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화 아씨와 아뮐리아 학원 전편

그로부터 약 5개월 후.
아씨와 나는 드디어, 아뮐리아 학원에 입학하는 날을 맞이한다.
그것은 기숙사 생활의 시작... 내가 아씨를 모실 시간이 줄어든다는 말!
큭, 으 괴로워!
하지만 이것도 아씨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모시기 위해서지...!
아씨를 파멸엔딩에서 구하기 위해서야!
이 시련, 꼭 이겨내고야 말겠어!

"누님을 부탁해, 뷔니. 나는 내년에 입학하니까... 그때까지 녀석을...!"
"맡겨주세요 켈리님. 반드시 녀석의 기다란 코를 때려 꺾어 숨통을 끊어놓겠습니다."
"그만두렴."

숨통을 끊는 건 농담이지만, 반만.
하지만, 이것은 아씨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아가씨를 파멸 엔드에서 구하기 위한 구제 활동의 일환입니다.

"정말이지... 마샤, 짐은 잘 챙겼니?"
"예! 아씨! 완벽해요!"
"예? 왜 마샤?"

미리 탑승하여 아뮐리아 학원이 있는 센트럴의 수도 "웬델"로 향하기 직전, 집보기일 터인 마샤에게 아씨가 묻는다.
의아한 듯이 보는 나에게, 마샤는 가슴을 펴고 덤벙거리며 내뱉는다.

"내가 그 아씨를 시중드는 역할로 아뮬리아 학원을 따라가게 됐어!" "뭐어!? 너가..?︎ 아씨,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주세요! 화초의 일이라면 몰라도, 아씨를 시중드는 것은 마샤에게는 무리입니다!"
"그, 그렇지 않아! 나도 성장하고 있어."
"괜찮아. 내 일이라면 스스로 할 거야."
"시중의 의미를 아시는 지요?"
"윽 잠ㄲ!?︎"

그럼 마샤를 데리고 가는 의미가?
그것보다, 마샤가 신세지게 할 생각이라면 제게 시키세요!

"그리 말하지 마렴. 어머님이 그러셨어."
"아뮐리아 학원은 귀족들의 사교장 중 하나일 뿐이야. 분명히 다양한 것을 배우는 장소이긴 하지만. 나 때는 공작가 아씨가 50명이나 하인이나 메이드를 데리고 와서 자랑했지. 한 명도 메이드를 안 데려가는 것은 얕보일 수 있어."
"그, 그렇군요..."

나는 '기억을 자닌 자'의 일개 시민.
오히려 사용인 측의 예외.
아씨는 마샤라도 안 데려가면 주위에서 얕잡혀 버리는 것인가.
그건……

"...그렇다면 아무것도 마샤가 아니라도 괜찮지 않을까요...? 부메이드장이라든가...."
"내가 마샤를 권유했단다. 마샤의 외모는 눈에 띄잖니? 로나와 함께 있으면 그것은 이미 빛날 정도지!"

...그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아가씨는 물론 마샤도 미연시의 히로인을 닮은 미소녀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면 화려하다.

"흥! 10명이나 20명씩이나 데리고 다니는 것보다 로나와 마샤 둘인 편이 훨씬 더 품위있고 고상해! 호호호!"
"어머님..."
"아하하..."

딸과 아들이 어이없다는 듯 껄껄 웃는다.
마님치고는 드문데... 무슨 말을 하는 지는 알겠다.

"그렇죠... 뭐, 겉만 봐서는요."
"오빠 너무해!"

"마루용 걸레와 탁자용 냅킨를 헷갈리고, 창문을 사포로 닦아서 손은 피범벅, 유리는 상처투성이가 되어 교환하고, 말똥으로 미끄러져 모은 말똥에 안면을 박아 넣어 축사 청소를 다시 하게 하고, 식기용 세제로 제 속옷을 씻은 사람은 어디의 누구더라?"
"…………"

이것은 극히 일부지만

"저, 정말 마샤 괜찮은 거야? 어머님, 누님"
"머, 뭐어, 최악의 경우 빈센트가 좀 해주렴."

"저는 남자 기숙사이기에 여자 기숙사 쪽으로 뒷처리하러 달려가기는 좀 어렵겠지만 가능한 한 일은 하고 싶어요."

"으......"

"걱정 안 해도 여자 기숙사에서는 아무 것도 안 해도 돼요. 제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걸요"

"아씨 그건 마샤의 존재 이유를 너무 희미하게 만들었어요."





어쨌든, 이 마을에서 마차로 2시간 정도.

센트럴의 수도인, 왕도 '웬델'.

일단 리스 백작저도 센트럴에 있지만, 나라의 중심이 되면 역시 멀다.

마을의 중심에는 거대한 성.

저게 왕성 '프린시펄'.

그 성 아래에, 아뮐리아 학원이 존재한다.

광대한 땅에 기숙사와 사용인 숙소, 교사, 전문적인 시설이 다수.

전투훈련 등도 할 수 있는 설비도 갖추고 있다.

...아씨 곁으로 달려갈 때 곤란하지 않도록, 시설 내의 정보는 염두에 두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보면 헷갈리지 않을까 불안하네.


"입학식은 모레지. 내일까지 짐을 풀어 놓자구나."

"예! 아씨!"

"크크, 나도 아씨의 짐을 풀고 싶어!"

"네는 자신의 짐을 풀렴...그보다, 남자 기숙사에는 레오하르님도 계실 것이란다. 오시면 인사라도 해두렴."

"그야 물론입니다만..."


그, 그렇구나.. 레오하르나 라이너스 따위의 다른 공략캐릭터도 있는 것인가.

게다가 평범하게 한지붕 아래.

이것은 아씨를 파멸 엔딩로부터 구제하기 위해 놈들을 조사할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메인 공략 캐릭터... 이 경우는 레오하르 님과 에딘.

1회째나 2회 클리어 후, 공략 캐릭터에 추가되는 녀석들은 히든 캐릭터 포함 6명.

재상의 아들 스티븐과 은신 캐릭터 교사 외는 동서남북 공작가 자제.

아씨의 엔딩과 관계없는 녀석들이라 생각하고 넘겼지만, 레오할 님이 아씨의 약혼에 물은 것을 생각하면...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반대로 어쩌면 아씨의 파멸 엔드 회피에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아, 근데 분명히 레오하르, 에딘, 라이너스, 스티븐은 선배.

교사는 논외로, 다른 공작가 자제들과 켈리는 히로인과 동급생이나 후배로 등장하니까...이 학원에는 안 입학했나.


"어~ 그리고 에딘 님이라던가"

"그렇게 덧붙일 정도로 잊고 있었나요."

"...한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걸"


...아가씨의 파멸을 관장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에딘을, 아가씨 본인은 그렇게나 잊고 있는지.

저, 정말 에딘의 루트로 자살하는 걸까?

아니 아니, 게임 무대는 2년 뒤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학원 러브 로망스적인...


그런 건 절대 용서 못해 에딘 딜리에어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아가씨에게 손가락 하나 못 댈 것이야.

죽여버린다!!︎!!︎


정신을 차리고...


남자 기숙사도 4층 건물로 개크다.

욕실은 각 방마다 있다.

1층에는 식당, 공유 공간, 다트와 당구대가 놓인 공간도 있다.

나으리께 상대를 부탁하셔서 방법은 알지만, 나는 안 이용하겠지...

왕족, 공작가는 4층.

후작, 백작가는 3층.

남작, 자작은 2층, 이며 실로 알기 쉽게 분별되어 있다.

아, 나는 그 외이기에 1층에 있는 방이다.

드물게 평민에게도 '기억을 가진 자'가 나타나니까, 그것을 위한 방이 있다고 한다.

남자 기숙사 옆에는 귀족들이 데려오는 하인 숙소.

하인 숙소는 여자 기숙사와도 연결되어 있으니까, 아씨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하인 숙소를 지나가도록 하자.


"음, 내 방은... 1층 남쪽..."


관리실에서 수속하며 키를 건네받는다.

나 같은 평민의 "기억을 가진 자"는 드물기 때문에, 관리인씨에게는 "힘내"라고 꽤 진정으로 응원받았다.

...나으리나 사모님, 아씨... 와, 켈리도... 귀족답지 않은 분들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나는 좋은 직장을 다니는 복을 받았고 일반적인 귀족이라는 것을 잘 모르리라.

뭐, 어떤 녀석이든 여기서는 1학년.

싸움을 건다면 에딘처럼 때려눕힐 테지만.(에딘은 때려눕힌다는 전제이다.)