가면 코린츠다움이 주는 압력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걸 혼인할 때의 이점으로 삼아 이야기를 밀어붙이면 곤란하기에 저는 미리 코린츠다움을 피할 방법을 말해 두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는 올트빈님이 차기 아우브를 목표로 하고 있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저도 다양한 점이 바뀌었으니까요…… 드레반펠은 아우브의 친자식이 아닌 사람이 차기 아우브가 되는 것도 드물지 않습니다. 즉, 지기스발트님과 이혼하여 돌아온 누님이 언제 불리한 상황에 처해질지 모른다는 겁니다”

이혼의 위자료로서 얻은 토지의 기베가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우브가 바뀌면 아돌피네님을 어떻게 대우할지 모른다고 합니다. 가족을 비호하고 싶다는 올트빈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연구도시를 세우는 건 매우 매력적이고 알렉산드리아의 연구소와도 가능한 잡음없이 정보 교환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제가 있으면 알렉산드리아와 대화하는 게 원활하게 나아갈 것이라는 건가요?”

제가 묻자, 올트빈님은 잠깐이지만 눈을 둥글게 뜬 후 작게 웃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만, 페르디난드님도 로제마인님도 그렇게 어설픈 분들이 아니지요? 그 점에서는 한네로레님에게 많이 기대하지 않습니다. 문관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해서 안심하는 건 이상한 걸까요? 하지만 페르디난드님이나 로제마인님을 얕잡아 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나서 저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것에 조금 안심했습니다.

“올트빈님은 많이 잘 알고 계시네요. 그렇다면, 저에게는 아버님이 정한 약혼후보자가 있는 것도 알고 계시겠죠?”

누구와 결혼할지는 아버님이 정하는 것입니다. 그 아버님이 정한 약혼후보자가 있는 것을 알면서 구혼해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올트빈님은 알고 있을 터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저에게 구혼하는 걸까요?

“많이 말하셨지만, 제가 알고있는 것은 추측을 포함해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올트빈님은 그렇게 말하며 손을 꼽으며 세기 시작했습니다.

“평소라면 아버님이 정한 약혼자에 대해서 한네로레님에게는 선택지가 주어졌다는 것, 아우브에게 받은 선택지에서 아직까지 고르지 않은 것, 네 살 연하인 라오페레그가 구혼한 것, 그리고 딧타라는 말에 한네로레님이 눈을 가늘게 뜬 것…… 사실로서 확정된 것은 이정도일까요?”

조금 무서울 정도로 너무 많이 안다고 생각합니다……

밖에서는 단켈페르가 영주후보생답게 행동하려고 했지만 딧타를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렇게나 얼굴에 나오고 있던 걸까요? 설마 다른 영지 사람인 올트빈님이 알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해서 저는 뺨을 눌렀습니다.

“그런 정보에서 제가 생각한 것은 다른 사람이 비집고 들어오기 전에 약혼자를 정할 수 없는 이유나 불만이 한네로레님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 바라지 않는 선택지가 떠맡겨진 것이라면 구혼을 할 수 있는 틈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한네로레님 개인적인 희망은 단켈페르가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 이지만, 어떠신가요?”

드레반펠이 가진 정보 수집 능력과 추측이 정답을 맞추고 있어서 저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부주의하게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습니다.

“실례했습니다. 곤란하게 만들 생각이 아니었고, 한네로레님 마음은 명확하니까, 사실은 구혼할 생각은 없었던 겁니다.”
“예?”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눈을 깜빡이며 올트빈님을 보자 그는 아주 잠시 빌프리트님에게 시선을 향했습니다.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헤아려서, 오싹한 감각이 등골을 타서, 목을 꿀꺽, 삼켰습니다.

“신부 훔치기 딧타을 하는 도중에 한네로레님이 빌프리트의 손을 잡은 것으로 승패가 정해졌다고 들리는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영지 사이의 순위나 로제마인님이라는 왕의 승인을 받은 나이가 같은 약혼자가 있다는 걸 고려하면 빌프리트에게 당신이 시집갈 가능성이 생기는 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정말로 놀랐습니다. 충격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도청방지 마도구를 일부러 세게 쥐면서 슬쩍 빌프리트님의 모습을 살폈습니다. 흥미가 생기는 것을 참을 수 없어 마음이 편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기가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만, 심장에는 나쁩니다.

“올트빈님, 그만해 주십시오. 에렌페스트는 원래 하위 영지이고 단켈페르가의 구혼이나 신부 훔치기 딧타에 대처해온 상위 영지와는 다릅니다. 빌프리트님은 제 마음 같은 건 모르십니다.”

“그러겠죠. 만약 빌프리트님이 알고 있다면 저런 얼굴로 우리 이야기를 지켜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빌프리트가 안다면, 죄악감과 책임감으로 구혼하겠지만, 당신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단켈페르가에서 한네로레님 혼자 그런 평가를 받지 않았습니까?”

올트빈님의 말에 저는 시선을 약간 내렸습니다. 분명히 말하신 대로입니다. 하지만 영지대항전에서 단켈페르가와 혼인을 맺는 건 에렌페스트에게 있어서 불필요하다고 아우브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정한 빌프리트님에게 죄악감과 책임감을 지게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찌되든, 이미 끝난 일입니다. 저는 빌프리트님이 그렇게 구혼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올트빈님”
“차기 아우브 자리에서 떨어진 빌프리트가 단켈페르가가 지지하는 것으로 차기 아우브 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안 지금이라면,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건 제가 빌프리트님이나 에렌페스트에게 이익을 주는 것으로 인연이 생기는 걸까요? 아주 잠시지만 희망을 찾은 기분이 되자 올트빈님이 큭, 하고 작게 웃었습니다.

“한넬레님이 마음 속에 있는 사람을 얻기 위해서 막달레나님처럼 행동을 일으키지않는다면, 저를 선택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코린츠다움에서 받는 압력을 제거 할 수 있고, 제 1부인으로서 존중할 것을 맹세……”
“그대들, 지금은 강의 중이다. 슬슬 끝내라”

아나스타지우스 선생님의 목소리에 제가 움찔거리자 올트빈님이 도청방지 마도구를 손에서 놓으며 저를 안심시키려고 미소지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아나스타지우스님에게 혼날 일은 없습니다, 한네로레님. 왕족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이 상위 영지 영주후보생이니까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기다렸지 않은가? 이미 마력은 회복했을 터다. 자리로 돌아가라”

아나스타지우스 선생님이 상당히 짜증난다는 얼굴을 하고 얼릉 자리로 돌아가라고 손을 흔듭니다. 두 사람의 대화로 추측하면 아무래도 아나스타지우스 선생님이 귀족원에 다닐 때 강의 중에 에그란디느님에게 구혼한 것 같습니다. 에그란티느님은 몹시 곤란해 했겠지요.

사랑 이야기처럼 왕족에게 정열적으로 구애받는 모습을 상상하며 부러워하는 분이 많았고, 저도 동경하는 한 명입니다만, 자신이 동일한 입장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측근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강의 중에 구혼받는 건 너무나 곤란합니다.

“묵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나스타지우스 선생님. 빌프리트, 그대 덕분에 한네로레님과 이야기할 수 있었다. 고마워”
“대화는 잘 했나?”
“글쌔? 아버지가 정한 약혼후보자가 있는데 갑자기 요청한 거니까 여기서 답변을 강요하여 곤란하게 만들 생각은 없어. 모든 건 한네로레님에게 달렸어”
“그런가, 그럼 다행이지만……”

염려된다는 듯이 이쪽을 보는 빌프리트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 자리고 향하라고 밀며 올트빈님은 ‘도청방지 마도구를……”이라며 저에게 손을 내밉니다. 이쪽을 신경쓰며 자리로 돌아가는 빌프리트님을 눈으로 쫓으며 저는 계속 쥐고 있던 손을 폈습니다.

손 바닥에 있던 무게가 사라졌다, 고 느낀 순간, 손을 잡히고 가볍게 끌렸습니다. 저는 올트빈님의 갑작스런 행동에 눈을 희번덕거리며 의자에서 일어섭니다. 뭔가 생각하고 결심한 것 같은 옅은 갈색 눈동자가 예상이상으로 가까이에 있어서 숨을 멈췄습니다.

“당분간은 일방통행이어도…… 언젠가 마음이 바뀔 때를 기다릴 참의성은 있을 겁니다."

예?

완전히 예상 밖의 말을 생각치 못하게 덧붙여 말해서, 숨이 멈추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돌라서 올려다 보니, 올트빈님이 앗, 실수로 내뱉은 것처럼 입주변을 가리었습니다.

“자리까지 에스코트하겠습니다.”

순식간에 표정을 다잡고 재빨리 제 손을 잡아 올트빈님은 자리까지 에스코트해 주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뭐라 말해야 할지 찾는 듯이 시선을 이리 저리 옮기면서.

“저기, 올트빈님……”
“죄송합니다. 지금 말할 때가 아니었습니다. 각자 영지의 이익에 대해서, 고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개를 숙인 탓에 적갈색 앞 머리가 축 쳐졌습니다. 눈을 마추지는 일이 거의 없이 평소처럼 빨리 그렇게 말하고, 올트빈님은 빠른 발걸음으로 자리고 돌아갑니다. 실패했다,라고 동요하고 있는 것이 느껴지는 모습에 저마저 동요해 버립니다.

저, 저기…… 혹시, 이익만을 생각한 구혼,이 아니었던 것인가요? 갑자기 심장 고동이 빨라진 것은 너무 놀란 탓일지도 모릅니다. 그 후, 저는 건성으로 강의를 끝냈습니다.

“콜두라…… 왠지 엄청 골치 아파졌습니다”
“겨우 의식이 돌아온 것 같으십니다, 공주님. 기숙사에 돌아온 때부터 계속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계셨으니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하고 켄토리푸스가 매우 마음을 졸이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골치 아픈 일이 일어난 건가요? 영주 후보생 과정 강의 중에 교재를 넘어트린 것은 아니지요?”

콜두라의 어처구니없다는 말투로 그렇게 말하며 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차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실패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 강의 중에 드레반펠의 올트빈님에게 구혼받은 것뿐입니다.”
“예? 구혼,이라고 하셨습니까?”

콜두라가 다시 확인하는 듯이 말해서 저는 당황하며 말을 덧붙입니다.

“그…… 돌을 바치는 정식적인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제안인 겁니다. 대답도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것 같고 그저, 제 마음을 확인하고 싶다, 고 말씀하셔서…… 제 마음을……”

거기서 겨우 깨달았습니다. 올트빈님은 서로의 영지가 얻는 이익이 아니라 처음부터 제 마음만을 물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콜두라. 저……저, 어쩌서 로제마인님과 똑같을 정도로 남성의 마음에 둔감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귀족이 마음을 감추는데 능숙하다고는 하지만, 신부 훔치기 딧타 이야기가 나올 쯤에 눈치챘어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아뇨… 그 전에 “딧타라는 말에 눈을 가늘게 뜬다” 쯤에서……?

“공주님, 상당히 마음이 어지로우신 것 같습니다만…… 올트빈님의 구혼을 받아 들이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콜두라가 팔짱을 끼고 난감하다는 얼굴을 하였습니다.

“아, 아~뇨!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만으로 어찌 될 것도 아니고…… 그저, 남성분이 제게 마음을 주신 것이 처음이니까, 놀란 것뿐이고…… 저는, 그……”
“남성분이 마음을 준 주신 게 처음이여서, 라고요? 어머, 한심스럽군요……”

콜두라가 눈썹을 찌푸리며 뭔가에 대해 보기 드물게 악평을 말하고 있습니다.

“콜두라?”
“혼잣말입니다. 신경쓰지 마십시요…… 그건 그렇고, 공주님은 그 자리에서 거절하지 않으신 것이군요? 답을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받아들였다고 해석할 가능성은 있으십니다. 아버님에게 약혼후보자를 점지 받았다고 말하면 드레반펠의 영주 후보생이라면……”

설교하는 기색이 느껴져서 저는 서둘러 콜두라가 말한 대로 한 번은 거절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저, 콜두라에게 들은 대로 전했습니다. 하지만, 약혼후보자가 아닌 라오페레그가 구혼한 탓에 약혼후보자가 아니여도 참가할 수 있는 틈이 있다고 판단된 것같습니다. 드레반펠은 코린츠다움에게 압력을 물리칠 수 있으니까, 라고……”

전했지만 물리칠 수 없었다고 전하자 콜두라가 손가락을 이마에 대고 천천히 좌우로 흔들었습니다. 매우 골치 아픈 사태가 된 것같습니다.

“여신의 화신의 친구로, 제 1위가 된 단켈페르가 제 1부인의 따님이니까요. 귀족원에서 공주님에게 구혼자가 나타나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막기 위해서 라잔타르크와 켄토리푸스라는 후보자를 아우브가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구혼하여 물러나지 않는다고는…… 라오페레그님도 그렇고 올트빈도 그렇고, 예상 밖의 남성분 뿐이군요.”

진짜 딧타를 하기 위해서 단켈페르가에서 나가지 않도록 구혼해 온 라오페레그와 올트빈님을 똑같이 취급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예상 밖이라는 건 동의합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심장이 크게 울리고 있을 정도로 놀랐으니까요.

“이 정도로 예상 밖의 남성에게 구혼받다니…… 공주님 주변은 결연의 여신 리베스크힐페의 장난이 진행되고 있는 것같네요.”

리베스크힐페의 장난……?

그 순간, 머릿 속에 과거에 자신이 리베스크힐페에게 기도한 말이 튀어 나와서 단숨에 핏기가 빠졌습니다.

“어떡하죠, 콜두라”
“공주님?”
“저 그러고 보니 리베스크힐페에게 빌었습니다. 사랑이야기와 같은 극적인 사랑을 하고 싶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구혼자에 타른 선택지를 갖고 싶다,고……”

귀족원에 향하기 전에 진지하게 빈 것을 알려주자 콜두라가 묵묵부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빈 이후에 아버님의 대책에 아랑곳도 하지 않는 구혼자가 늘고 있습니다. 이건 여신님의 성력일지도 모릅니다.”

귀족원에서 빌면 빛 기둥이 세워집니다. 여신의 화신으로서 글루트리스하이트를 얻거나 언바욱스의 축복에 의해 갑자기 성장한 로제마인님이 계십니다. 지금은 신이란 그저 이야기 속의 존재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습니다. 빌면 신에게 목소리가 닿는 겁니다.

“저…… 이렇게 될 줄을 생각치 못했습니다. 이 이상 선택지는 필요없는데 어찌해야 할까?”

리베스크힐페의 장난에 의해 이렇게 차례로 구혼자가 늘어나는 건 곤란합니다. 저는 이미 힘겹습니다. 울 것 같은 얼굴로 의견을 구하자 잠시 고민하고 있던 콜두라가 난처하다는 얼굴을 합니다.

“제대로 된 계책이 떠오르지 않아 죄송합니다만, 우선 충분히 가호나 축복을 얻었습니다, 고 리베스크힐페에게 감사하다는 기도를 바치는 것은 어떠실까요? 그걸로 변화가 없으면 바다의 여신 페아퓌레메아에게 기도를 바쳐 가호나 축복을 반납하는 건 어떠실까요?”
“그, 그렇게 하죠. 하나씩 시험해 보죠”

고민하여 제안해 준 콜두라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저는 우선 리베스크힐페에게 감사하는 기도를 바치기로 했습니다. 인연의 여신 리베스크힐페여, 많은 가호를 내려 주시어 감사합니다. 이제 충분합니다! 저는 충분한 선택지를 받았습니다. 이 이상은 사양합니다.

“신에게 감사를!”

감사를 올리는 도중에 올도난츠가 날아 들어 왔습니다. 하얀 새가 제 앞에 내려 왔습니다.

“한네로레님, 로제마인입니다. 이제 수석 시중인 리제레타가 머리장식을 가지고 갈 것 입니다만, 이미 기숙사 돌아가 계십니까?”

올트빈님의 구혼 탓에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만, 강의가 끝나면 머리장식을 들고 와 주겠다고 했습니다. 마석으로 돌아간 올도난츠를 보며 저는 콜두라에게 시선을 향합니다.

“저희 측근들은 먼저 다과회실에 가서 맞이할 준비를 할 테니 공주님은 다과회실로 오십시오, 라고 로제마인님에게 대답한 후에 이동해 주십시오”

콜두라는 측근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방을 나갔습니다. 저는 대답을 마치고 방에 답아 있는 측근들과 같이 다과회실로 이동했습니다.

“이것이 로제마인님께서 보낸 물건입니다. 한네로레님이 페르디난드님을 구조하는데 조력해 주신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머리장식이 든 목재 함을 콜두라에게 넘긴 리제레타의 가슴 언저리에는 약혼자가 있는 것을 나타내는 네클레스가 걸려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없었다고 생각이 들기에 최근에 정식으로 약혼한 거겠죠. 저는 콜두라와 측근들이 머리장식을 확인하는 사이에 그냥 리제레타의 가슴 부근을 장식하는 마석을 바라봅니다. 로제마인님과 에렌페스트에서 행동을 같이 해온 시중입니다. 로제마인님의 측근은 모두 약혼자도 같이 알렉산드리아로 이동한 것일까요? 영지를 옮긴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기분인 것일까요?

“한네로레님, 받으십시오”

멍하니 있던 사이에 시중들에게 물품 검사가 끝난 것 같습니다. 저는 시중들이 내민 목재 함을 뚫어져라 봤습니다. 거기에는 로제마인님의 전속장인이 보여준 견본보다 훨씬 아름다운 뤼치 꽃이 있었습니다. 몇몇 작은 꽃이 모여서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은 마치 생화같았습니다. 본래 뤼치의 색은 옅은 자주색나 하얀색이지만 이 머리장식은 귀족원에서 달 수 있도록 겨울의 귀색과 제 머리카락 색을 빛내는 것처럼 빨강색에 가까운 핑크색에서 하얀색으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다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리제레타가 콜두라와 제 시중에게 양해를 구하고 제 머리카락에 살짝 머리장식을 달았습니다. 시중들이 아하~ 하며 감탄의 한숨을 뱉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다는 걸 본 적은 있습니다만 제가 머리에 장식하는 건 처음입니다. 기뻐서 무심코 입가가 벌어졌습니다.

“콜두라, 어떤가요?”
“너무나 잘 어울리십니다, 공주님. 아인리베님에게 보내는 선물을 봤을 때에도 생각했지만 로제마인님의 전속은 매우 실력이 좋군요. 마치 진짜같습니다만 진짜 뤼치에는 없는 색으로 공주님 머리를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해줍니다.”

콜두라를 시작하여 시중들이 칭찬해 주었습니다. 콜두라와 시중들이 리제레타에게 머리를 묶는 방법에 대해서 교육받는 동안 저는 다과회실에 놓여 있는 작은 거울을 봐 보았습니다. 잘 안 보입니다만 색상이 저와 잘 어울리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이정도로 멋진 머리장식을 받아도 괜찮은 걸까요?

“리제레타, 로제마인님에게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십시요”
“알겠습니다. 내일부터 로제마인님은 문관과정으로 가실 예정이지만, 짝으로 맞춘 머리장식을 즐거워하고 계십니다.”
“저도 즐겁습니다.”

모처럼이니까, 저녁 식사 자리에 이대로 달고 가죠. 받은 머리장식이 기뻐서, 저 이때는 정말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로제마인님에게 받은 머리장식을 본 사람이 어떻게 감정을 품을 지를. 약혼후보자인 남성들의 마음에 구멍을 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정말입니다!


어떻게든 틈을 찾아서 명분이나 이유를 준비한 올트빈. 본인에게는 젊은 혈기로 인한 치명적인 실패에 지금쯤 방에서 머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로제마인은 투리가 만든 물건을 평소에 쓰고 있습니다만, 귀족원에서는 왕족이나 에렌페스트에서 커넥션이 있는 대형 영지가 에스코트할 상대가 보대는 예물이 되어가고 있는 물건입니다. 약혼후보자들에게 크리티컬 데미지, ㅋ 다음은 음악과 머리장식이 일으키는 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