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1장: 마법사와 온천마을/08화

다메즈마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2월 6일 (수) 02:35 판

소라 일행은 숙사에서 닥다구리 여관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서 소라는 클로에와 다른 가족들과 만나 마리아와 아이라가 산 동방산 과자를 3시의 간식으로 먹으며 잠시 담소한다. 전처럼 마르크는 마리나에게 놀림받았지만.

밥을 다 먹은 후에는 저녁식사를 할 때까지 각자 휴식하기로 했다. 소라는 앞으로 어찌해야할지 고민했다 오랜 여행으로 다소 지쳤다. 땀도 흘렀기에 바로 온천에 들어가기로 했다.

소라는 갈아입을 옷과 정돈되어 있던 깨끗한 수건을 들고 욕탕으로 향했다. 오랫만에 들어가는 온천이다. 전생 때부터 온천을 좋아했기에 기대하고 있었다.

'다음에는 느긋하게 아무 일도 없을 때 또 오자'

여탕이라 쓰인 문 앞까지 왔다 순간 멈춰선 소라. 여자로 전생하여 십 몇년이나 아직도 주저해 버린다. 허나 여기서 고민해도 어쩔 수 없다. 가능하면 사람이 적으면 좋을텐데, 라고 소라는 생각하며 문을 지나갔다. 탈의실에 들어가자 유황냄새가 강해졌다. 선반 몇 개가 나열되고 거기에 옷을 담는 바구니가 놓여있다.

관광객인 듯한 언니 한 명이 온천에서 나온지 얼마 안된 듯 피부가 붉으스름하여 옷을 갈아입고 있어서 소라는 두근거렸지만 최대한 시야에 안 들어오도록 주의하며 지나간다.

소라는 그 언니에게서 미묘하게 떨어진 바구니 하나에 옷을 벗어 넣었다. 전생하고 나서 얼마간은 갈팡팡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여자 속옷을 잘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어쩐지 기분이 착잡하지만 이제와서 사내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 생각을 억지로 돌렸다.

소라는 전부 다 벗고 나서 타월을 들고 욕조로 걸어 간다. 그 새하얀 나체에 허리까지 닿는 하얀 머리카락하며 그야말로 순백의 소녀였다. 그 하늘빛 눈동자만이 빛을 주장하는 듯했다.

아무래도 다 갈아입은 언니가 망연자실하게 주시하고 있었기에 소라는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지만 가능한한 평정을 가장하여 발빠르게 탈의실과 욕조를 가르는 칸막이를 열고 들어갔다.

욕조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자 뭉게뭉게스럽게 안개가 열기가 덮쳐왔다.

욕탕은 바탁부터 욕조까지 세월이 옅보이는 돌로 되어있다. 제대로 다듬었기에 요청이 전혀 없다. 주위를 보자 높은 목책으로 둘러쌓여 있고 그 위로 볼츠산 윗부분이 보였다. 군데군데에 관상용 바위와 관목이 배치되었다. 넓이도 꽤나 넓어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노천온천이었다.

호슬링 온천은 대부분이 계속 물이 흘러 재사용을 안하는 호화로운 온천이다. 그 유백색 탁한 온수등, 그야말로 소라 취향이었다.

소라는 우선 욕조의 가장자리에 웅크려 앉아 나무 통에 온수를 퍼서 한번 몸을 적셨다. 은은한 흰색을 띄우는 온수가 소라의 피부를 미끄러져 간다. 온도도 살짝 뜨거워 딱 좋았다.

아~ 기분좋아, 라고 소라가 멍하니 있을 떄 어디선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가님?"
"어?"

소라가 소리를 난 곳을 바라보자 욕조 안에 있는 바위에 기댄 듯한 아이라가 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그 바위와 가득찬 김으로 지금까지 알아채지 못한 것같다.

유백색 온천수에 아이라의 갈색 피부가 비췄다. 상기된 뺨에 아이라의 젖은 붉은 머리카락이 붙어있고 탕에서 보일락 말락하는 가슴부근하며 그야말로 요염했다.

"아, 아이라도 온천에 왔구나"
"예, 아까 벌인 시함으로 살짝 땀이 나기 때문에"
"그, 그러겠지, 응"

소라는 미묘하게 시선을 돌리고 대화했다. 그리고 나서 '아~ 몸이라도 씻을까~"라고 혼잣말을 하듯 말하며 몸 방향을 틀었다. 그러자 아이라가 일어나서 말했다.

"아가님, 도와드리겠습니다"

소라는 그것을 보고 당황하며 아이라에게 등을 보이게 틀었다.

"아, 아냐, 괜찮아! 이 정도는 혼자서도 할 수 있어! 거기다 지금은 모험자로서 온 거니까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돼!!"

소라의 목소리가 욕실 안에서 크게 울렸다. 그리고 나서 욕조 좌측에 있는 세면대로 끼익끼익 로봇처럼 움직임으로, 하지만 살짝 빠르게 걸었다.

세면대 앞에 놓인 나무 의자에 앉아 소라는 후우, 숨을 쉬었다. 설마 아이라가 들어와 있을 줄은 몰랐다. 아니,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것이지만, 라면서 소라는 온천의 열기에 닿아 나온 것관 다른 이유로 나온 땀을 훔쳤다.

지금은 여자니까 딱히 어딘가가 반응이 오는 것이 아니니 번거로운 기분이라는 생각이 안드는 것도 아니나…… 묘하게 부끄럽다.

'우선, 여기 평정함을 유지하며 빠저 나가자'

라고 소라는 결의했다.

소라가 세면대로 향하자 거기에는 가운데가 파여 있는 긴 나무틀이 각 세면대 앞을 가로지르듯이 설치되어서 그 속을 온천수가 흘렀다. 굳이 욕조에 안가도 되도록 배려한 것이다. 참고로 이건 소라가 이전에 왔을 때 낸 아이디어다.

소라는 거기서 뜨듯한물을 퍼 우선 머리카락을 씻으려 하지만,

'이게 또 귀찮단 말이지'

라며 소라는 마음 속에서 한숨을 쉬었다.

소라는 전생에서 사내였을 때처럼 적당히 씻고 헹구고 싶다만 어머니부터 해서 메이드들까지 절대로 그렇게 두지 않았다.

어쨌든 번거로운 수순을 밟아야 한다. 씻기 전에 머리를 빗는 것부터 시작하여 우선 머리 구석구석까지 물로 적신다. 손톤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을 사용하여 마사지를 씻어야 한다는 뭐……

목욕을 끝낸 후에 잘 때까지 규칙이 있어서 항목으로 쓰면 가볍게 열을 넘기는 주의사항이 있다. 솔직히 진저리 날 정도다.

특히 소라는 허리까지 머리카락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번거롭다. 원래 남자였던 소라에게서 이런 것에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까워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고 빼먹으면 어머니인 마리아가 '소라야…… 손질하는 거 또 빼먹었구나?'라고 말하며 눈이 안웃는 봅시 무서운 웃음을 들이밀기 때문에 빼먹을 수 없다. 그야말로 하루라도 깜빡하면 알아차리니까 더욱 무섭다.

애초에 소라는 이렇게까지 머리카락을 기르고 싶지 않았다. 3년 전까지는 마리나와 비슷한 길이의 세미 숏컷이었지만…… 10살쯤에 무술 수행이 일단 끝났을 땨 어머니의 희망으로 머리를 기르라 들었다.

역시 허리까지 기르고 싶진 않다고 궁시렁궁시렁거렸지만 어머니는 방긋 웃으며 듣는 척도 안했다. 그 일때 소라의 편은 빵이었다.

소라는 이젠 포기한 심정으로 시간을 들여 머리를 씻었다. 다 씻은 후에는 들고 온 작은 타월로 머리카락을 감듯이 정리했다. 이걸로 일단 종료다.

소라는 '이런이런'이라고 생각하며 이번에는 몸을 씻으려 하자 욕실 문이 콰아 하고 힘차게 열렸다.

"잠깐~! 나만 빼놓고 너무해~! 온천에 간다면 간다고 한마디 정돈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