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그만둡니다, 서민이 되겠습니다/82. 경청

다메즈마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2월 21일 (목) 03:37 판 (새 문서: 모스트 다크에서 돌아온 다음날 나는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왕궁에는 안가고 자체휴일을 만끽하기로 했다. 뭐든 그냥 지쳤어. "암탉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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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트 다크에서 돌아온 다음날 나는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왕궁에는 안가고 자체휴일을 만끽하기로 했다. 뭐든 그냥 지쳤어.

"암탉여관에 가서 에이다씨를 꼭 만나야겠지. 목욕하는 것도 좋겠어"

포니테일로 묶은 꼬리를 흔들며 암탉여관으로 가는 익숙한 길을 걸어간다. 어제 일찍 자고 오늘은 늦게 일어나서 신체 피로는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아침식사는 식당에서 먹을 시간을 놓쳤다. 노점에서 산 잔뜩 산 과일을 대신 집어 먹는다.

암탉여관에 들어가자 이미 아침식사가 끝나고 숙박객도 대부분이 나가서 가게 안은 뒷정리와 청소 소리만이 울렸다.

"……"

카운터 안에서 마스터나 날 아무말 없이 지그시 바라본다. 뭔가 내 얼굴에 묻었나? 평소보다 더 시선이 날카롭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에이다씨는 몇시정도에 출근해요?"

"오후근무야"

흠, 오후부터인가. 그러면 그 사이에 욕실에 갈까. 나는 "또 올께요"라고 말하고 암탉여관을 나왔다.

◇◇◇

이전에 거리를 걸어서 돌아다닐 때에 발견한 대중욕탕으로 엄청 넓은 욕조가 있어서 남녀 따로 엄청 입욕하는 것같다. 신경쓰였는데 부끄러운 마음이 훨씬 커서 욕실에 들어가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하지만 온몸을 확 풀고 싶은 지금, 간다면 지금이지!

결과, 들어 왔습니다.

따끈따끈합니다. 여러 의미로 기운이 팔팔합니다. 아직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있어~. 몸도 마음도 반짝반짝, 심기일전이란 이런 거지. 천으로 신체를 가리며 넓~은 욕조에 들어가 몇몇 여성과 같이 몸을 씻는다… 미지의 세계였습니다. 대량의 온수는 엄청 기분 좋구나. 다양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죠. 으후후 나도 아직 아이 체형입니다.

◇◇◇

다시 암탉여관으로 돌아가 점심식사를 먹는다. 생선을 튀긴 것을 빵에 낀 것과 절묘하게 새콤한 야채절임, 강남콩과 옥수수의 버터 볶음. 여전히 솜씨가 좋군요, 마스터.

아 오랫만에 맛있다고 실감할 수 있는 식사였어. 한 입 먹을 때마다 응응,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헤헤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행복을 느낀다는 건 이런 거지. 식후 홍차는 마스터가 마실 것도 같이 직접 우려서 천천히 차를 즐긴다. 느긋한 식후를 지내는 것도 오랫만이지.

맛있는 식사에 심신이 함께 가득찰 쯤에 에이다씨는 왔다.

"안녕 아샤. 어라 오늘은 왠일로 느긋하게 있네. 근데… 뭔가 내게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거지? 눈이 그렇다고 호소하고 있어. 저기 마스터 오늘은 잔업할 테니까 그만큼 지금 시간 좀 줘요"

에이다씨는 마스터의 답을 듣지도 않고 잔업을 결정사항으로 하고 평소처럼 내 옆에 의자를 끌어 앉았다.

"떠올리고 싶지 않는 과거의 자신과 닮은 듯한 상황의 사람이 눈 앞에 있어서 뭔가 해주고 싶다고 움직이는 것은 자기만족일까요?"

"흐~음, 그건 자신을 말하는 거야? 자기만족이든 뭐든 가능한 범위에서 한다면 좋지 않겠어? 음… 아샤,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