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씨 차였어? 불쌍해~"

된장국을 한 입 먹고 사유는 왠지 남일인 듯 그렇게 말했다. 아니, 실제로 남일이지만. 얼릉 쫒아낼 요량이지만 어째선지 어제 일을 미주알고주알 묻고 나도 어째선지 솔직하게 말해버렸다.

"절대로 불쌍하다고 생각안하는 거지"
"생각해! 차이면 힘들지~ 차인 적 없지만"
"그러냐……"

종잡을 수 없는 대화를 하며 나는 사유가 만든 된장국을 마신다. 인스턴트가 아닌 된장국은 오랫만에 먹는 기분이 드는데 이상하게 맛있게 느껴진다. 딱 정당하게 짭짤하기도 하고 '누군가가 만들어준'이라는 사실이 어째선지 가슴에 와닿는다.

아~ 고토우씨가 만든 된장국이 먹고 싶었어.

"된장국 맛있어?" 된장국에 마음을 팔리고 있을 때 사유가 입을 열었다.

"어, 어~ 뭐"
"뭐야"
"맛있어. 그럭저럭"
"그럭저럭이라~"

사유는 큭큭 웃고 장난기 가극한 눈빛을 향한다.

"그~ 고토우씨? 가 만든 된장국을 먹고 싶어~ 같은 생각한 거지?"
"그런 생각 안했어"

마음이 들통난 건 같아서 조금 기분이 나빠진다. 사유에게서 슥 눈을 피하자 그녀는 다시 우습다는 듯 웃었다.

"정곡이었어? 정말 알기 쉽네"
"정말 성가신 JK네"

내가 대놓고 얼굴을 찌푸리자 사유는 그것조차도 재미있다고 말하듯이 큭큭 어깨가 흔들렸다.


수염을 깎다. 그리고 여고생을 줍다 분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