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1장: 마법사와 온천마을/06화

다메즈마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2월 3일 (일) 09:21 판 (z)


랄프는 몸을 번개같이 정돈하고 가볍게 손빗으로 머리를 정리한 후 트레이 위에 있던 동방산 차를 광장 구석에 있는 낡아빠진 휴식용 테이블로 옮겼다. 처음에는 숙사에 있는 제대로 된 가죽 소파가 있는 응접실로 안내하려 했지만 소라는 그냥 여기도 상관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랄프는 긴장하며 차가 든 캅을 테이블에 놓는다. 가능한한 좋은 음식과 예쁜 컵을 골라 온 것이지만 맘에 안드시면 어쩌지, 라고 랄프는 걱정해다.

하지만 소라는 평범하게 고맙다고 말할 뿐이었다. 랄프는 어색하게 소라의 맞은 편에 앉으며 사과했다.

"저기, 아까는 흉한 모습을 보여 드려서 죄송합니다. 기분이 상하셨나요?"
"아뇨, 안 그랬어요. 저야말로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랄프는 꽤 죄송스러워 했지만 소라는 딱히 신경쓰지 않는 것같았다. 서로 다시금 자기소개를 한 후 소라는 컵에 옅은 복숭아빛 입술을 대곤

"아……"

하고 소리를 내었다. 랄프는 움찔하며 당황하여 물었다.

"무, 뭐가 이상한가요? 입에 안맞습니까?"

소라는 천천히 맛보듯 차를 머금소 미소지었다.

"아니요, 이거 동방산 차군요. 저 좋아해요"

랄프는 그 웃음을 보고 잠시 정신이 빠졌다. 이렇게 가련한 미소를 여태껏 본 적이 있었을까. 그렇다 치고 다시금 가까이서 보니 같은 사람인 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소녀이다. 만난 적은 없지만 뛰어난 용모를 지녔다는 엘프 이상이지 않을까, 라고 랄프는 생각했다. 그리고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가 빠질 정도로 세련되었다. 이 소녀가 사용한다는 마으로 이 살짝 더러운 테이블이나 의자가 고급품으로 보이기에 신기할 따름이다. 랄프는 한 번 헛기침을 하고나서 슬금슬금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저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습니다만"

소라도 컵을 컵받침 위에 놓고 정좌하고 나서 말했다.

"예. 이전에 제 조모인 클로에가 산에서 부상을 입었을 때에 경비대가 행한 현장검증을 상세하게 듣고싶습니다"
"클로에씨의?"

랄프는 녹색 눈을 깜빡였다. 손자인 소라가 신경쓰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현장검증에 대해서 자세히 듣고 싶다는 것이라면.

"여기서만 이야기하고 싶습니만……"

소라는 그 사선에 대해서 정말로 사고인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단적으로 이야기했다.

"예에! 누군가 고의로 일으켰다는 겁니까!?"

랄프가 놀라서 큰소리가 나왔따.

"랄프씨, 목소리가 커요"

소라가 진정하라며 랄프를 나무랐다. 랄프는 '헉' 소리는 내곤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럼 놀랄 겁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합니까?"

랄프는 얌전해지고 소라에게 물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지레짐작으로 그런 생각을 꺼낼 소녀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머니에게도 말했습니다만 아직 제 추측에 지나지않습니다. 만약 이게 자연스럽게 일어난 사고라면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이 사건이 누군가가 적의를 가지고 일으킨 거라면 저는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소라가 살짝 기합이 들어간 눈동자에 랄프는 약간 압도되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물었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정보를 모으고 있다, 라는 것입니까?"

소라는 끄덕였다.

"하지만 보통 이런 일이 누군가가 일으켰다고는 생각하지 않지요?"

진지해지는 랄프. 소라는 한 번 눈을 감고서 잠시 침묵하고 나서 말했다.

"그러네요.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정보만을 받으려 하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